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록 목사 ‘성폭력’·‘예물심기’, 이단 교주의 일탈일까?
이재록 목사 ‘성폭력’·‘예물심기’, 이단 교주의 일탈일까?
[리뷰] MBC ‘PD수첩’,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 민낯 집중 재조명
  • 지유석
  • 승인 2019.01.30 16: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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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PD수첩’은 이재록 만민중앙교회 담임목사 성폭력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 MBC
MBC ‘PD수첩’은 이재록 만민중앙교회 담임목사 성폭력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 MBC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서울 구로구에 있는 만민중앙교회는 등록교인 13만 5,000여 명, 전세계 1만 1,000개의 지교회·협력교회를 둔 대형교회다. 

여느 대형교회가 그렇듯, 이 교회 역시 시작은 미미했다. 이재록 담임목사는 1982년 13명의 신도로 시작해 지금의 성공을 일궈냈다.

MBC 시사 고발 프로그램 <PD수첩>은 29일 '만민중앙교회 이재록 목사'편을 통해 이 목사의 목회행각을 더 정밀하게 들여다 본다. 

이 목사는 병고침의 능력이 있다고 알려졌다. 이 능력은 지금의 이 목사를 있게 한 요인 중 하나이기도 하다. 그러나 'PD수첩' 취재진은 이 능력이 허상임을 드러낸다. 교회 측이 신도들에게 거짓 간증을 유도한 정황도 밝혀냈다. 

'PD수첩'은 지난 1999년 만민중앙교회의 문제점을 다루려한 바 있다. 그러나 교회 측은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을 냈고, 법원은 이중 일부를 받아들였다. 

교회 측은 여기에 그치지 않고 집단행동을 벌였다. 이 교회 신도무리가 주조정실에 난입해 방송 장비를 부수고 전원을 내린 것이다. 그야말로 방송 사상 초유의 사태였다. 

여기서 잘 알려지지 않은 사실이 있다. 법원의 가처분 인용에 따라 방송분 중 15분은 전파를 타지 못했다. 잘려나간 15분에 담겨진 내용은 이 목사의 성폭행 의혹이었다. 

지금 이 목사는 여성신도를 상습 성폭행한 혐의로 징역 15년을 선고 받은 상태다. 그런데 1999년 PD수첩의 취재 내용과 당시 교회 측 대응에 비추어 볼 때, 이 목사의 여성도 성폭행은 20년 전부터 있었음을 미루어 짐작할 수 있다. 

정민영 변호사는 'PD수첩' 제작진에게 "만약에 가처분 결정이 없어서 (성추문) 의혹 내용이 정상적으로 방송됐다면 이후에 추가 피해자들은 막을 수 있지 있지 았을까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실로 아쉬운 대목이다. 

여기서 하나 분명히 밝혀둔다. 이 목사는 개신교계 안에서 늘 논란을 몰고 다녔던 인물이다. 예수교대한성결교회, 대한예수교장로회(통합·합신) 등 개신교 주류교단들은 직통계시와 신격화를 지적하며 그를 이단으로 분류한 바 있다. 

'PD수첩' 방송을 통해 드러난 이 목사의 신격화는 보통 사람들의 상상을 초월하는 수준이다. 그러나, 이 목사를 그저 '사이비 종교인'의 엽기행각 쯤으로 치부할 수는 없다. 이렇게 하면 중요한 지점을 놓치고 만다. 

이단과 정통 사이의 ‘희미한’ 선 

목회자의 여성도 성폭행은 이단·정통을 가리지 않고 횡행한다. 이 목사는 다른 사례에 비해 수위가 조금 높았을 뿐이다. 헌금 강요도 이단·정통을 가리지 않고 '관행'처럼 이뤄진다. 

'PD수첩' 제작진은 만민중앙교회 성도들이 이재록 목사에게 예물을 바치는, 이른바 '예물심기' 관행이 이뤄졌음을 폭로했다. 이 교회 성도였던 권영진 씨(가명)은 이렇게 털어 놓았다.

"계속 옆구리를 찌르는 거예요. ‘믿음 내보여야 된다’ 믿음 내보인다는 게 뭔가요? ‘이렇게 예물을 드려야 된다’ 헌금은 제가 교회에 드리는데요? 십일조 제가 하는데요? ‘그거랑 별도로 이재록이 성령이기 때문에 성령한테 직접 바쳐야 그게 진짜 헌금이다’"

헌금 액수는 이 목사를 향한 신심과 정확히 비례한다. 그래서 신도들은 이 목사에게 자기 살림을 털어서 까지 헌금한다. 

이에 대해, 전 만민중앙교회 성도 최승태 씨(가명)는 "짜고 짜고 짤 때까지 빨아먹는 게 만민의 구조"라고 꼬집었다. 

이 목사가 받은 헌금은 어느 정도 규모일까? 'PD수첩' 제작진이 파악한 바에 따르면 2009년부터 2015년까지 약 110억에 이른다. 

성도들은 이 목사가 이렇게 거둬들인 헌금을 도박이나 해외선물 투자에 탕진했다는 의혹을 제기했다. 이에 대해 이 교회 비서실 김진홍 씨는 'PD수첩'에 "횡령 의혹이 제기되었던 10년간 구제 또 선교로 427억, 십일조, 감사, 건축 등으로 375억, 총 802억을 교회에 헌금했다"고 반박했다. 

헌금의 용처를 둘러싼 논란과 별개로, 헌금 강요가 공공연히 이뤄지고 있고 이 헌금이 이 목사의 개인 주머니로 흘러들어갔다는 점은 분명해 보인다. 그런데 헌금 강요와 자금 운영의 불투명성이 비단 만민중앙교회만의 일일까? 

이단·정통을 막론하고 헌금 강요와 회계 불투명성은 한국 교회가 안고 있는 심각한 문제점 가운데 하나다. 그래서 정부는 회계 투명성을 기하고자 2018년 1월부터 종교인 과세를 시행했다. 

이에 대해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등 보수 개신교계는 극력 저항했다. 심지어 '순교적 저항' 운운하며 시행을 막으려 했다. 이렇게 보수 개신교계가 반발한 이유에 대해 종교인 과세로 교회 재정이 드러날 것을 우려했다는 지적이 많았다. 

이 목사의 성폭력은 담임목사가 절대권력을 휘두르는 교회 권력구조에서 얼마든지 벌어질 수 있는 일이다. 마찬가지로 자의적인 헌금 집행도 교회 재정이 투명하게 공개되지 않아 벌어지는 일이다. 

한국교회 현실이 그렇다. 이름만 들어도 알만한 대형교회 담임목사가 공금횡령이나 성폭력으로 언론지면에 등장하고 , 볍원문턱을 넘나드는 일이 자주 있었다. 

성도들이 각성해야 한다 

MBC ‘PD수첩’은 이재록 만민중앙교회 담임목사 성폭력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 MBC
MBC ‘PD수첩’은 이재록 만민중앙교회 담임목사 성폭력 의혹을 집중 조명했다. Ⓒ MBC

결국 이 문제는 만민중앙교회뿐만 아니라 한국 개신교 전체가 풀어야 할 숙제다. 성폭력과 헌금 유용 의혹을 이단 교주인 이재록 목사만의 문제로 한정하는 건 책임회피일 뿐이다. 

이 지점에서 기성 그리스도 교단은 각성해야 한다. 성서의 말씀을 헌금을 긁어내기 위한 목적으로 왜곡하지는 않았는지, 담임목사의 카리스마를 이용해 여성도를 탐하지 않았는지 돌아봐야 한다는 말이다. 

지금 이 목사는 감옥에 있지만 만민중앙교회는 흔들림 없다. 그의 셋째 딸 이수진 목사가 교회를 이끌고 있고, 신도의 충성심도 여전하다. 

만민중앙교회 신도에게 당부한다. 냉철한 이성으로 깊이 생각하시라. 아니 깊이 생각할 것도 없다. 

세상의 상식에만 눈 돌려도 지금 얼마나 어이없는 일들이 벌어지고 있는지 금방 깨달으리라 생각한다. 이재록 같은 종교 사기꾼이 판치는 근본 이유는 신도의 맹목적인 순종이다. 

목사가 성서 말씀을 인용했다고 다 옳은 말을 하는 건 아니다. 악마도 성서 말씀을 인용해 예수 그리스도를 유혹했다. 이 점 반드시 명심하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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