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 할머니가 2일 오전 향년 94세로 별세했다. 이로써 일본군 위안부 피해 생존자는 22명으로 줄어들었다. 하지만 일본의 사죄를 바랐던 곽 할머니의 마지막 소원은 끝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운명함에 따라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곽 할머니는 전날 3.1절 100주년 행사 중 문재인 대통령의 축사 장면까지 자택에서 TV로 지켜보고 끼니를 모두 챙겨 드시는 등 모처럼 건강을 회복한 모습을 보였다. 그러나 이날 아침 식사 후 상황이 급격히 돌변, 119의 도움으로 인근 광주병원 응급실로 긴급 후송됐으나 끝내 숨을 거두었다.
폐암 4기로 암투병을 계속 해오던 곽 할머니는 이날 전남 담양의 자택에서 딸 이민주 목사와 조카 이관로 씨 등의 간병을 받아오던 중 이런 상황을 맞았다.
곽 할머니는 광주·전남 출신으로는 유일한 일본군 위안부 생존자였다. 1944년 봄 만 열아홉살의 나이로 일본군 위안부로 끌려가 고통을 겪었던 그는 일본의 패전으로 석방, 이후 중국에서 60여년을 살았다. 우여곡절 끝에 2004년 가족들의 노력으로 고국에 돌아온 곽 할머니는 2015년 12월 폐암 4기로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았다.
그러나 '봉침목사'라는 이민주 씨가 갑자기 나타나 수양딸이 되면서 '수상한 효도'를 통해 곽 할머니의 재산을 탐한다는 소문이 언론보도 등을 통해 알려지면서 심적 고통이 컸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조카 이 씨와 이 목사 등을 상대로 한 소설가 공지영 작가와의 송사가 시작됐고, 곽 할머니 또한 송사에 휘말려 곤욕을 치른 바 있다.
이와 관련, 딸 이 씨는 “모녀관계를 모함 또는 비방한 공 작가를 상대로 제기한 명예훼손 혐의 고소사건 등 두 가지 숙제가 아직도 풀리지 않고 있다”며 “생전에 가부간 결론이라도 보고 싶어하는 간절한 소망과 걱정에 연신 눈물만 훔치다 어머니가 돌아가셨다”라고 눈시울을 붉혔다.
그는 이어 "어머니가 돌아가시기 전에 죽으면 제삿밥 차려줄 자식이 있으면 좋겠다는 말씀을 하셨다"며 "앞으로 어머니의 소망을 받아, 가족들과 협의를 거쳐 어김 없이 추도 예배를 드리도록 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빈소는 전주병원 별관 특실(상주 이민주)에 마련돼 있으며, 발인은 4일 오전 9시, 유해는 故 김복동 할머니가 묻힌 천안 '망향의 동산'에 안장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