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전날 TV로 중계된 3.1절 100주년 행사까지 지켜봤던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곽예남 할머니가 2일 오전 생을 마감했다. 지난 2015년 12월 폐암 4기로 3개월 시한부 판정을 받은 이후, 무려 만 3년하고도 2개월을 더 살았다.
일본의 사죄를 고대하다 끝내 마지막 소원을 이루지 못한 채, 병고 끝에 운명한 것이다. 이제 위안부 피해자 중 생존자는 22명으로 줄어들었다. 시간이 흐를수록 생존자수는 세월의 흐름보다 한결 빠른 속도로 급감할 것으로 보여 안타까운 심정을 더하고 있다.
지난달 故 김복동 할머니의 뒤를 이어 이날 운명한 곽 할머니의 생애는 좀 특별하다. 전남 담양에서 태어난 그는 1944년 봄, 아침나절 동네 뒷산에서 나물을 캐고 있다가 난데 없는 변을 당하게 된다.
중국으로 강제 호송된 그는 1년반 가까이 일본군 ‘위안부 생활’을 하게 되고, 해방 후 고국에 돌아가고 싶었지만 여의치 않아 오랜 동안 뜻을 이루지 못하고 중국에서 방황해야 했다. 이후 MBC 방송국과 한국정신대연구소의 도움으로 2004년 극적으로 대한민국 국적을 회복, 귀환하면서 가족을 만날 수 있었다. 60년 만에 돌아온 고국에서 형제, 자매들을 만났지만, 부모님은 이미 돌아가신 뒤였다.
이후 지난해 8월 여목사인 이민주 씨를 수양딸로 삼게 되었으나, 명예훼손 혐의로 소설가 공지영 작가를 고소하는 등 불편한 상황을 겪어야만 했다.
조카 이관로 씨는 “공 작가가 이 목사의 페이스북 게시물에 ‘성기봉침’ 댓글을 달았다”며 “어떻게 위안부 피해자 할머니를 상대로 그런 행동을 할 수 있느냐”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