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눈] ‘가야구곡길’ 명품 길로 만들자
[시민기자 눈] ‘가야구곡길’ 명품 길로 만들자
  • 이기웅
  • 승인 2014.10.06 09: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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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기웅 시민기자
[굿모닝충청 이기웅 시민기자] 가야구곡은 조선 영조 때 병조판서를 지낸 병계 윤봉구(尹鳳九, 1681~1767)선생이 충남 예산군 덕산면 가야산의 비경인 가야계곡의 아름다운 관어대, 옥병계, 습운천, 석문담, 영화담, 탁석천, 와룡담, 고운벽, 옥량폭 등 아홉 곳을 ‘가야구곡’이라 칭하고 문집에 기록해 놓음으로써 비롯됐다.

"가야구곡길 녹색길로 재탄생했지만
잡초와 고행만 남아 갈수록 황폐화
이제라도 역사문화적 명성 맞는 관리가 필요한 때"

충남지역 유일한 구곡인 ‘가야구곡’은 최근 행정안전부 공모사업으로 선정돼 국비 5억원 등 총 10억원의 사업비를 투입해 녹색길로 새롭게 태어났다. 지난 2011년부터 2012년까지 걷는 길 8억4000만원, 상가리농산물판매장 1억6000만원 등 왕복 16㎞를 정비하고 데크로드와 소교량, 쉼터 등을 조성했다.

하지만 필자가 최근 걸어본 가야구곡 길은 역사의 숨결은 사라지고 잡초와 고행만 있는 길로 변해버렸다는 느낌을 지울 수 없었다. 이는 최근까지 마을주민들이 이용하던 옛길은 제쳐둔 채 일부 논둑과 하천 옆을 지나는 길을 만들면서 생긴 일이다.

길을 걷다 보면 석문담과 탁석천 등 일부 구간은 어디가 걷는 길인지 구분조차 안 되고, 논두렁과 밭둑 수풀을 간신히 헤치고 나서야 전진할 수 있었다.
걷는 길을 조성한 뒤 관리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다 보니 일부구간은 시설물 전체가 잡초로 뒤덮이고 있는 모습도 눈에 띄었다. 급하게 식재된 나무들은 앙상하고, 논두렁 주변은 수렁으로 깊이 빠지는 구간도 있어 자칫 탐방객들의 안전사고까지도 우려됐다.

제2곡인 옥병계부터 영화담까지(보덕사입구)의 구간 역시 대부분 자동차도로에서 떨어진 인적이 드문 지역에 조성돼 관리도 부실하고 치안의 사각지대에 놓여 있는 실정이다.
이러다 보니 하루 종일 찾는 사람도 없고, 마을사람들도 대부분 이곳에 걷는 길이 있는지조차 모를 정도로 점점 폐허길이 돼가고 있다는 느낌이다.

당연히 주민들은 ‘헛돈’만 썼다는 비아냥을 쏟아내고 있다. 심지어 실패한 사업으로 혈세 낭비의 전형적인 사례로 지적하기도 하고 있다.
사실 이러한 문제는 처음부터 예견된 것이다. 가야구곡에 대한 역사적인 고증은 부실해 정확한 위치도 모른 때 녹색길을 조성했고, 주민 설명회도 몇몇이 처리해 주민들의 공론조차 모으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포기할 수는 없다. 기왕에 녹색길이라고 조성한 만큼 이제라도 제대로 바로잡는 노력이 필요하다. 우선 지자체에서는 가야구곡 주변의 수십 개소에 이르는 지정 및 비지정문화재에 대한 현황을 파악하고 고증해, 이를 알려줄 수 있는 안내판을 세워야 할 것이다.

향토 문화유산에 관심이 있어 답사하고 싶어 하는 주민들도 가야구곡 유적에 대해 잘 모르거나 위치를 모르는 게 현실인 만큼 유적입구에 안내판을 세우고 조금만 홍보한다면 답사 객들이 수천 명이 이를 것으로 기대한다. 더욱이 이러한 사업은 큰 사업비가 들어가는 것도 아니다.

가야구곡이 담고 있는 상가리귀부, 상가리미륵불. 남연군묘, 남연군제각이야기 상가리의 소도화와 포청주막이야기, 명빈박씨. 연령군, 흥령군의묘. 헌종태실, 보덕사, 옥계저수지, 상가저수지, 가야산 등 역사·문화 자원을 녹색길의 이야기 주제로 활용해 ‘내포문화 숲길’, ‘백제의 미소길’, ‘가야산 등산로’ 등과 연계함으로써 함께 탐방할 수 있도록 보다 큰 그림을 그리는 것도 바람직해 보인다.

역사문화 콘텐츠는 미래의 자산이다. 역사문화유적 보존과 지역경제 활성화라는 명목 하에 지역의 문화유산을 자원화 하는데 가야산 일원의 향토유적을 적극적으로 보존하고 활용한다면 지역 이미지를 제고하고 관광객을 유치하는 등 문화 콘텐츠로 지역 경쟁력을 높여나갈 수 있다.

이렇게 보면 이제 가야산 일원의 사업은 돈이 많이 들고 지역에 도움도 안 되는 토건위주의 사업에서 지역경제에 파급효과가 크며 지역의 이미지 제고에 큰 도움이 되는 향토유적을 활용하는 사업으로 나아가야 한다.
내포가야산의 ‘가야구곡 길’은 역사 문화적 명성에 맞게 관리돼야 하며 토건족이 아닌 지역주민에게 많은 이익이 될 수 있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특히 개인적인 이익에 눈이 먼 사람들이 다시 기웃거리지 못하게 이제는 주민과 지자체가 함께 지혜를 모아야 한다. 역사적으로 다양한 소재가 있는 가야구곡길을 명품 길로 살려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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