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운동 100주년]“3.1운동 ‘주권재민’ 역사적 단초제공, 혁명이라 해도 좋다”
[3.1운동 100주년]“3.1운동 ‘주권재민’ 역사적 단초제공, 혁명이라 해도 좋다”
올해 100주년 맞아 ‘혁명’ 명칭변경 논의 활발....‘역사의 정치화’ 경계
  • 지유석
  • 승인 2019.02.26 1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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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전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3.1운동의 의미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반도 미래구상'에서 주제강연을 맡은 윤경로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사장은 3.1운동을 혁명으로 봐야한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 지유석
25일 오전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3.1운동의 의미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반도 미래구상'에서 주제강연을 맡은 윤경로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사장은 3.1운동을 혁명으로 봐야한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 지유석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3.1운동 100주년을 맞아 학계와 시민사회는 '3.1운동'을 '3.1혁명'으로 바꿔야 한다는 주장을 제기해왔다. 

이와 관련, <오마이뉴스>가 19일 여론조사기관 리얼미터에 의뢰해 실시한 여론조사결과, 49.4%가 찬성하는 것으로 나타나기도 했다. 

이에 발맞춰 3.1운동 100주년의 의미를 재조명하기 위해 열리고 있는 국제 학술회의에서 3.1운동을 혁명으로 봐도 타당하다는 학문적 견해가 제시됐다. 

25일 오전 서울 을지로 롯데호텔에서 열린  '3.1운동 100주년 기념 국제컨퍼런스 - 3.1운동의 의미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반도 미래구상'(100주년 기념 컨퍼런스)에서 주제강연을 맡은 윤경로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사장은 이 같은 견해를 밝혔다. 

윤 이사장은 '3.1혁명의 역사성과 3.1정신의 현재성'이란 제하의 주제 강연에서 ‘3.1운동은 운동성 보다 혁명성이 강하다'고 주장했다. 윤 이사장은 먼저 '3.1운동'을 '3.1혁명'으로 지칭한 건 192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고 지적했다.

"1920년대 말 1930년대 까지는 '3.1운동'과 '3.1혁명'이라는 명칭이 혼재되어 사용되었다. 그러나 1937년 중일전쟁의 발발이후 보다 본격적인 독립전쟁과 혁명적 분위기가 전개되면서 '3.1운동'에 대한 인식도 더욱 고무되어 이후로는 이를 프랑스대혁명이나 미국의 독립운동에 비해도 결코 손색이 없는 '혁명'이라는 인식이 넓게 확산되었다. 

이러한 인식변화는 1941년 임정 산하 한국광복군 기관지인 <광복> 1941년 2월 창간호에서도 3.1운동을 '1919년의 전민 대혁명'이라고 규정하는 등 이후 '대혁명'이라는 명칭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러나 해방 이후 제헌헌법 초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 '3.1혁명'이 아닌 '3.1운동'으로 확정됐다. 당시 실질적 여당인 한민당과 이승만이 혁명으로 일컫는데 부정적인 입장을 보여 '운동'으로 확정됐다고 윤 이사장은 설명했다. 그러면서 3.1운동을 혁명으로 보는 근거를 아래와 같이 제시했다. 

"'헌법적 권위'를 갖게 된 '3.1운동'이란 용어는 그동안 수차에 걸친 헌법 개정에도 불구하고 오늘날까지 성역화되어 사용되고 있다. 그러나 역사적 용어 채택은 매우 중요하다. 엄혹하고 치열했던 우리나라 근대사에서 '3.1운동'이 지닌 역사성은 '운동' 차원을 훨씬 넘은 '혁명성'이 보다 높다고 생각한다. 

민족내부의 기존체제를 전복한 혁명은 아니지만 수 천년 내려오던 봉건왕조의 '제국'에서 백성이 주인인 '주권재민의 대한민국'을 세운 역사적 단초를 제공했다는 사실 하나만으로도 '3.1혁명'이라 지칭하는 것이 옳지 않을까 싶다."

중국은 혁명이라 하는데, 우리는 왜 못하나

25일 오전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3.1운동의 의미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반도 미래구상'에서 주제강연을 맡은 윤경로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사장은 3.1운동을 혁명으로 봐야한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 지유석
25일 오전 중구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열린 '3.1운동의 의미와 동북아 평화를 위한 한반도 미래구상'에서 주제강연을 맡은 윤경로 한국기독교역사연구소 이사장은 3.1운동을 혁명으로 봐야한다는 시각을 제시했다. Ⓒ 지유석

윤 이사장은 3.1운동을 혁명으로 볼만한 참고사례로 중국 신해혁명을 들었다. 윤 이사장의 설명을 아래 인용한다. 

"중국의 경우 1911년 신해년에 쑨원을 중심으로 중화민국이 탄생했다. 즉, 여러 천 년 간의 봉건왕조를 마감하고 1911년 민국을 탄생시킨 것이다. 따라서 이를 '신해혁명'으로 역사화했다. (중략) 이 점에 주목할 때 중국의 신해혁명과 우리의 '3.1혁명'이 무슨 차이가 있는가. 

중국은 혁명이라 하는데 우리는 왜 '운동'이라 하는가. '3.1혁명'이라는 큰 강을 이루기까지 있었던 그 많은 잔물줄기를 지칭하는 '운동'으로 지칭하는 것은 우리 스스로 우리 역사를 비하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떨쳐낼 수 없다."

윤 시장은 발제를 마치면서 정치권을 향해 "3.1운동을 혁명으로 볼 것인지가 정치의 영역으로 들어가면 건국절과 비슷한 소모적 논란이 인다"며 '역사문제의 정치화'를 자제해 줄 것을 당부했다.

이번 100주년 컨퍼런스에서는 2016년과 2017년 사이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있었던 대규모 촛불시위를 3.1운동과 비교하는 시각도 나왔다. 

서울대 백낙청 명예교수는 "촛불은 현직 대통령을 퇴출하고 어떤 의미로는 대한민국 최초로 민주적 헌정을 실행할 길을 열었다"고 치켜 세우면서도 "3.1은 거족적 운동이었던데 비해 촛불항쟁은 남한에 국한된 사건이었다는 점에서 3.1혁명의 수준에 못미치는 면이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번 100주년 기념컨퍼런스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NCCK), 한국YWCA연합회, 한국YMCA전국연맹, 한국기독교사회문제연구원, 평통연대, 여의도순복음교회 국제신학연구원 등이 공동 주최하며, 오는 27일까지 이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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