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식당 앞에서 담배 피우지 마세요 ㅠㅠ”… 업주들의 ‘속앓이’
    “식당 앞에서 담배 피우지 마세요 ㅠㅠ”… 업주들의 ‘속앓이’
    길거리 흡연 만연, 보행자 민원·청소 등 고충 심화
    지역 보건소 “금연 구역 아닌 곳, 단속 근거 없어”
    • 최수지 기자
    • 승인 2019.01.10 14:5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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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지난 9일 대전 서구의 한 식당 앞 가로수에는 담배꽁초가 수북히 쌓여 있었다. 

    [굿모닝충청 최수지 기자] “식당 앞에서 흡연하지 마세요. 제발요…”

    지난 9일 대전 서구의 한 식당 주인 김 모(48)씨는 ‘길거리 흡연’으로 인한 고충을 호소했다.

    김 씨는 하루 중 제일 바쁜 아침을 ‘담배꽁초 줍기’로 시작한다. 하루 장사 준비를 해도 모자랄 시간에 왜 담배꽁초를 줍고 있을까?

    그는 “식당 손님들이 편하게 담배를 태울 수 있도록 식당 앞에 재떨이를 만들어 놓았는데, 바닥에 꽁초를 함부로 버리는 손님들이 많다”며 “지나가는 사람들도 덩달아 식당 앞에서 담배를 피우고 간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한 번은 식당 앞에서 담배를 태우는 사람들에게, 앞에서 담배 피우지 마세요라고 요구했다가, 길도 식당 땅이냐고 시비를 걸어와 난감했어요. 얌전하게나 피우고 갔으면 좋겠어요.”

    김 씨는 말 못할 고민에 속앓이만 하고 있다. 꽁초를 치우는 것은 참을 수 있지만, 식당 앞 화단이나 바닥에 흥건한 침을 닦아내는 것은 여간 고역이 아니다.

    식당을 찾는 손님들은 물론, 지나가는 행인들도 불쾌감을 감추지 못한다. 일부는 김 씨와 같은 식당 업주에게 관리 책임을 물으며 항의를 하기도 한다는 귀띔이다.

    이 같은 상황은 술을 마시는 손님들이 몰리는 저녁 이후 시간에 더욱 심각해진다. 술을 마시는 도중 삼삼오오 가게 앞에 모여 담배를 피워댄다. 손님과 행인들의 눈치를 봐야 하는 업주들로서는 난감하기 이를 데가 없다.

    김 씨는 기자에게 이 같은 고충을 털어놓으며 “팍팍한 가게 형편에 별도 실내 흡연실을 만들 수도 없고, CCTV 설치를 생각하고 있지만, 뾰족한 해결책이 될 것 같지도 않아 고민이다”라며 “흡연을 억지로 막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매너를 지켜줬으면 한다”라고 간곡히 당부했다.

    다른 식당들도 사정이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한 삼겹살 집 매니저 이 모(31)씨는 “식당 앞에서의 흡연으로 발길을 돌리는 손님들도 있다”며 “한 번은 손님이 식당에 들어오면서 ‘담배 냄새가 불쾌하다’라고 항의 한 적이 있다”라고 말했다.

    지난 2015년 국민건강증진법 개정 이후 국내의 모든 음식점 등 영업소에서는 전면 금연이 시작됐다. 또 올해부터 어린이집과 유치원 10m 이내에서 흡연이 금지되는 등 금연구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특히 각 지자체도 조례 등을 통해 실내외 금연구역을 확대하고 있다. 대전에서도 80여 곳 정도의 금연구역이 지정돼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지역에 지자체가 지정한 공공 흡연구역은 전무하다. 금연구역은 증가하지만, 흡연구역은 없어 흡연자들은 ‘길거리 흡연’을 선택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다.

    길거리 흡연 증가에 따른 피해는 고스란히 행인과 식당들이 짊어지고 있다는 지적이다.

    ‘길거리 흡연족’의 증가에 대해서 지자체도 단속이 여의치 않다는 입장이다. 단속인원도 부족할뿐더러, 규제할 만한 근거도 없다. 국민건강증진법에 따르면 금연 구역이 아닌 곳인 길에서는 흡연을 해도 단속 대상에서 벗어나기 때문이다.

    지역 모 보건소 관계자는 “식당 혹은 아파트 1층에 거주하는 분들이 ‘누가 담배를 태우고 간다’는 민원이 접수되기도 한다”며 “하지만 금연 구역이 아닌 곳이나 사유지는 단속 권한이 없어 과태료를 부과할 수 없다”라고 밝혔다.

    길거리 흡연 피해를 호소하는 업주들은 “아이들이나 다른 손님들 앞에서는 흡연을 자제해줬으면 좋겠다”라면서, “우리 집이나, 가족이라는 생각을 갖고 매너와 질서를 지키는 모습을 보고 싶다”라고 당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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