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팡세 칼럼》 TMI ...
《파리팡세 칼럼》 TMI ...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9.02.13 21:19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TMI 

‘티엠아이’란 이 시대의 신조어인 시사용어이다. 대화 중에 상대방으로부터 ‘TMI(Too Much Information)’ 이라는 말을 들었다면 대화법과 매너를 바꿔야 한다. 왜냐하면 상대방으로부터 핀잔을 들은 것이기 때문이다. 홍수처럼 쏟아져 나오는 미디어의 뉴스들과 가십들, 엄청난 양의 정보들이 온.오프라인을 통해 범람하고 있고, 이런 추세에 더하여 신조어들이 마구 생산되면서, 낯선 용어를 공부하거나 웹서핑을 해보지 않으면, 뜻을 전혀 알 수 없는 새로운 조어들이 난무하는 시대에 우리는 살고 있다.

인생은 평생 학생이란 말이 있듯이, 우리는 정규교육과정을 마쳤어도 끊임없이 공부를 해야만 급변하는 시류에 편승해 살아갈 수 있다. 자신의 전공분야뿐만 아니라 시사적인 용어들을 공부하지 않으면, 새로운 학문과 지식들을 수용하고 이해할 수 없어 낯선 이방인처럼 될 우려가 있다. 평생대학이란 교육기관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날 정도로, 이제 공부는 나이와 세대를 불문하는 현대인의 보편적 현상으로 자리를 잡았다. 그렇다면 우리의 삶이란 어떠해야 하는가?

영국 리버풀대학의 심리학자 브롬리(D. B. Bromley)는 우리의 삶에서 “인생의 4분의 1은 성장하며 보내고, 나머지 4분의 3은 늙어가며 보낸다. We spend one quarter of our lives growing up and three quarters growing old. (Bromley, 1974) “라고 했다. 평균수명을 80년으로 볼때 60년을 늙어가며 보낸다는 것이다.

100세 시대를 맞았다고 하지만, 평균적으로 80살을 산다고 볼 때, 우리가 보내는 시간을 다음과 같이 발표한 적이 있다.

그에 의하면, 일로 보내는 시간이 26년, 잠자는 시간은 25년, 일하는 시간과 잠자는 시간을 합쳐보면 평생 시간의 64% 가까이 된다. 이는 하루 24시간에서 15시간 반이 넘는 시간으로, 주어진 하루에 쓸 수 있는 나머지 시간은 8시간 반 정도라는 것을 알게 된다.

TV를 보는 시간이 10년, 식사로 보내는 시간이 6년, 전화 통화시간이 4년, 화장실에 가는 시간이 3년, 화를 내며 지내는 시간이 2년, 웃는 시간은 겨우 88일이다.

이처럼 평균수명이 80대로 진입하면서, 사람답게 살아가는 ‘웰빙(Well-being)’과 사람답게 저 세상으로 떠나는 ‘웰다잉(Well-dying)’, 그리고 사람답게 늙어가는 ‘웰에이징(Well-aging)’이라는 말이 세간의 입에 자주 회자되고 있다.

미국의 시인 존 그린리프 휘티어는 “입이나 펜에서 나오는 말 중 가장 슬픈 것”은 “그럴 수 있었는데...”라고 말했다 한다. 우리의 삶 속에서 실패를 통해 비극을 느끼는 것이 아니라, “할 수 있었던 일을 하지 않은 것”에 대해 더 많이 후회하며 살아간다는 말이다. 그런 이유로 우리는 평생학습이고 평생교육의 중요성이 새삼스럽지 않게 부각되고 있음을 직면하고 있는 것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서두에 거론한 'TMI'(티엠아이)라는 신조어는 “Too Much Information”을 접두어만 따서 줄인 신조어로, 그 뜻은 “굳이 알고 싶지 않은 정보를 알려 줄 때”, "왜 그딴 역겨운 얘길하냐? 난 그딴 거 듣고 싶지 않다"는 표현이다. 그러니까 자신이 알고있는 지식을 상대방에게 말해줘도 듣기 싫을 때, ‘티앰아이’라고 말하면서 말을 끊고 일축해버리는 것이다. 어디 그뿐인가! 요즘 먹방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데, JMT는 '존맛탱'을 영어 그대로 JMT라고 쓴 신조어로 '너무 맛있다'는 뜻이라 한다. ‘갑분싸’란 말은 '갑자기 분위기가 싸늘해짐'의 준말이고 ‘렬루’라는 말은 '정말로'를 뜻하는 'real'에서 우리말 어미인 '-로'를 붙인 'real로'란 신조어다. 이것은 은어의 종합을 일컫는 ‘한글 자모를 모양이 비슷한 것으로 바꾸어 단어를 다르게 표기’하는 인터넷 밈인 '야민정음'의 일종이다.

'신조어 모르면 아재'라는 프레임 때문에, 스트레스 받을 필요 없다. 신조어를 얼마만큼 아는지보다 그 등장 배경과 상황을 통해, 20대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문찐’이란 “문화나 문명에 소외되어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는 사람. 유행을 따라가지 못하거나 남들이 다 아는 것을 모르는 사람”을 칭하는 조어이다. 트렌드를 따르려는 최소한의 노력조차 하지 않을 때 이런 놀림을 받게 되는데, 트렌드를 이끌 수 없으면 적어도 트렌드에 뒤처지지는 않으려고 하는 20대의 심리가 반영된 조어라고 본다.

평생공부, 중요하다. 그러나 자신이 많이 알고 있고 지식이 해박하다 해서, 상대방의 처지나 입장, 상황을 고려하지 않고 일방적으로 학자연하며 펼치는 대화법은 자칫 ‘TMI’란 핀잔을 들을 수 있다는 것을 지혜롭게 알아차려야만 한다.

정택영 / (파리 거주 화가, 칼럼니스트)

Takyoungjung.com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 굿모닝충청(일반주간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0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다 01283
  • 등록일 : 2012-07-01
  • 발행일 : 2012-07-01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창간일 : 2012년 7월 1일
  • 굿모닝충청(인터넷신문)
  • 대전광역시 서구 신갈마로 75-6 3층
  • 대표전화 : 042-389-0087
  • 팩스 : 042-389-0088
  • 청소년보호책임자 : 송광석
  • 법인명 : 굿모닝충청
  • 제호 : 굿모닝충청
  • 등록번호 : 대전 아00326
  • 등록일 : 2019-02-26
  • 발행인 : 송광석
  • 편집인 : 김갑수
  • 굿모닝충청 모든 콘텐츠(영상,기사, 사진)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은바, 무단 전재와 복사, 배포 등을 금합니다.
  • Copyright © 2024 굿모닝충청. All rights reserved. mail to gmcc@goodmorningcc.com
ND소프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