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이정민 기자] “대전 베이스볼 드림파크(이하 대전야구장)이 어디로 결정되든 엄청난 반발이 일어날 겁니다”
여론전에 휩싸인 대전야구장의 후폭풍이 우려되고 있다. 각 자치구가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어 선정 이후에도 잡음이 끊이지 않을 것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각 자치구에 따르면 ▲동구 대전역 선상야구장 ▲중구 부사동 한밭종합운동장 ▲유성구 구암역 인근 ▲유성구 용계동 서남부스포츠타운 ▲대덕구 신대동 인근 등 5곳을 대전야구장 신축 후보지로 검토 중인 대전시는 이달 안으로 최종 결과를 발표한다.
발표가 임박해지자 허태정 시장의 자제 당부가 무색하게 각 자치구와 정치권이 대전야구장 유치에 사활을 걸고 있다.
대전야구장 시민선호도를 조사한 동구는 여론 몰이에 나섰다.
동구는 지난 2일 대전역, 복합터미널(이하 동구), 중구 성심당, 서구 갤러리아타임월드 등 총 4곳에서 현장 조사 방식으로 시민선호도를 알아본 결과, 총 1387표 중 동구 대전역 일원(640표, 46.2%)이 가장 많은 지지를 받았다고 4일 발표했다.
이뿐만이 아니다.
선봉장 격인 김용원 동구 정책비서실장은 최근 시의회에서 “대전시 야구장 선정이 특정 지역을 염두에 둔 선정기준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벌써부터 볼멘소리를 낸 바 있다.
있는 것도 빼앗길 판인 중구 정치권도 들고 일어났다.
이날부터 5일 간 자유한국당 중구의원들은 시청 앞에서 “허 시장 공약대로 한밭종합운동장에 야구장을 지어라”는 피켓 시위를 벌이고 있다.
중구가 둥지인 이은권 자유한국당 국회의원 역시 지난 달 21일 허 시장을 만나 원안 추진을 강력 요구했다.
집행부 차원에서 공식 유치 움직임이 없는 유성구는 구의원들이 들고 일어났다.
지난 달 28일 유성구의회는 유성IC 등 접근성을 이유로 구암역 인근에 대한 ‘대전야구장 유성구 유치 건의안’을 채택하며 여론전에 뛰어들었다.
대덕구 정치권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
박종래 더불어민주당 대덕구 지역위원장은 “대덕구 인구 유출이 심각하다”며 신대동 유치를 허 시장에게 직접 건의했다.
과열된 유치전에 시청 안팎에선 “대전야구장이 건널 수 없는 강을 건넜다”는 촌평을 내놓는다.
원안 한밭종합운동장이 아닌 곳에 야구장이 선정될 경우 중구의 엄청난 반발이 예상된다. 반면, 다른 지역에 선정되더라도 균형발전 등을 내세운 타 자치구의 불만이 끊이질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대전시 한 공무원은 “허태정 시장이 후보시절 때부터 대전야구장을 면밀히 검토, 후보지를 선택‧발표했어야 하는 게 아닌가”라며 “유치전이 과열 양상을 띠고 있는 가운데 어느 곳이 선정돼도 그 후폭풍은 허 시장과 대전시정이 감당해야할 것 같다”고 바라봤다.
한편, 대전시는 지난달 18일 대전야구장 후보지 선정 기준으로 ▲입지환경 ▲접근성 ▲사업 실현성 ▲도시활성화 ▲경제성 등 5개 평가항목을 발표했다.
당시 한선희 시 문화체육관광국장은 “새 야구장의 최종 후보지가 투명하게 선정될 만큼 결과에 깨끗하게 승복하는 시민의식과 화합의 마무리가 필요하다”고 강조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