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8단체들이 얻을 것 다 얻었다? 이·전 부부가 알아야 할 사실들
5.18단체들이 얻을 것 다 얻었다? 이·전 부부가 알아야 할 사실들
뉴스분석] 박근혜 전 대통령과 판박이인 이순자 인터뷰
  • 지유석
  • 승인 2019.01.02 17:17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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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전두환 씨의 부인 이순자 씨가 보수성향 매체 <뉴스타운>와 가진 인터뷰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특히 "(대한민국) 민주주의의 아버지는 우리 남편"이라는 말이 여론의 공분을 사고 있는 모양새다. 

그런데 이 씨의 인터뷰는 여러모로 2017년 1월 박근혜 전 대통령의 인터뷰와 닮은꼴이다. 박 전 대통령은 정규재 당시 <한국경제> 주필과 인터뷰를 가졌다. 문제는 시점이었다.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1월 보수 논객 정규재 주필과 인터뷰를 통해 최순실 국정농단 혐의들을 전면 부인했다. Ⓒ 정규재TV 화면 갈무리
박근혜 전 대통령은 2017년 1월 보수 논객 정규재 주필과 인터뷰를 통해 최순실 국정농단 혐의들을 전면 부인했다. Ⓒ 정규재TV 화면 갈무리

당시 박 전 대통령은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로 대통령 직무가 정지돼 헌법재판소의 최종 판단을 기다리고 있는 처지였다. 동시에 박 전 대통령 탄핵의 도화선이었던 최순실 국정농단 수사가 진행 중인 시점이기도 했다. 박 전 대통령은 탄핵 소추에 앞서 세 번의 대국민 담화 이후 언론접촉은 피해왔다. 그러다 돌연 정규재 주필과 인터뷰를 갖고 최순실 국정농단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밝힌 것이다. 

이번 이순자 씨 인터뷰도 '의도'를 의심케 한다. 전두환 씨는 7일 재판을 앞두고 있다. 전 씨가 회고록에서 5.18광주민주화운동 당시 헬기 사격이 있었다고 증언한 고 조비오 신부를 '가면을 쓴 사탄'이라고 매도해 사자 명예훼손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것이다. 재판이 열리는 장소는 공교롭게도 광주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여론의 관심은 전씨의 재판 출석 여부에 쏠렸다. 

전씨 측은 서류 검토·알츠하이머 진단 등의 이유를 대며 관할 이전을 요구했지만, 법원은 그의 요청을 기각했다. 만약 전 씨가 출두하지 않으면, 법원은 구인장을 발부해 강제구인할 수도 있다. 전 씨로서는 난감한 처지다. 결국 부인 이순자 씨가 전 씨를 대신해 여론몰이에 나선 셈이다. 

진행자의 성향, 그리고 인터뷰 내용도 판박이다. 박 전 대통령과 인터뷰를 가진 정규재 주필(당시), 이번에 이순자씨와의 인터뷰를 진행한 조우석 평론가 모두 언론인으로서는 중량감이 떨어지는데다, 극우에 가까운 성향으로 정평이 난 인물들이다. 더구나 두 사람은 상대를 불편하게 만들기보다 흡사 인터뷰 상대와 거의 한 마음인 것처럼 질문을 주고 받는다. 조우석 평론가는 질문을 던지면서 '쟤네들', '386애들' 하는 식의 비하발언도 거침없이 쏟아냈다. 

혐의에 음모론으로 맞선 박근혜·이순자

무엇보다 문제가 되는 건 인터뷰 내용이다. 박 전 대통령은 인터뷰를 통해 자신을 향해 제기된 모든 혐의점들을 부인했다. 다시 당시 상황으로 돌아가 보자. 최순실 국정농단 사건이 불거지자 먼저 검찰이 수사에 나섰다. 이후 박영수 특별검사팀이 출범했다. 

검찰-특검 수사를 통해 드러나는 증거는 박 전 대통령을 향하고 있었다. 그러나 박 전 대통령은 이 같은 혐의를 인정하지 않았다. 오히려 "진행 과정을 좀 추적을 해보고 이렇게 보면 뭔가 오래전부터 기획된 것이 아닌가 하는 그런 느낌을 지울 수가 없다"며 음모론까지 제기했다.

이 씨도 마찬가지로 음모론을 꺼내 들었다. 아래 인용할 이 씨의 말은 앞서 언급한 박 전 대통령과 차이가 없다. 

"재판관한테 편지(불출석사유서)도 썼는데 재판장도 어떤 압력을 받고 있으니까 상황이 이렇게 되는거 아닌가 개인적으로 생각을 해본다."

"결론을 내려놓고 하는 재판이 아닐까 싶다."

박 전 대통령의 경우 헌법재판소의 탄핵 인용으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고 물러났다. 박 전 대통령은 퇴임 이후 구속 수감돼 법원으로부터 실형을 선고 받았다. 박 전 대통령의 항변이 무색해 지는 대목이다. 

이순자 씨의 인터뷰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이 씨의 인터뷰는 박근혜 전 대통령 인터뷰와 여러모로 닮은 꼴이다. Ⓒ 뉴스타운TV 화면 갈무리
이순자 씨의 인터뷰가 논란을 일으키고 있다. 이번 이 씨의 인터뷰는 박근혜 전 대통령 인터뷰와 여러모로 닮은 꼴이다. Ⓒ 뉴스타운TV 화면 갈무리

전 씨의 경우는 어떨까? 이씨는 "사람들이 이 책(전두환 회고록 - 기자주)을 읽어볼 수 있는 기회마저, 우리 쪽 이야기를 들어볼 수 있는 기회마저 완전히 차단당하고 있는 사실이 더 가슴 아프다"며 "민주화를 표방하는 5·18 단체들은 자신들과 다른 입장, 다른 생각을 용납하지 못하겠다고 주장하는 한 스스로 민주화의 정신을 훼손하게 된다는 점을 좀 인식했으면 한다"는 바람을 남겼다. 

그러나 무엇보다 전 씨의 회고록은 사실과 거리가 멀다. 이미 지난 해 9월 광주지법은 전 씨의 회고록에 대해 “역사에 대해 각자가 다른 견해를 밝힐 수 있지만 객관적인 자료로 이를 증명해야 한다”며 “전 전 대통령은 계엄군 당사자들의 변명적 주장이나 일부 세력들의 근거 없는 주장에만 기초해 사실과 다른 서술을 하면서 5월 관계자들의 명예를 훼손했다”고 적시했다. 이에 법원은 전 씨 회고록의 출판·배포를 금지했다. 이 씨가 인터뷰에서 주장한 내용들 중에도 사실과 다른 점들이 존재한다. 

이 씨의 주장이 사실에 부합하는지 여부, 그리고 전 씨의 사자 명예훼손 성립 여부는 재판부가 가려줄 것으로 본다. 

다만 이 씨에게 공개적으로 질문을 던지고 싶다. 이 씨는 인터뷰에서 5.18관련 단체들을 겨냥해 "이미 얻을 거 다 얻었는데, 그렇게 해서 얻을 게 뭐가 더 있겠나"고 물었다. 이 씨에게 반문하고 싶다. 5.18광주민주화운동 희생자들이 과연 무엇을 '다' 얻어갔을까? 

5.18민주화 운동과 관련, 부당한 공권력 행사에 의한 사망·상해·실종·암매장 등은 여전히 의문으로 남아 있다. 시민들을 향한 군의 최초 발포와 발포 명령자도 여전히 오리무중이다. 또 지난 해 2월 '5.18 민주화운동 진상규명 특별법'이 통과돼 진상조사위가 꾸려져야 하지만, 자유한국당이 위원추천을 미루면서 이마저도 지지부진한 상황이다. 진실규명이 지지부진한 와중에 희생자들은 여전히 그날의 아픔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전두환·이순자 씨 부부가 반드시 알아야 할 사실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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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보예수 2019-01-02 22:40:10
전두환 일당. 사면해서는 안될 사람들에게 너무나 관대했습니다. 우리 후대에게 나쁜 선례가 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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