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세원의 복지이야기] 정보화! 인간의 조건 돼서야
    [김세원의 복지이야기] 정보화! 인간의 조건 돼서야
    • 김세원
    • 승인 2019.01.27 16: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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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
    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굿모닝충청 김세원 대전과학기술대학교 사회복지과 교수] 사람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본다. 아이들이 자전거를 타고 노는 모습을 보고 어른들은 “아시아계 황인· 아프리카계 흑인 · 유럽계 백인 아이들이 빨간색, 파란색, 검은색 자전거를 타고 있다”고 말한다.

    영화를 볼 때도 마찬가지다. 어떤 이는 스토리에 방점을 찍어 보고, 또 다른 사람은 등장하는 배우의 연기에 초점을 두기도 하며, 감독이 전하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고민하는 부류들도 있다.

    영화 ‘나, 다니엘 블레이크(I, Danial Blake)’는 관람자들을 불편하게 만든다. 40년 동안 목수로 살면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온전히 자신과 가족을 책임지었던 한 남자가 ‘사회적 약자’, ‘사회 부적응 자’로 변화되고 낙인화 된다.

    아들과 딸을 키우는 데이지는 전기 요금을 내지 못해 난방이 끊긴 허름한 집에서 생활한다. 아이를 굶기게 된 젊은 엄마는 ‘매매춘’에 나선다. 다행히 블레이크의 반대로 청산하게 되었지만 여전히 생계와 미래는 불투명하다. 최악의 환경에 처해 있지만, 그녀는 자신을 도와 준 블레이크를 돕고 싶어 한다.

    영화를 본 사람들은 대체로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슬로건으로 ‘복지국가’를 표방했던 영국의 모습이 정말 이럴까? 라는 의구심을 표한다. 인간이 존엄을 잃어가고 있는 군더더기 없는 상황은 우리에게 많은 고민을 안긴다.

    필자는 이 영화를 보고 우선적으로 정보격차가 문제라는 생각을 했다. 주인공 블레이크는 실업수당을 타려고 하지만 컴퓨터를 다루지 못해 신청에 어려움을 겪는다.

    컴퓨터와 스마트폰을 사용해 구직행위를 입증하라는 관계당국의 지시를 충족시키지 못해 받아야 할 실업수당을 수령하지 못한다. 복지정책과 서비스의 대상이 되려면 본인의 신청이 필요하다. 물론 대리인이 행할 수 있지만, 세상의 발전 속도가 버거운 사람들에게는 인터넷 활용은 ‘어렵고 때로는 불가능한 일’이 된다.

    블레이크가 겪는 정보격차는 먼 나라 일이 아니다. IT강국이라는 대한민국에서 현재 벌어지고 있는 현상이다. 2017년 디지털정보격차 실태조사에 따르면 장애인, 저소득층, 농어민, 장·노년층, 북한이탈주민, 결혼이주민 중 가장 낮은 정보화 점수를 얻은 층은 장·노년층으로 58.3을 기록했다. 저 소득 층이 81.4, 결혼이주민 81, 북한이탈주민 79.1, 장애인 70, 농어민 64.8의 순이었다.

    장·노년층은 디지털 정보화접근수준, 디지털 정보화 역량수준, 디지털 정보화활용수준 등에서 모두 낮게 나타났다. 우리나라의 중장년층 중 40%이상은 교통정보 및 지도, 제품구매 및 예약(예매), 금융거래, 행정서비스, 생활복지서비스 등에서 정보통신기술의 편리성을 향유하지 못하고 있다.

    장·노년층의 정보격차의 수준이 정보화초기에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보기는 어렵다. 장·노년층의 디지털 정보화 수준이 낮은 데는 이유는 있다. 먼저 일상생활에서 정보통신기기를 소유할 필요성이 낮기 때문이다.

    이들 연령대는 스마트폰이 없어도 사는데 별로 지장이 없다는 생각을 갖고 있다. 또한 스마트기기가 노인의 노화과정을 고려하여 만든 것이 아니기 때문에 사용하기에 불편하다. 이 밖에도 장·노년층의 경제사정도 한 몫을 한다. 새로운 정보통신기 구입과 다양한 정보통신 서비스 이용료의 지불에 제한이 따른다. 현재의 장·노년층은 중년기 후기에 들어서면서 인터넷이 보편적으로 보급되었기 때문에 인터넷을 배울 기회가 타 세대에 비해 상대적으로 적었다.

    표면적으로 보면 우리나라는 IT강국이다. 2017년 가구 컴퓨터 보유율은 74.7%, 인터넷 보급률은 87.6%이고, 99.5%의 가구에서 인터넷 접속이 가능하며, 인터넷 이용률은 90%를 넘는다.

    이처럼 한국은 정보화 강국으로 일상생활이나 업무의 상당부문은 인터넷을 기반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문제는 정보통신기술이 발전함에 따라서 더욱 더 정보격차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이다. 정보통신서비스 이용환경이 PC기반에서 스마트폰으로 변화함에 따라 스마트정보격차라는 새로운 정보화역기능이 발생할 것으로 우려된다.

    정보격차라는 용어는 1995년 New York Times의 저널리스트인 Gary Andrew Poole에 의해 만들어졌다. 그는 인터넷 붐과 네트워크의 영향으로 인해 디지털 격차가 벌어진다는 의미에서 ‘Digital Divide’라고 언급하였다.

    지난 2009년 제정된 국가정보화기본법은 정보격차를 “사회적·경제적·지역적 또는 신체적 여건으로 인하여 정보통신서비스에 접근하거나 정보통신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에 차이가 생기는 것”으로 정의했다.

    새로운 기기와 정보를 이용하지 않는다고 해서 인간이 존엄을 상실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 따라서 정보약자들에게 보다 더 실질적인 맞춤식 교육, 정보약자들이 쉽게 정보통신기기를 사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과 지원확대, 다양한 정보와 관련기기에 대한 더 많은 접근 기회가 보장되어야 할 것이다. 정보화수준이 떨어진다고 해서 인간으로 존중받지 못해서는 곤란하다. 정보화수준만으로 인간이 평가받는 일도 없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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