• [시사프리즘] 숙의민주주의 가능성 제시한 월평공원 공론화위원회
    [시사프리즘] 숙의민주주의 가능성 제시한 월평공원 공론화위원회
    • 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 승인 2018.12.31 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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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굿모닝충청 이기동 대전충남민언련 사무국장] 허태정 시정 출범 후 숙의민주주의 첫 시험대로 평가 받았던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공론화위원회가 21일 마무리 됐다. 7월 27일 공론화위원회 출범 이후 5개월 만에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추진 중단 권고 결정을 내렸다. 이번 공론화위원회의 사업 중단 권고 결정은 159명의 시민숙의단 중 60.4%가 반대의견을 낸 것으로 나타났다. 허태정 시장은 공론화위원회의 권고를 받아들이겠다는 뜻을 밝혀 그 동안 개발과 보전을 두고 갈등을 빚은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은 사실상 중단될 것으로 전망된다.

    사실 월평공원 공론화위원회가 순탄한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대전의 대표적인 갈등 현안으로 허태정 시장은 지난 6.13 지방선거 당시 공론화 방식의 문제 해결을 선거공약으로 내건 바 있다. 그리고 시장 당선 후 한 달 만에 공론화위원회를 출범시키는 등 의지를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의욕적인 출발과는 달리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공론화위원회는 출범과 함께 개발 반대운동을 벌여온 지역주민 및 시민사회의 거센 반발에 직면하기도 했다. 이미 지역 주민대책위, 시민단체와 함께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문제 해결을 위한 민관협의기구를 구성해 논의가 진행 중인 상황에서 공론화위원회의 출범을 사전 협의 없이 강행하면서 공론화 당사자들의 저항에 좌초위기를 맞기도 했다. 공론화위원회 출범 이후에도 논란은 끊이지 않았다. 공론화 과정이 무산될 위기에 처하기도 했다. 시민숙의단 모집 과정을 합의 없이 일방적으로 추진하면서 공론화위원회의 신뢰에 큰 상처를 입기도 했다. 곧 깨질 것 같았던 공론화위원회는 우여곡절 끝에 시민숙의단 추가 모집 및 숙의 과정을 다시 밟기로 하면서 최종 결과 도출까지 이어졌다.

    문제의 본질은 월평공원 민간특례사업 논란뿐만 아니라 문제 해결을 위해 출범 한 공론화위원회 과정의 갈등까지 결코 원만한 공론화 과정이 진행될 것 같지 않던 일이 어떻게 과정을 마무리 할 수 있었을까?

    그 해법은 그리 어렵지 않았다. 우선 과정에서 빚어진 잘못된 절차와 과정에 대해 잘못을 시인하고 적극적인 문제 해결에 나선 대전시의 전향적인 자세가 한 몫 했다. 뒤늦게나마 첨예하게 대립한 사안의 양쪽에 위치한 당사자들을 대화와 협의의 상대로 인정하고 잘못된 절차를 바로잡고 당사자 간 협의를 통해 공론화 절차를 진행했다. 이해당사자들이 조건 없이 결과에 승복할 수 있었던 배경이다.

    지역 주민대책위 및 시민대책위 역시 거듭된 문제에도 불구하고 공론화 과정을 무산시키기 보다는 내부 조율과 설득을 통해 숙의 과정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도록 한 것 역시 공론화위원회가 정상적으로 마무리 될 수 있는 동력이 됐다.

    월평공원 공론화위원회는 지역에서는 처음으로 시도된 숙의민주주의 과정이라는 점에서 출범 초기부터 주목 받았지만 많은 우려의 시선이 존재했다. 결과론적으로 월평공원 공론화위원회는 첨예한 갈등 사안을 시민들의 숙의 과정을 통해 대안을 찾아냈다는 점에서 시정운영의 전환점을 마련했다. 특히 그 과정이 절차적 민주주의뿐만 아니라 숙의민주주의 가능성을 확인 시켜줬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줘도 좋을 것 같다.

    우리는 그 동안 지역의 수많은 갈등 현안을 풀어가기 위해 유독 많은 사회적 비용을 감수해야만 했다. 공론화위원회 방식의 문제 해결이 능사는 아니다. 정책결정 과정에서 갈등이 불거지기 전 거버넌스(민관협치)를 통해 시간이 걸리더라도 갈등요인을 사전에 없애는 것이 더 효과적일 수 있다. 하지만 이번 과정을 통해 사회적 갈등을 해결 할 하나의 대안을 확인 했다는 점에서 대전사회가 숙의민주주의로 한 걸음 내 딛게 됐다는 점은 고무적이다.

    ※이 기사는 지역신문발전 기금의 지원을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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