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야당의 잇단 엇박자 행보, 무슨 정치적 이익 노리나? 
제1야당의 잇단 엇박자 행보, 무슨 정치적 이익 노리나? 
뉴스분석] ‘헛발질’ 비판에도 정치공세에만 집착하는 자유한국당 지도부
  • 지유석
  • 승인 2019.01.03 11: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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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 정부여당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진실은 하나둘 그 껍질을 벗기 시작했다. 한국당을 비롯한 야당 위원들의 새해 새벽까지 이어진 집요한 공세로 공익제보자의 폭로가 대부분 사실로 드러난 것이다."

조국 민정수석,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출석한 가운데 열린 국회운영위가 끝난 뒤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가 1일 오후 자신의 페이스북에 올린 글이다. 

강효상 원내부대표도 거들고 나섰다. 강 부대표는 "한국당 의원들이 제시한 명백한 증거와 정황이 차고 넘쳤는데도, (조국 민정수석와 임종석 비서실장은) 처벌이 담보되지 않는다는 이유로 줄곧 모르쇠 부인과 거짓말로 일관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언론을 겨냥해 "대표적으로 한겨레나 JTBC 보도를 보면, 여권에 일방적으로 유리한 내용이었고, 최소한의 출처도 밝히지 않고 한국당에 대한 폄하로 일관했다"라면서 "이런 편파 보도는 공정 보도해야 할 언론이 공기의 길을 포기한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 같은 발언에 비추어 볼 때, 한국당 지도부는 운영위 회의에서 '나름의' 성과를 얻었다고 보는 것 같다. 나 원내대표는 한 걸음 더 나아가 국정조사·청문회·특검까지 요구했다. 

그러나 당밖의 시선은 싸늘하기 그지없다. <조선일보> 보도를 보자. 김동하 정치부 기자는 2일자에 '15시간 변죽만 울린 야당'이라는 제하의 칼럼을 실었다. 김 기자는 이 칼럼에서 이렇게 적었다. 

"지난달 31일 청와대 특별감찰반의 민간 사찰 및 공공 기관 '블랙리스트' 의혹에 대한 국회 운영위원회는 14시간 46분간 이어졌다. 자정이 지나며 해를 넘기게 되자 자유한국당은 회의 차수를 변경해가며 조국 청와대 수석에 대한 공세를 벌였다. 하지만 새로운 사실은 아무것도 밝혀내지 못했다. 회의 시작 전만 해도 한국당은 운영위원을 특감반 의혹 특위 소속 의원들로 전면 교체하며 의욕을 보였다. 하지만 실전에 들어가자 김빠지는 질문이 이어졌다. 일부 의원은 목소리를 높이더니 삿대질을 했다. 무리한 질의도 잇따랐다."

김 기자는 "전대협, 참여연대로 구성된 시대착오적 좌파정권"이라고 한 전희경 의원의 문제제기에 대해선 "본질과 상관없는 색깔론"이라고 지적하기도 했다. 

한편 <세계일보>는 한국당이 조국 민정수석을 '대선주자급'으로 키워줬다고 꼬집었다. 이 신문은 1일자에서 이렇게 적었다.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이 31일 ‘조국 청문회’로 불렸던 국회 운영위원회를 무사히, 그것도 성공적으로 넘어서 일약 차기 대권 후보 중 한 명으로까지 떠오른 게 아니냐는 분석조차 나온다. 그의 앞길에 장미꽃을 뿌린 일등 공신은 다름 아닌 자유한국당. 한국당은 이날 조국을 상대로 한 질의에서 결정적 한방을 터뜨리지 못한 반면 조국 수석은 차분하게 때로는 단호하게 논리적으로 맞서 '심판전원일치 판정승'을 거뒀다는 평가를 이끌어 냈다. 인물이 넘쳐나 고민이던 여권은 손님 실수로 조국 수석까지 차기주자군에 편입되자 표정관리에 한창이다. 반면 한국당은 자충수를 두고 말았다는 비판에 직면, 황금돼지해를 우울하게 맞고 있다."

<조선일보>는 김태우 수사관의 폭로를 처음 보도한 신문이고, <세계일보>는 보수 야당에 우호적인 논조였음을 감안해 볼 때, 두 신문의 지적은 한국당으로서는 뼈아플 수밖에 없다. 

언론·정치권마저 한국당과 ‘선긋기’

지난 12월 31일 열린 국회 운영위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에 거침 없이 날을 세웠다. 그러나 한국당은 준비부족을 드러냈고, 그럼에도 한국당 지도부는 정치공세로 일관하고 있다. Ⓒ JTBC
지난 12월 31일 열린 국회 운영위에서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에 거침 없이 날을 세웠다. 그러나 한국당은 준비부족을 드러냈고, 그럼에도 한국당 지도부는 정치공세로 일관하고 있다. Ⓒ JTBC

정치권 역시 싸늘하기는 마찬가지다. '정치9단' 박지원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사또 지나 간 다음에 나팔분다'라는 말이 문득 생각난다"고 꼬집었다. 또 다른 보수 야당인 바른미래당은 한국당의 국정조사 요구에 거리를 두는 모양새다. 김관영 원내대표는 2일 "지금 상황에서 국정조사를 한들 추가적인 것이 나오기는 어렵고, 검찰 수사상황을 지켜보면서 판단하겠다"고 말했다. 

국회 운영위를 바라보는 한국당 지도부와 외부 시선과의 온도차를 어떻게 바라봐야 할까? 한국당의 ‘마이웨이’는 새삼스럽지만은 않다. 한국당은 사립유치원의 회계 투명성을 강화하는 ‘박용진 3법’, 위험의 외주화를 방지하는 ‘김용균법’ 등 쟁점현안에 대해 여론에 역행하는 행보를 보였다. 운영위에 대한 지도부의 시각 역시 이 같은 행보의 연장선상에 있다는 판단이다. 

이렇게 해서 한국당이 얻는 정치적 이익은 무엇일까? 제1야당의 연이은 엇박자 행보가 불안하게만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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