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A/S] 고 김용균은 떠났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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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안군 곳곳에 걸린 집회중단 현수막 유감
  • 지유석
  • 승인 2019.01.23 13:4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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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태안서부발전에서 일하다 숨진 고 김용균 씨의 시신이 22일 오전 서울로 떠났다. 숨진지 44일째다. 유가족과 동료들, 그리고 시민단체들은 사고 직후 고 김 씨를 애도하는 한편, 고 김 씨의 죽음을 부른 '위험의 외주화'를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런데 지난 10일을 전후해 태안군에서는 집회를 중단하라는 현수막이 곳곳에 내걸리기 시작했다. 현수막 문구는 이랬다.

"태안 시장상인 다 죽는다! 집회를 즉각 중단하라!"

"태안지역 영세업자 다죽는다. 집회를 즉각 중단하라!"

"고래 싸움에 태안경제 다 죽는다. 제발..이제 그만"

이 글귀가 말하는 의미는 분명하다. 집회 때문에 장사가 안되니 하지 말라는 말이다. 정말 집회로 지역경제가 어려워졌는지 궁금했다. 그래서 태안군 중심가인 터미널 일대 상인들에게 질문을 던졌다. 그러나 상인들은 쉽게 말문을 열지 않았다.

겨우 50대 식당 주인 A씨에게서 답을 들을 수 있었다. A씨의 말이다.

"그 일(고 김용균 씨 사망사고 - 글쓴이) 있고 나서 서부발전에서 직원들에게 삼삼오오 몰려 다니는 걸 금지했다고 들었다. 우리는 조그만 식당이라 직접 영향은 없었지만 규모가 큰 고기집은 연말회식이 취소돼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서부발전 직원들은 이 지역 상인들에겐 큰 고객이다."

회식이 줄줄이 취소되는 바람에 식당 주인들이 손해를 입었을 수는 있다. 그러나 24세 비정규직 노동자의 죽음, 그리고 이 죽음에 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는 집회가 지역경제에 얼마나 악영향을 미쳤는지는 좀 더 따져 보아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당장 손님이 줄어들었다고 해서 집회에 모든 책임을 전가하는 건 비약이라는 느낌을 좀처럼 지울 수 없다. 또 책임을 묻는다면, 집회의 원인을 제공한 태안서부발전에 물어야 하지 않을까? 

일단 유가족과 시민대책위원회는 문재인 정부에 책임 있는 대책마련을 촉구하고자 22일 서울로 발걸음을 옮겼다. 44일째 장례도 치르지 못하고 있는 고 김용균 씨 시신도 서울로 데려갔다.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서울로 떠나기 전 태안서부발전 본사에서 진행한 기자회견에서 "마지막으로 우리는 다시는 김용균과 같은 희생자가 나오지 않고, 모든 노동자가 안전하게 일하는 지역을 만들기 위해 연대하고 마음을 모아 준 태안군민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감사의 뜻을 밝혔다. 

이 같은 감사 표시에도, 태안군 도처에 걸려 있는 현수막을 보며 씁쓸한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서부발전 본사를 비롯해 태안군 곳곳엔 집회중단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 지유석
서부발전 본사를 비롯해 태안군 곳곳엔 집회중단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 지유석
서부발전 본사를 비롯해 태안군 곳곳엔 집회중단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 지유석
서부발전 본사를 비롯해 태안군 곳곳엔 집회중단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 지유석

 

서부발전 본사를 비롯해 태안군 곳곳엔 집회중단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 지유석
서부발전 본사를 비롯해 태안군 곳곳엔 집회중단을 촉구하는 현수막이 내걸렸다. Ⓒ 지유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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