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마음은 괜찮습니까?...30년 차 간호사가 작가 ‘그래’로 다시 사는 이유
당신의 마음은 괜찮습니까?...30년 차 간호사가 작가 ‘그래’로 다시 사는 이유
  • 윤현주 기자
  • 승인 2019.02.07 14:4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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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감정의 주인으로 사는 법>저자 이정애씨. 단국대학교 병원에서 간호사로 일하고 있는 그는 '그래'라는 필명을 쓰고 있다. 

”걔는 어쩜 내 마음을 그렇게 몰라주나 몰라!“

우리는 종종 타인이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것에 대해 불만을 토로한다. 함께한 시간이 길면 길수록, 마음이 깊을수록 내 마음을 알아주지 않는 그가 원망스럽다. 그런데 가만히 생각해보면 내 마음을 나도 모를 때가 있다. 나의 감정이 어디에서 시작됐는지, 내 마음이 왜 이렇게 흔들리는지 모른 채 참기 일쑤다. 그것이 나답고, 어른답고, 부모답다고 생각하면서...... 30년차 간호사이자 두 아이의 엄마인 이정애 씨도 그랬다. ‘그래’라는 필명을 쓴 작가로 살기 전까지 자신의 감정을 모르고 살았다.

다음은 <내 감정의 주인으로 사는 법>의 저자, 그래 작가와의 일문일답.

“본인 소개를 해 달라.”

-30년차 간호사로 천안 단국대 병원의 개원 멤버로 입사해 아직까지 간호사로서의 소임을 다 하고 있다. 28살, 26살 두 아이의 엄마이기도한 평범한 중년이다.

 

“궁금한 게 너무 많았다. 가장 궁금했던 건 필명이다. 본명대신 ‘그래’라는 필명을 쓰는 이유가 있나?”

-‘그래’라는 필명은 긍정적인 삶 즉, ‘OK!’를 의미한다. 이는 내가 추구하는 삶의 모습이다. 나는 자존감이 없는 사람이었다. 3남 3녀 중의 셋째 딸로 태어난 나는 출생 자체를 환영 받지 못했다. 아들을 바라던 엄마에겐 오히려 서운한 감정을 안겨준 딸이었다. 그러다보니 성장하면서 내가 소중하다는 느낌을 받지 못했다. 그런 내가 예쁨을 받을 수 있었던 건 학교에서 뿐이었다. 학교에서는 선생님 말을 잘 듣고, 공부를 열심히 하는 아이를 예뻐한다. 나는 그 틀에 맞는 아이었고 그러다보니 나는 학교의 삶과 집에서의 삶이 완전히 다를 수밖에 없었다. 이는 내 이름에 대한 자존감을 무너뜨려 놓았다. 그래서 완전히 새로운 나로, 긍정적인 모습으로 태어나고 싶어 ‘그래’라는 필명을 쓰기로 했다.

“책을 쓰게 된 이유가 있나?”

-나는 엄마, 여자, 간호사라는 세 가지 틀을 가지고 살아 왔다. 세 가지 일을 한꺼번에 하려면 주위를 둘러 볼 여력 없이 앞만 보고 달리게 된다. 나 자신을 돌볼 시간은 더더욱 없다. 그러다보면 자연스럽게 나를 잊고, 내가 가진 꿈도 잊게 된다. 나 또한 그랬다. 그런데 그게 잘못된 일이라는 걸 생각조차 못했다. 어쩌면 가까스로 버티고 지내는 게 잘 사는 거라 착각했는지도 모른다. 그런데 5년 전 갱년기 우울증이 왔고, 그 때문에 털썩 주저앉게 됐다. 그 때 문득 버겁다는 생각이 들었고 어떻게 하면 이 버거움을 내려놓을 수 있을까 고민하게 됐다. 그러면서 ‘용기를 내자. 내가 감추고 숨겼던 이야기들과 내 감정을 털어 놓으면 좀 가벼워질 거다’ 하는 생각을 하게 됐다. 그리고 ㅜ그 때부터 어떤 방법으로 내 이야기와 감정을 드러낼 수 있을까를 고민했고 그게 책이었다.

 

“그러면 이 책 속는 이정애라는 한 사람의 일상과 감정이 고스란히 드러나 있는 건가?”

-그렇다. 간호사로 살면서 겪었던 일과 그로인해 느꼈던 감정들, 한 가정의 주부이자 엄마로 살면서 겪은 일과 감정들을 고스란히 담아냈다. 행복했던 일들도 있지만 힘들고 아픈 일들도 많았다. 그런 기억들을 모두 쏟아냈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내가 그 때 어떤 감정이었고, 내 마음이 어땠는지 다시 한 번 확인하는 시간을 갖게 됐다. 환자를 돌봐야 하는 간호사이고, 아이들을 돌봐야 하는 엄마이기 때문에 내 감정, 내 마음을 애써 외면했던 시간과 마주하게 되면서 내가 내 감정의 주인이라는 사실을 새삼 확인하게 된 거다.

“그야말로 개인의 이야기를 쓴 책이다. 그러다보니 굳이 주변에 이야기 하지 않았던 이야기들도 함께 담길 수밖에 없을 것 같은데 주변 사람들의 반응이 어땠나?”

-오랫동안 함께 일했던 직원들에게도 말하지 못한 이야기들이 있었다. 그런데 그런 이야기를 책 속에 담았고 모두 오픈됐다. 그런데 사람들이 그런 나의 이야기를 알고도 함부로 위로하려하거나 내 감정에 대해 이야기하는 말을 하지 않는다. 책 속에 ‘내가 원하지 않는 관심을 주는 건 폭력’이라 명시해둬서 그런 것 같다. 내 삶을 오픈하면서 오히려 내 삶이 정리되는 느낌이다. 그래서 책이 출간 된 이후 더 당당해졌다. 이렇게 당당 할 수 있었던 건 주변 사람들의 응원이 큰 힘이 됐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우리 엄마가 대단한 사람인 줄은 알았지만 이 정도인줄은 몰랐다”면서 “엄마처럼 살고 싶다”고 말해줬고 주변의 지인들은 응원과 걱정을 함께 해줬다. 아무래도 병원 이야기가 많이 있다 보니 ‘퇴직하고 쓰지 그랬어요.’하고 이야기하는 사람도 있었다. 그러나 그 모두가 애정이라는 걸 알기 때문에 감사하게 생각한다.

 

“어떤 분들이 작가 그래의 책을 읽었으면 좋겠나?”

-나와 같은 사람들이 내 책을 읽었으면 싶다. 책임과 역할에 갇혀서 정작 자신을 보지 못하는 사람들이 나로 인해 용기를 얻고 자신 밖으로 튀어 나와서 행동했으면 한다. 상처를 안 받고 살 수는 없다. 하지만 내 삶의 주인은 나라는 것을 분명히 알고, 당당히 삶을 이끌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우리 모두가 자신의 마음과 감정을 알고 주체적으로 살아가는 삶을 살았으면 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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