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적 사실에 대한 다양한 해석은 존재할 수 있다.” (2월 9일 발언)
“5.18 희생자들에게 아픔을 줬다면 유감을 표한다.” (2월 10일 발언)
최근 5.18 공청회 망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자유한국당 의원들에 대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이렇게 말했다.
첫날은 ‘역사해석의 다양성’으로 사실을 왜곡, 수습은커녕 오히려 파문을 더 키우더니 둘째날에는 ‘조건부 유감표명’이라는 단서를 달아 해명했다. 당장 “공감능력이 전혀 없는 냉혈한이 분명하다”는 호된 질타에서부터, "조롱에 가까운 망언이다" “고통을 당하고 있는 사람들에 대한 최소한의 연민도, 안타까움도 없는 사람이 공당의 대표라니…”라는 등 국민적 공분이 되레 가열되는 분위기다.
특히 ‘5.18 희생자들에게 아픔을 줬다면~’이라는 표현에 대해 가시 돋친 비판이 들끓고 있다. 이를테면, “아픔을 준 게 사실이라면 유감을 표하겠지만, 그게 아니라면 새삼 유감을 표할 상황은 아니다”라는 해석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조롱'이 아니냐는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본래 '-면'은 "불확실하거나 아직 이루어지지 않은 사실을 가정하여 말할 때 쓰는 연결어미"라서 더욱 그렇다. 나 대표는 마치 5.18 역사를 전혀 모르고 아예 관심조차 없는 다른 나라 국적자나 던질 수 있는 식의 언어 표현과 다름 없다는 비판마저 나오고 있는 것이다.
문제는 발언의 내용 자체도 부적절하기 이를 데 없지만, 발언의 화자가 다름 아닌 이 나라 제1야당의 원내대표라는 4선의 중량급 정치지도자라는 점에서 지극히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공당의 대표라는 지도자로서, 해서는 안 될 ‘망언’이라는 극도의 비판도 나오고 있는 상황이다.
그는 10일 기자간담회에서 “5·18 민주화운동을 인정하고 역사적으로 평가한 것을 계승하고 존중한다”고 공언했다고 하지만, ‘조건부 유감표명’ 발언 하나로 진정성은 고스란히 소멸되고 말았다.
앞서 김진태 의원이 주도한 지난 8일 공청회에서 이종명 의원은 "5.18사태가 발생하고 나서 '5.18폭동'이라고 했는데, 10년 20년 후에 그게 '5.18민주화운동'으로 변질됐다"며 "5·18 묘역에 누워있는 이 사람들은 유령들이냐"고 물었다.
또한 김순례 의원은 "종북좌파들이 지금 판을 치면서 5·18 유공자라는 이상한 괴물집단을 만들어내면서 우리의 세금을 축내고 있다"고 거들기까지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