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정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안전조치·재발방지책 마련”
당정 “공공기관 정규직 전환, 안전조치·재발방지책 마련”
고 김용균 사망사고 관련 5일 후속 대책 발표....유가족, 9일 장례 치르기로
  • 지유석
  • 승인 2019.02.05 1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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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당정은 태안서부발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사망사고와 관련,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고 김 씨의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 시민대책위
5일 당정은 태안서부발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사망사고와 관련, 후속대책을 발표했다. 이에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기자회견을 열고 고 김 씨의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 시민대책위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당정이 태안서부발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 사망사고와 관련, 연료·환경설비 운전 분야 공공기관에서 정규직 전환을 조속히 매듭짖겠다고 발표했다. 

당정은 고 김용균 시민대책위와 72시간 동안 협의한 끝에 5일 오전 이 같은 방안에 합의했다. 

당정은 우선 정규직 전환방식·임금산정·근로조건 등 구체적 사항은 발전 5개사의 노동자·사용자·전문가 통합협의체를 통해 논의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또 유사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2인 1조 등 긴급안전조치를 철저하게 이행하는 한편, 향후 공공기관 작업장 안 재해사고 발생시 원·하청을 막론하고 책임을 해당기관장에 묻기로 했다. 

고 김 씨 사고의 진상규명을 위해 석탄발전소 특별노동안전조사위원회(진상규명위원회)를 꾸려 원인조사에 들어간다. 진상규명위는 오는 6월 30일까지 조사결과를 제시해야 한다.

한편 태안서부발전(서부발전)은 고 김 씨의 장례비 일체를 서부발전이 부담하고, 공식 사과문을 8일자 중앙 일간지에 싣기로 유가족·시민대책위와 약속했다. 

서부발전 측은 또 이번 사고와 관련해 노조에게 책임을 묻거나 인사·고용 등의 불이익을 가하지 않기로 했다. 노조 조합원이 안전하게 일할 수 있도록 안전설비, 휴게 시간 및 공간의 보장, 복지시설 이용, 노동조합 사무실 보장 등의 기본적인 조치 등을 취하는 데에도 합의했다. 

고 김 씨의 사망사고 이후 위험의 외주화 중단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이에 고 김 씨의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진상규명과 비정규직의 정규직화 등을 요구하며 고 김 씨의 장례를 치르지 않았다.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지난 달 22일엔 문재인 대통령의 결단을 촉구하고자 고 김 씨의 시신을 서울로 옮기고, 광화문 광장에 분향소를 차렸다. 대책위 대표단은 서울 도착 즉시 단식 농성에 들어가기도 했다. 

이번 당정 발표에 따라 유가족과 시민대책위는 단식 농성을 푸는 한편, 오는 9일 고 김 씨의 장례를 치를 예정이다. 

"인간답게 일할 수 있도록 일터 바꿔나가자"

시민대책위는 합의 직후 낸 성명에서 "오늘 정부 발표는 ‘김용균 노동자의 죽음을 끝으로 위험을 하청업체에 전가하는 관행을 바로잡기’에는 턱없이 부족하다. 공공기관으로 정규직 전환을 하겠다지만, 유기적으로 통합된 발전 업무가 원청과 하청으로 나뉘는 ‘외주화 구조’는 극복되지 못했다"며 유감을 표시했다. 

그러면서 "정부의 변화를 이끌어 낸 노동자와 시민의 힘을 우리는 믿는다. 시민대책위를 중심으로 뜻을 모아주신 시민들, 유가족과 현장 노동자의 투쟁 없이는 오늘의 발표도 불가능했다"라면서 "또 다른 김용균이 더 이상 다치고 죽지 않도록, 차별받지 않고 인간답게 일할 수 있도록 우리의 일터를 바꾸어나가야 한다"며 투쟁을 지속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고 김 씨의 어머니인 김미숙 씨는 5일 오후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지금도 용균이 동료들은 생사를 오가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다"라면서 "앞으로도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아직 해나가야 할 일이 많다. 그런 것도 지켜봐주시고, 사람들 죽는 것 모두에 관심 가져달라"고 호소했다. 

아래는 김미숙 씨의 기자회견 발언 전문이다. 

고 김용균 씨 어머니인 김미숙 씨가 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시민대책위
고 김용균 씨 어머니인 김미숙 씨가 5일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발언하고 있다. Ⓒ 시민대책위

"두달 전까지는 세상이 이렇게 어두운지 몰랐습니다. 아이가 죽고 나서 정말 많은 것을 알게 됐습니다. 우리 아이가 왜 죽었는지, 무엇 때문에 죽었는지 꼭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용균이 동료들과 현장을 직접 가고, 얼마나 열악한 곳에서 처참하게 죽었는지 직접 보고 들었습니다. 70년대나 있을법한 현장이었습니다. 안전장치가 하나도 없었습니다. 그런 곳이 지금 있다는 것에 깜짝 놀랐습니다.

제 아들, 빛같은 그 아들이 나라에 의해 죽임을 당했습니다. 저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할지도 모르겠고, 이제 아무런 희망도 없습니다. 아들의 처참한 죽음에 제 가슴은 너무 억울하고, 분통 터지고, 가슴에 커다란 불덩이가 들어있는 것 같습니다. 그 느낌 때문에 용균이 동료들, 다른 사람들 살리고 싶었습니다. 그 부모들이 저같은 아픔 겪지 않게 하고 싶었습니다.

지금도 용균이 동료들은 생사를 오가는 환경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건설현장, 조선소 등에서도 사람이 계속 죽고 있습니다. 안전장치만 있으면 살 수 있는 사람들이 하루 6-7명 죽고, 1년이면 수천명이 죽고 있습니다. 대참사입니다. 한국에서 사람이 이렇게 많이 죽는지 몰랐습니다.

이 일을 자기 일처럼 여기고, 이땅 서민들이 살 수 있게 힘 모아주십시오. 더이상 죽지 않고 일할 수 있도록, 안전한 환경 만들어주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더이상 우리 아들처럼 죽지 않게, 여기서 끝내야 합니다. 지금 나라에서는 대기업과 정치인, 정부가 힘을 합쳐서 우리 서민들을 비정규직 만들었습니다. 일자리 못 구하고, 일하더라도 용균이처럼 안 좋은 곳에서 일하게 합니다. 우리는 안전하게 일할 수 있게, 우리가 만들어야 합니다. 이번에 해결되지 않으면 앞으로도 죽을 것 뻔합니다.

아들 용균이, 억울한 죽음 안되게끔 도와주신 분들이 많습니다. 시민단체, 단식농성단 비롯 많은 시민들이 함께해주셨습니다. 앞으로도 진상규명, 책임자처벌 아직 해나가야 할 일이 많습니다. 그런 것도 지켜봐주시고, 사람들 죽는 것 모두에 관심 가져주시길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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