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혜원 사건’ 보도… KBS가 물었다. SBS가 답할 차례다!
‘손혜원 사건’ 보도… KBS가 물었다. SBS가 답할 차례다!
- 저널리즘의 기본을 망각한 '부실 투성이 보도' 지적 '이구동성'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9.02.05 13:4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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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최근 매스컴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손혜원 사건’을 둘러싸고, 공영방송인 KBS가 최초 의혹을 제기한 민영 SBS에게 물었다. KBS는 지난 3일 방송된 〈저널리즘 토크쇼J〉에서 ‘손혜원 보도, 무엇을 놓쳤나?’라는 코너를 통해 SBS 보도의 문제점에 관해 집중적으로 해부했다.

결론적으로, SBS가 저널리즘의 시각에서 볼 때, 놓친 부분이 한 두 대목이 아니라, 다수의 부실 투성이 보도라는 지적이 쏟아졌다. 다음은 이날 프로그램에서 언급된 패널과 취재원들의 주요 발언내용이다.

[정준희(중앙대 신방과 교수)] ‘SBS에서 탐사 보도했던 분들이 목포에 죽 있으면서 오랫동안 현지 취재를 했을까?’라는 생각이 들었다. 제가 느끼기에는 아닌 것 같다는 생각이다. 만약 현지를 봤다면, 투기 의혹이라는 생각을 가지고 접근하기가 대단히 어려운 풍경이었다. 대부분 상당히 낙후된 곳이었고, 아무리 돈을 갖다가 쏟아 붓는다고 한들 단기간에 살려 투기가 가능한 그런 지역이 당연히 아니었다. 다만 문화재를 볼 수 있는 눈이 있는 분들이라면, 전형적인 근대 적산가옥으로 만들어진 거리 구조에 세트장 같은 분위기 등, 탐낼 만한 부분들이 있다는 생각은 들었다. 만약 현장을 제대로 좀 보고 듣고 다녔다면 보도의 방향이 달라지지 않았을까?‘라는 아쉬움이 들었다.

[목포시청 담당자] 전체 602필지 중 13개가 거래됐다. 땅값이 4배 올라갔다며 투기 의혹이라고 보도했는데, 좀 왜곡해서 보도한 것 같다.

[김윤 기자(목포MBC)] SBS 기사에서 어디가 4배나 올랐는지에 대한 팩트 확인 없이 두루뭉술하게 4배가 올랐다고 했다. 아무도 모르고, 나에게도 좀 알려줬으면 좋겠다.

[송수진 기자(KBS)] 결과적으로는, 지역의 소리는 들었지만 전체적인 내용들은 파악하지 않은 채, 일부의 의견만 반영해서 리포트를 작성했다고 볼 수 있을 것 같다.

[정 교수] 개탄스러운 게, 탐사보도에서는 기본적으로 더블 체크(Double check: 중복 확인)가 가능한 영역이다. 취재원이나 제보자로부터 이야기를 들으면, 실제로 그런지 체크가 필요하다. 그런데 실거래가나 공시지가를 살펴보면 드러나는 영역인데, 보도취지와 방향도 서로 안 맞는다. 봤는데 안 맞아서 뺀 걸까? 또는 아예 모르는 걸까? 둘 다 문제다. 안 봤다면 둘 다 안 한 거고, 봤는데도 무시했다면 의도적인 부분이 들어갔다는 이야기다.

[김언경(민언련 사무처장)] 가장 큰 문제는, 투기의 증거가 부족했고 보도가 부실했다는 점이다. 그리고 투기가 아니라는 반박들이 굉장히 많이 나오고 있는 상황에서, SBS 탐사보도부의 이한석 기자가 자사 다른 프로그램에 나와서 “‘직접 이것이 투기다’라고 발언한 적은 없다“라고 말했다.

[이한석 기자(SBS 탐사보도부)] 방송 후 민주당 관계자들에게 직∙간접으로 엄청난 연락을 받고 있지만, 이렇게 설명을 드리고 싶다. 보도 중, 저희가 직접 ‘이것이 투기다’라고 발언을 한 적은 없었다.

[정 교수] 이걸 투기로만 몰고 가기에는 확실히 뭔가 문제가 있다고 스스로도 느낀 거다. 그래서 지난주에도 제가 그냥 슬쩍 바꾸었다고 이야기했는데, 수동형이 아니라 능동형이다. 그러니까 이대로 가서는 의제를 지속할 수 없다는 판단이 들었기 때문에, 훨씬 더 포괄적인 이해 상충의 문제, 이익 충돌의 문제로 가면 다 걸리는 문제가 되니까, 그런 식으로 슬쩍 의제를 전환한 거다.

[송 기자] SBS가 증거로 제시하는 것이 국회에서 손혜원 의원의 회의록에 나타난 발언이다. 2017년 11월 국회 교문위 예결소위 회의록을 증거로 들었고, 2018년 10월 한국관광공사 사장을 대상으로 한 국정감사 회의록을 예로 들었다. 그러나 두 회의록 모두 직접 살펴본 결과, 논란의 목포 지역을 문화재로 지정해야 한다고 직접 말한 적은 없었다. 다만 지역형 시설, 까사(Casa: 주택)를 육성할 필요가 있다라는 정도의 언급과, 4대 고도 지원사업을 확대해야 한다는 내용을 지적한 게 전부다. 어디에도 손 의원이 문화재청 담당자나 한국관광공사 사장 등을 상대로 압력을 넣었다는 증거는 없었다. 정황증거(情況證據: 범죄사실 등을 간접적으로 추론할 수 있게 해주는 증거)들만 있었다.

[김 사무처장] ‘손 의원을 편들고, 아니고’가 아니라, 이 사안의 이슈를 부동산 투기 의혹으로 잘못 정하는 바람에, 정말 중요한 이 공직자의 이해 충돌 원칙이라는 소중한 이슈를 흐지부지하게 만들었다는 생각이다. 또 최소한 이해 충돌 원칙이라는 이야기를 하려면, 손 의원 한 사람만 얘기하는 게 아니고, 다른 사람들도 계속 취재해서 내놨어야 한다. 시간이 충분히 있었음에도, SBS가 이해충돌 원칙을 지적했다는 주장에 사람들은 쉽게 동의하기 어렵다.

[변상욱 대기자(전 CBS)] 어떻게 보면 정략적, 정파적 이해가 분명히 개입돼 있다고 본다. 예컨대, ‘이제 총선이 다가오는데, 문재인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여권의 지지층을 흔들어야 되겠는데…’라고 틀림없이 의도를 갖고 있는 세력들이 분명히 있다. 그 세력들이 문재인 대통령이 영입했거나, 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와의 친분 관계가 있는 핵심 인물인 손 의원을 건드린 거다. 그러니까 총선을 앞둔 보수 유권자들에게 어필하는 좋은 기회가 되거나, 그 결집을 위해 모종의 깃발을 든 행위일 수 있다는 이야기다.

[송 기자] 목포 시청에 확인해본 결과,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의 전체 면적은 11만4,038㎡ 정도고, 손 의원이 보유한 부동산은 900㎡ 정도였다. 그러니까 1%가 채 안 되는데도, 이를 ‘손혜원 랜드’라고 한 표현은 다소 과하다는 판단이다.

[정 교수] 대단히 악의적인 제목이다. 그러니까 작은 일부분을 전체 타운으로 명명해 놓고, 그 타운에 들어갈 돈을 최대한 1,100억여 원이라고 뻥튀기한 표현은, 사람들에게 ‘손 의원이 소유한 땅에 1,100억 원이 투입돼?’라는 식으로 부정적인 효과를 불러일으키려는 노림수가 깔려 있다.

[변 기자] 〈목포MBC〉가 저 정도로 취재를 잘하고 제작을 잘 했으면, 〈서울MBC〉가 동시에 같은 날 방송해야 하는 거 아닌가? 또 MBC끼리만 나눠먹으라는 법이 어디 있나? KBS가 받으면 안 되는 건가? 뭔가 방송사 간 경계를 허물고, 콜라보레이션이 이뤄지면 좋지 않을까? 그래야 점점 고사되어 가고 있는 지역 방송사를 살릴 수 있는 새로운 기회도 되고, 서울∙수도권만 집중하고 있는 방송사들의 편향성도 극복을 할 수 있을 텐데, 참 아쉽다.

[송 기자] 요약하면, 목포 근대역사문화공간이라는 곳이, 목포 시민들 입장에서는 목포의 역사를 반영하는 상징적인 곳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 그런데 SBS에서 한 순간에 ‘손혜원 타운’으로 만들어 버렸다. 한 국회의원의 입김으로 이곳이 문화재가 됐다는 이야기 자체가, 너무 서울의 입장에서 지역을 봤다는 점이다. 지역의 각기 여러 다양성과 역사적 배경을 깡그리 무시하고, 서울이 보고 싶은 투기라는 프레임 또는 이해 상충이라는 프레임으로만 본다는 것이 과연 온당한 일인가, 이 부분에 대한 분노가 상당했다.

[변 기자] 탐사보도에서 취재팀이 가진 정보와 자료는, 시청자가 받아보는 정보와 자료와 같아야 한다. 자기네가 선별해서 자기네 목적에 맞는 것만 보여주고 나머지는 감춘다? 그런데 저렇게 완전히 다른 이야기로 들리도록 편집해 보도를 했다면, 왜곡할 의도가 있었다고 보는 게 맞다.
탐사 보도의 시작은 발화자에서 시작이 돼야 한다. 그러니까 최초 제보자와 핵심 진술자, 이 두 사람이 어떤 의도로, 혹시 왜곡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더블 체크 또는 크로스 체크돼야 한다.

[정 교수] 만약 손 의원 남동생이 SBS가 생각했던 것과 반대 증언을 했다면, 과연 기사로 썼을까? 자신들의 프레임에 맞았기 때문에, 너무나 자극적인 소재로 써버렸다. 이건 정말 회피해야 될 선정주의를 그대로 보여준 사례라고 볼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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