벤쿠버 이적 앞둔 황인범, 팬들에게 보낸 장문의 편지
벤쿠버 이적 앞둔 황인범, 팬들에게 보낸 장문의 편지
A4용지 3장 분량 자필 편지 "아시안컵 대회 통해 많은 걸 느껴…어디에 있든 항상 함께 뛰겠다"
  • 이종현 기자
  • 승인 2019.02.03 14: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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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의아들’이라는 호칭을 받으며 지역 축구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프로축구팀 대전시티즌(시티즌) 소속 황인범 선수가 미국프로축구(MLS) 벤쿠버 화이트캡스(벤쿠버)로 이적을 앞두고 자필 편지를 남겨 화제다. (대전시티즌 제공)
‘대전의아들’이라는 호칭을 받으며 지역 축구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프로축구팀 대전시티즌(시티즌) 소속 황인범 선수가 미국프로축구(MLS) 벤쿠버 화이트캡스(벤쿠버)로 이적을 앞두고 자필 편지를 남겨 화제다.

[굿모닝충청 이종현 기자] ‘대전의아들’이라는 호칭을 받으며 지역 축구팬들에게 큰 사랑을 받았던 프로축구팀 대전시티즌(시티즌) 소속 황인범 선수가 미국프로축구(MLS) 벤쿠버 화이트캡스(벤쿠버)로 이적을 앞두고 자필 편지를 남겨 화제다.

시티즌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페이스북을 통해 황인범 선수가 자필로 적은 A4용지 3장 분량의 편지를 게시했다.

황인범 선수는 자필 편지를 통해 팬들의 관심에 대해 고마움을 표하고, 벤쿠버 이적을 앞둔 소회를 밝혔다.

황인범 선수는 먼저 “많은 분들이 제 이적 소식을 접하시고 아쉬워 하는 분들도 계실테고 응원과 격려를 해주시는 분들도 계실거라고 생각한다”며 “저 역시도 이번 아시안컵을 준비하고 치르고 이적을 추진하면서 스트레스와 압박감, 부담감을 느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아시안컵 대회를 통해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깨달을 수 있는 시기였다”고 회상했다.

황인범 선수는 “이제는 도전할 타이밍을 더 이상 늦추면 안 되겠구나 싶었다”며 “그 타이밍은 지금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유럽행이 아닌 MLS행이라는 이유로 실망하시고 비난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제 스스로에게 답을 찾을 수 밖에 없었다”고도 했다.

또 “많은 고민과 조언을 통해 충분히 경쟁력 있다고 느꼈다”며 “축구선수로서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섰다. 그래서 선택했다”고 강조했다.

황인범 선수는 “집과 가족과 같은 대전을 떠나 다른 문화와 정서, 환경을 가진 곳으로 가는 게 설레면서도 두렵다”면서 “제가 가서 실패한다거나 좋은 모습들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팬 여러분의 자부심이 없어진다고 생각하고 더 독하게 노력하겠다”며 새로운 도전에 대한 각오도 밝혔다.

이어 “저는 반드시 대전으로 멋지고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오겠다”면서 “지난 4년간 응원과 사랑을 남아있는 선수들과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보여달라”고 강조했다.

“시티즌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팬분들을 위해서라도 구단이 올바른 방향성과 확고한 철학으로 좋은 구단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도 감히 올린다”고도 했다.

“시티즌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팬분들을 위해서라도 구단이 올바른 방향성과 확고한 철학으로 좋은 구단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도 감히 올린다”고도 했다. (자료사진, 대전시티즌 페이스북 캡처)
“시티즌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팬분들을 위해서라도 구단이 올바른 방향성과 확고한 철학으로 좋은 구단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도 감히 올린다”고도 했다. (자료사진, 대전시티즌 페이스북 캡처)

끝으로 황인범 선수는 “어디에 있든 항상 함께 뛰겠다”면서 “작은 사랑에도 감사할 줄 아는 선수가 되겠다. 어디에서든 사랑 받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황인범 선수의 자필 편지를 접한 시티즌 팬들은 아쉬움을 표하고 있다.

한 축구팬은 “이적료 문제로 가고 싶어 했던 유럽 리그를 가지 못하는데도 끝까지 시티즌을 이해하는 모습에 감동을 느꼈다”고 말했다.

또 다른 축구팬은 “우리는 황인범 선수가 산하 유소년팀 출신이기 떄문에 기대치와 감정이 크지만 객관적으로 팀에서 몇 년 뛰지 않았다"면서 "그만큼 시티즌은 스토리가 부족하고 매력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더 뛰어난 황인범을 만들어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황인범 선수는 대전에서 태어나 문화초등학교와 유성중(시티즌 U-15), 충남기계공고(시티즌 U-18)를 거쳐 지난 2015년 시티즌에 입단했다.

이후 지난해 군 복무를 위해 아산무궁화프로축구단에 입단했고,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면서 입대 9개월 만에 조기 전역했다.

시티즌은 오는 10일 오전 11시 대전월드컵경기장 1층 락커룸에서 황인범 선수 환송회를 개최한다.

시티즌은 오는 10일 오전 11시 대전월드컵경기장 1층 락커룸에서 황인범 선수 환송회를 개최한다. (자료사진, 대전시티즌 페이스북 캡처)
시티즌은 오는 10일 오전 11시 대전월드컵경기장 1층 락커룸에서 황인범 선수 환송회를 개최한다. (자료사진, 대전시티즌 페이스북 캡처)

[편지 전문]

안녕하세요. 대전시티즌 팬 여러분, 대전의 아들 황인범입니다.

많은 분들이 제 이적 소식을 접하시고 아쉬워 하시는 분들도 계실테고 응원과 격려를 해주시는 분들도 계실거라고 생각합니다.

저 역시도 이번 아시안컵을 준비하고 치르면서, 그리고 이적을 추진하면서 스트레스도 많이 받고, 압박감과 부담감도 느끼기도 하면서 정말 많은 것을 느끼고 꺠달을 수 있는 시기였습니다.

아시안 컵을 치르면서 제 스스로에 대한 실망과 자책도 했고 부족함을 정말 크게 느끼면서 이제는 도전할 타이밍을 더 이상 늦추면 안되겠구나 싶었고 그 타이밍이 지금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물론 많은 분들이 유럽행이 아닌 MLS행이라는 이유로 실망하시고 비난하시는 분들도 계시지만 저는 저 스스로에게 답을 찾을 수 밖에 없었습니다.

제가 아직은 많이 부족하기 때문에 유럽에서는 구단을 충족시켜줄 이적료가 나오지 못했고 저 역시도 저를 키워주고 발전시켜준 구단에게 보답을 해야만 하는 상황에서 벤쿠버라는 팀은 저에 대한 확신과 믿음, 정성을 보여주면서 비전까지 제시하였고 많은 고민과 함께 조언도 구하고 조사를 통해 충분히 경쟁력 있고 제가 갔을 때 축구선수로서의 새로운 길을 만들어 낼 수 있다는 확신이 섰고 그래서 선택하게 되었습니다.

많은 분들이 제가 군 입대를 할 때 “왜 이렇게 빨리 가냐”, “아시안게임 하고 가도 늦지 않을 땐데”라는 말씀들을 많이 하셨지만 저는 제 스스로를 믿고 선택했고 결국 제 선택이 옳았다는 걸 증명했었습니다.

이번에도 역시나 제 스스로를 믿고 증명 해내기 위한 노력들을 쏟아낼 준비가 되었기 때문에 다시 한 번 도전해보려 합니다.

많은 분들이 유럽이 아닌 MLS행이라는 이유로 무분별한 비난을 해주시기도 하셨습니다. 그 분들의 마음도 충분히 이해합니다.

그래서 더 독기를 품고 끝까지 유럽 진출이라는 꿈을 가지고 꼭 해내고 말 것입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이 글을 읽고 계시는 대전 팬분들, 언제가 제가 어디서 어떤 모습을 보이든 응원해주시고 사랑해주시는 대전 팬분들이 보내는 응원과 격려의 말씀들도 제가 새로운 길을 열어내는데 있어서 필요한 동기부여로 충분하라 못해 넘칠 거 같습니다.

2005년, 초등학교 3학년 10살의 나이로 축구를 시작해서 초·중·고 그리고 프로팀에서 4년이라는 시간을 오직 대전에서만 했던 저엑네ᅟᅳᆫ 이런 이별의 순간이 더 마음 아프게 다가오고 저에게 집과 가족과 같은 대전을 떠나서 다른 문화와 정서, 환경을 가진 곳으로 가는게 설레기도 하지만 두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그렇지만 제가 가서 실패 한다거나 좋은 모습들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여러분들의 자부심이 없어진다고 생각하고 더 독하게 노력하겠습니다.

거듭 말씀드리지만 마음이 참 무겁고 좋지만은 않습니다. 생각해보면 2015년부터 2018년까지 제가 대전 프로팀에 있었던 기간 동안 팬 여러분들이 원하시고 기대하시는 결과물인 승격을 하지 못했고, 1년 차에는 강등도 함께 하면서 좋은 성적, 결과물을 보여드린 적이 없는 선수입니다.

저는, 그런데도 불구하고 저에게는 늘 아낌없는 사랑과 응원을 보내주신 팬분들을 두고 떠나려니 그런 거 같고 저는 정말로, 진심으로 대전에서 보낸 시간들 중 힘든 시기도 물론 있었지만 행복한 기억들과 추억들이 훨씬 많았기에 더 마음이 그런 거 같습니다.

하지만 저는 반드시 대전으로 멋지고 당당한 모습으로 돌아올테니 지난 4년간 저에게 보여주신 응원과 사랑을 남아있는 선수들, 꿈을 위해 열심히 노력하고 있는 어린 선수들에게 아낌없이 보내달라는 말씀을 감히 드려봅니다.

그리고 이렇게 대전이라는 구단을 아끼고 사랑해주시는 팬분들을 위해서라도 우리 구단이 올바른 방향성과 확고한 철학으로 좋은 구단으로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도 감히 올려봅니다.

끝으로 저 황인범이라는 아무것도 아닌, 부족하고도 부족한 선수를 어느 세계적인 선수 부럽지 않게 사랑해주시고 이뻐해주셔서 너무 너무 감사하다는 말씀 꼭 드리고 싶습니다.

지금 제가 느끼는 감정들 하나하나 모조리 기억해서 비난과 비판에 흔들리기보다는 작은 사랑에도 감사할 줄 아는 선수가 되겠습니다.

어디에서든 사랑 받는 선수가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어디에 있든 항상 함께 뛰겠습니다. 지난 4년간의 사랑, 24년간 내 집이라는 편안함을 느끼게 해주는 대전, 모든 분들에게 감사의 말씀 드리면서 편지 마치겠습니다. 감사하고 사랑합니다.

대전을 사랑하고 대전의 자부심이 되고 싶은 황인범 올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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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42 2019-02-04 00:41:01
인범 영원한 대전의 아들,
우리의 자존심, 우리의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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