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북을 열며] 구속 촉구결의대회가 검찰 중립성 훼손하는 여론몰이?
    [노트북을 열며] 구속 촉구결의대회가 검찰 중립성 훼손하는 여론몰이?
    손사레 치게 만드는 유성기업 사측 반론….책임 있는 입장표명 기다린다
    • 지유석
    • 승인 2019.01.25 17:16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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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성기업 Ⓒ 지유석
    유성기업 Ⓒ 지유석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검찰조사가 1개월도 되지 않았는데 구속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은 검찰의 독립성을 훼손하여 사건에 영향을 주기 위한 여론몰이이며…."

    유성기업 사측에서 기자에게 보내온 반론 보도문 중 일부다. 먼저 한 가지 분명히 밝혀둔다. 언론은 부당하게 한 쪽 편만을 들어서는 안된다. 첨예한 의제일수록 신중을 기해야 한다. 노사 갈등이 특히 그렇다.

    그러나 반론을 무조건적으로 수용할 수는 없다. 기자는 어제(1/24) 금속노조 유성기업 아산·영동지회가 대전지방검찰청 천안지청에서 했던 유시영 전 대표 구속결의대회 현장 소식을 전했다. 이러자 유성기업 측에서 반론을 보내왔다.

    마침 유성기업 사측의 입장이 궁금했던 터였는데, 사측은 신속하게 자신의 입장을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보내줬다. 취재하는 기자로선 반가운 일이 아닐 수 없다.

    그러나 반론 내용 중 납득하기 힘든 대목이 자주 눈에 띠었다. 위에 인용한 대목도 납득하기 어려웠다. 얼핏 위에 적은 문장 한 줄만 보면 노조가 검찰을 압박하기 위해 집단행동을 하고 있다는 인상마저 준다.

    그런데, 유성기업 노사 갈등이 9년이라는 시간을 끌어온 데에는 검찰의 책임이 크다. 검찰의 책임을 묻는 목소리는 2017년 7월 KBS 2TV 시사 고발 프로그램 <추적60분 - 유성노조 6년 잔혹사의 비밀>에서 이미 나온 바 있었다.

    '추적60분' 취재진과 접촉한 노조 조합원은 검찰이 봐주기 수사를 하고 있다는데 의견을 같이했다. 당시 홍종인 전 지회장은 담당 검사가 유시영 전 대표에게 진술 자문까지 했다는 취지로 말했었다.

    검찰이 내린 처분만 봐도 저울추가 어느 쪽으로 기울어졌는지 금방 드러난다. 사내 CCTV를 천으로 가린 조합원은 재물손괴 및 업무방해죄로 재판에 넘겨졌고, 검찰은 이 조합원에게 징역 1년을 구형했다.

    검찰은 유 전 대표에게도 같은 형량을 구형했다. 그런데 유 전 대표가 당시 받았던 혐의는 근로기준법, 최저임금법, 노동조합법, 근로자참여 및 협력증진에 관한 법률, 파견근로자보호법 등이었다. 저울추가 어느 쪽에 기울였는지는 독자의 판단에 맡긴다.

    검찰은 대전지방노동청 천안지청의 수사 보고서도 '뭉갰다'. 천안지청은 "전략적으로 유성기업 지회를 와해시키고자 의도했다"고 결론 짓고 유 전 대표의 구속수사가 타당하다는 의견을 냈다. 그러나 담당 검사는 2회 보강수사 지시를 내렸고, 끝내 유 전 대표를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은 증거 역시 무시했다. 고용노동부는 2012년 유성기업 압수수색을 통해 원청사인 현대자동차 구매본부 실무자와 유성기업 전무 사이에 오간 이메일을 확보했다. 이 이메일엔 현대차가 노동자들을 '제2노조'에 가입할 것을 압박하는 내용이 적혀 있었다. 그럼에도 검찰은 현대차는 기소하지 않았다.

    그런데 반전이 벌어진다. 2017년 5월 천안지청은 노동조합법 위반 혐의로 현대차 법인과 현대차 구매본부 임직원 4명을 불구속 기소한 것이다. 기소 근거는 고용노동부가 발견했던, 그러나 무시했던 이메일이었다.

    마침 기소 시점은 새정부가 막 들어선 시점이었다. 검찰이 새정부 출범에 발맞춰 '태세전환'을 한 것 아니냐는 의심이 드는 정황이다.

    노조가 검찰로 달려가서 기업 경영진의 구속 수사를 촉구하는 광경이 썩 바람직만은 않다. 그러나 유성기업 노사 갈등으로 시야를 좁히면 이야기는 달라진다. 노사 갈등의 와중에 검찰이 사측엔 관대했던 반면, 노동자에게 가혹한 잣대를 적용한 건 분명하다.

    다시 말하지만, 언론은 한 쪽 편만 들어서는 안된다. 반대편 입장도 충분히 수용해야 한다. 그럼에도 지켜야 할 원칙이 있고 넘지 말아야 할 선은 있는 법이다. '검찰 독립성 훼손'이나 '여론몰이' 운운하는 사측의 반론은 수용할 수 없다.

    이 문제를 공개적으로 거론하는 게 부적절할 수 있다. 기자도 고민이 없지 않았다. 그러나 사측의 반론에서 이 모든 갈등의 원인을 노조에게 떠넘긴다는 인상을 받았다.

    사측에게 묻는다. 노조가 집단행동을 일삼으며 자신의 회사를 노조파괴 기업으로 몰아가는가? 더 나아가 공권력 앞에서 집단행동을 벌이면서 검찰의 중립성을 훼손하고 여론몰이를 꾀하는가? 9년째 접어든 갈등에 사측은 아무런 책임이 없는가?

    이 질문에 대해 책임 있는 답을 주기 바란다. 반론은 언제든 수용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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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Che 2019-01-25 22:40:44
    사측은 각성하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