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최수지 기자] “도시 미관 해치는 불법 현수막 어떻게 안 되나요?”
운전자 양모(29) 씨는 최근 교차로에서 우회전하다 지나가던 행인을 하마터면 칠 뻔한 아찔한 순간을 접했다.
그는 “큰 대형 현수막이 가로수 사이에 걸려 있어, 행인을 미쳐보지 못했다”며 “사람이 다쳤다고 생각하면 아찔하다. 곧바로 현수막을 치워달라 구청에 요청했다”고 설명했다.
양 씨의 민원에 불법 현수막은 도로변에서 사라졌지만, 이내 또 다른 불법 현수막이 같은 자리에 내걸렸다.
그는 “같은 장소에 또 불법 현수막이 내걸렸다. 구청에서 단속하지 않는 것인지, 못 치우는 것인지 모르겠다”고 전했다.
도시미관을 헤치는 주범이자, 교통사고 유발의 원인으로도 지적되는 불법 현수막에 시민들의 볼멘소리가 나온다.
이 같은 불만에도 지자체는 매일같이 치워도 사라지지 않은 불법 현수막에 난색을 표한다. 시민의식이 우선이라는 목소리다.
불법 현수막은 지정된 옥외게시대를 제외한 모든 곳에 설치된 현수막이다. 대전시 5개 자치구에 따르면 각 구에서는 하루 평균 200~300장 사이의 불법 현수막을 수거한다.
또 일례로 지난해 유성구는 60t가량의 불법 현수막을 수거하는 등 그 양이 상당하다.
이들 현수막에는 ‘옥외광고물 등의 관리와 옥외광고산업 진흥에 관한 법률’에 따라 크기별로 과태료가 부과된다.
지난해 각 자치구는 ▲대덕구 1억 3000만 원 ▲유성구 1억 1800만 원 ▲서구 6000만 원 ▲중구 3199만 원 ▲동구 6500만 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하지만 이 같은 과태료 부과에도 일부 상인들의 '배짱 현수막 내걸기'에 불법 현수막은 여전히 거리를 점령하고 있다.
헬스장을 운영하는 A씨는 “TV광고는 비싸다. 또 저렴하고 손님들에게 광고 효과도 좋은 현수막을 선호한다”며 “불법인 것을 알고 있지만, 오죽하면 걸겠는가”라고 설명했다.
일부 업주들의 비뚤어진 양심에 자치구도 불법 현수막 수거에 어려움을 표했다. 각 구에서는 매일 같이 불법 현수막 수거에 나서 과태료를 부과하지만, 과태료 부과에도 상습적으로 현수막을 게시하는 업주들이 많아서다.
또 자치구는 수거한 불법 현수막을 처리하는 것에도 난색을 표했다. 가방 등으로 만들어져 재활용하거나 농사 등에 필요한 주민이 요청해 일부 불법 현수막을 가져가는 것을 제외하곤 모두 소각 처리해야하기 때문이다. 각 구는 불법 현수막 소각을 위해 1200만 원에서 200만 원 가량의 예산을 투입하고 있다.
대전의 한 자치구 관계자는 “평일 주말 가리지 않고 불법 현수막을 수거하지만, 항상 설치돼 수거하기 벅찰 때가 많다. 양이 매우 많다. 때문에 매번 소각처리할 수 없어 창고에 쌓아두기도 한다"며 "하지만 홍보와 계도를 통해 불법 현수막이 근절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