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다"는 노동자 외침, 황창규 회장은 듣고 있는가?
    "열심히 일한 죄 밖에 없다"는 노동자 외침, 황창규 회장은 듣고 있는가?
    리뷰] KT '통신대란' 배후 파헤친 MBC 'PD수첩 - 통신부도의 날'편
    • 지유석
    • 승인 2019.01.09 15:53
    • 댓글 3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MBC 시사 고발 프로그램 'PD수첩'은 8일 지난 해 11월 발생한 아현 KT 지사 화재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 MBC
    MBC 시사 고발 프로그램 'PD수첩'은 8일 지난 해 11월 발생한 아현 KT 지사 화재사건을 집중 조명했다. Ⓒ MBC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예전 같으면 정기적으로 청소하고 다 점검하고 했습니다. 그런데 그럴 인원조차 없어요. 사람이 없고 그런 걸 하려면 위에서 예산을 내려줘야 하는데 그런 걸 안하죠.” 

    KT 통신케이블관리 직원 이해관 씨가 MBC <PD수첩> 제작진에게 한 말이다. MBC 시사 고발 프로그램 <PD수첩>은 8일 '통신부도의 날'편을 통해 2018년 11월 24일 KT 아현지사 화재 사건의 이면을 파헤쳤다. 

    KT의 통신망 관리 실태는 말 그대로 엉망이었다. 통신 멘홀은 오물과 악취로 가득했다. 오물 속 부유물들은 작업자들의 안전마저 위협하고 있었다. 

    더욱 놀라운 건 KT가 시설 투자를 전혀 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KT 협력업체 노동자의 증언은 귀를 의심하게 만든다. 

    "KT에서는 이 시설 투자는 전혀 안 해요. 관리자들은 선로 쪽에는 전혀 신경 안쓰고 핸드폰만 많이 팔연 진급되고 좋은 데 가고, 전국적으로 이런 현상이 된다고 그러면 그때는 아현동 화재는 빙산의 일각이라고 봐요."

    KT는 시설은 물론 노동자에게도 인색했다. 2014년 1월 취임한 황창규 회장은 명예퇴직을 명분으로 구조조정에 나섰다. 대상인원은 8,304명에 달했다. 

    이 지점에서 의문이 생긴다. 8,000명이 넘은 인원 감축은 충분히 사회적인 이슈를 만들어 낼 좋은 소재다. 분명 불상사도 없지 않았을 것이다. 

    실제 구조조정 와중에 50명이 자살·심장마비 등으로 목숨을 잃었다고 제작진은 전했다. 극단적 선택 가능성을 먼저 간파한 쪽은 사측이었다. 

    구조조정이 진행되는 동안 직원들의 투신을 막기 위해 각 지사의 옥상을 폐쇄했으니 말이다. 그러나 웬일인지 쌍용자동차의 경우처럼 노사 대립은 없었다. 언론도 크게 주목하지 않았다. 

    <PD수첩>은 이 대목에 대해 명쾌한 설명을 내놓지는 않는다. 다만, 대법원 판례를 인용해 KT노조와 회사와의 밀실협약이 원인임을 간접적으로 제시한다. 

    그러나 여전히 뒷맛이 개운치는 않다. 추가 취재를 통해 진상을 더 자세히 알렸으면 하는 바람이다. 

    노동자들이 강제로 퇴직을 강요당하는 사이 황창규 회장의 연봉은 치솟았다. 취임 첫해 5억 700만원이던 그의 연봉은 2015년 12억 2900만원, 2016년 24억 3600만원으로 뛰었다. 그런데 황 회장의 연봉은 노동자들을 희생시킨 대가다. KT 현직 임원의 말을 들어보자. 

    "영업이익이나 이런 것들 보면 8,000명 구조조정 한 그런 상황을 엔조이 한 거지, 그 다음에 원가절감을 통한 그런 것들이지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가지고 그 다음에 미래를 위한 수익을 낸 건 없죠."

    황 회장은 통신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라는 게 KT 직원들의 공통적인 주장이다. 황 회장이 KT 회장으로 취임한 과정에서는 국정농단의 주역 최순실의 그림자마저 아른거린다. 

    그런 인사가 KT에 와서 직원들을 해고하고, 시설 유지 관리는 안중에도 없이 수익 창출에만 골몰하는 건 당연한 귀결이다. 결국 아현동 KT 지사 화재와 뒤이은 통신대란은 예고된 수순이었던 셈이다.

    노동자마저 위협하는 KT 부실경영

    그런데 화재가 끝이 아니다. KT의 부실경영은 노동자들의 삶을 무너뜨렸다. KT 노동자 안성용 씨는 5년 전 녹슨 통신주에 올라가 작업하다 통신주가 부러지는 사고를 당했다. 

    이 사고로 안 씨는 뇌 한 가운데 있는 숨골을 다쳐 지금까지 병원에서 치료를 받는 중이다. 또 정건우 씨(가명)는 지난 해 5월 서울의 한 전통시장에서 작업 중 추락사로 숨졌다. 전화 고장 신고를 받고 단자함을 찾으려다 사고를 당한 것이다. 

    KT 서비스 직원 김신재 씨는 KT의 투자소홀이 참변을 불렀다며 탄식했다. 김 씨는 단자함을 가르키며 이렇게 말한다.

    "지금 눈에 띄어서 제가 말씀드리는 거예요. 저도 못 찾은 거예요. 이거 누구나 보겠어요. 이거? 이런 걸 누구나 볼 수 있게 화재 그거 하나는 것과 똑같아요. 통신단자함도 그렇게 만들면 돼요. 

    KT가 예산을 쓰고 투자를 해서 이런 구형 건물도 바꿔주면 돼요. 그런데 돈 때문에 안 하잖아요. 직원들은 죽고 있는데 얼마나 더 죽어야지 이거, 해줄 건지 모르겠어요."

    고 정 씨의 죽음은 태안서부발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의 죽음과 별반 다르지 않다. KT가 이대로 운영될 경우 또 다른 죽음을 부를 수도 있다는 의미다. 

    KT 아현지사 화재는 통신대란을 불러왔다. PD수첩 제작진은 이 사태를 '통신 부도의 날'로 규정했다. 실로 끔찍한 일이 아닐 수 없었다. 

    그러나 사고의 배후 원인, 그러니까 KT의 투자소홀과 방만 경영은 더 끔찍하다. 그럼에도 황 회장은 묵묵부답이다. KT 사측은 <PD수첩>에 " 124명의 사망자 중 3명은 황창규 회장 취임 전 퇴직자이며 산업재해로 인정된 경우는 4명뿐이다. 나머지 117명의 죽음은 개인사유이거나 KT그룹과 무관하다"는 입장만 전했다. 

    KT 서비스 직원 김신재 씨는 KT가 정신 차려야 한다고 외친다. 하루하루 말 그대로 목숨 걸고 일하는 직원들의 외침에 황창규 회장 이하 KT 경영진들은 반드시 귀 기울여야 할 것이다. 

    "이번 기회에 KT가 좀 똑바로 정신 좀 차렸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꼭 황창규 회장님한테 말씀드리고 싶은 게 우리는 열심히 일을 한 죄, 열심히 일한 죄밖에 없습니다. 

    나머지 시설들에 정비 좀 부탁드리겠습니다. 회장님."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3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신기록수립하자 2019-01-09 19:44:06
    윗분들은 아랫사람들 먼일 어떻게 돌아가는지 알지도 못합니다.
    더 윗사람한테 잘보일려고 손만비빌뿐
    중간 관리자들도 윗선에 성과만으로 진급및 갈굼 안당하려고 실적만 챙길뿐
    현장은 죽던지 말던지 회사 자체에 시스템이 오로지 지표안에서 순위싸움뿐인지라
    누군가 큰사고가나면 그제서 안전모 썼네 안썻네
    초딩같은 사고방식으로 책임만 운운할뿐..
    52시간줄고나서 인원은

    이배현 2019-01-09 18:09:06
    사람생김세보고 인성이 갈린다더니 참...

    ㅡㅡㅡ 2019-01-09 18:03:31
    한탄스럽다. 공기업이 이런데 국회나 정부, 대통령은 지금 무엇에 관심이 있는건가 이나라가 무섭다.
    국민들이 다함께 촛불을 들지 않는다면 즉 국민이 바꾸지 않는다면 누가 이사태를 멈추고 바꿀까?
    기업은 악마고 정부는 악마에 하수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