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기자 눈]현대차 10조 5000억 배팅 유감
[시민기자 눈]현대차 10조 5000억 배팅 유감
  • 홍경석
  • 승인 2014.10.13 10:2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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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홍경석 수필가
[굿모닝충청 홍경석 수필가]모처럼 쉬는 날이었다. 그러나 늘 그렇게 없이 사는 서민으로선, 더욱이 아내가 아파서 두 번의 수술을 받느라 적지 않은 빚을 지고 있는 나로선 모처럼의 휴일조차 아무런 의미가 없었다.

따라서 오전엔 투잡을 하고 있는 직장에 나가 일을 하고 오후 여섯시 경 귀가했다. 그리곤 뉴스를 검색해 보니 아니나 다를까… 정몽구 현대차 그룹 회장이 ‘화제의 인물’로 부각되어 있었다.

그건 모두들 아는 바와 마찬가지로 매물로 나온 한국전력공사 부지를 무려 10조 5천 억 원이나 ‘배팅하고’ 그 땅을 손에 쥔 때문이다. 이에 대하여 세인들도 설왕설래가 끊이지 않자 정몽구 회장은 한전부지 매입에 사용하는 10조 5500억 원은 국가에도 기여하는 것으로 생각한다고 밝혔다고 한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내 돈 내 마음대로 쓴다는데야…
하지만 천문학적인 돈을 배팅해 국민 반감의 정점에 선 것을 보면
국민들은 더 이상의 희망마저 잃은 처연함 떨치기 어려워"

반면 현대자동차 노동조합(현대차노조)은 정 회장의 그러한 ‘무모한’ 한전 부지 매입을 즉각 철회하라고 주장하고 나서 파장이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 노조는 9월 19일 성명서를 내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은 한전 부지 매입을 즉각 철회해야 한다”며 “이는 비상식적인 재벌경영과 황제 경영의 문제점을 극명하게 드러낸 것”이라고 밝혔다는데…
실제로 지인들 역시 이와 관련하여 “하루 벌어 하루 먹는 빈민들도 부지기수인 터에 웬 돈지랄(분수에 맞지 아니하게 아무 데나 돈을 함부로 쓰는 짓을 속되게 이르는 말)인지 모르겠다.”며 혀를 차는 이들도 적지 않았다.

그도 그럴 것이 감정가가 약 3조 3000억 원에 불과한 한전 부지를 10조 5500억 원이나 제시하며 인수대상자로 선정됐다는 사실은 향후 어쩌면 승자의 저주처럼 그렇게 현대차 그룹에 심각한 ‘경쟁력 약화’라는 자충수의 부메랑으로 되돌아올 수도 있는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설상가상 이로 인해 현대차 그룹에 대한 국민적 반감과 거기에서 생성된 불매운동까지 겹친다면 이는 그야말로 돈으로 인해 망하는 케이스까지 될 수도 있음은 물론이라 하겠다.
현대차 노조의 이경훈 노조위원장은 “충격적인 한전 부지 매입으로 인해 현대차의 현장 조합원은 경악했다”며 놀라움까지 나타냈다.

몇 달 전에 일독한 ‘허삼관 매혈기’를 보면 오로지(!) 가족들과 먹고 살고자 자신의 피를 파는 허삼관과 그의 지인들이 등장한다.
물론 그 책은 중국인과 중국을 무대로 하고 있다. 그래서 말인데 우리나라도 중국처럼 매혈이 가능하다면 피를 팔고자 나서는 이들이 어찌 한 둘뿐이랴! 대한민국은 사회주의 국가가 아닌 자본주의 국가이다.

따라서 내 돈 내 마음대로 쓴다는 데야 딱히 딴지를 걸 필요는 없으리라. 그렇긴 하더라도 천문학적인 돈을 배팅하여 국민적 반감의 정점에 선 정 회장을 보노라면 갑 당 2000원씩 올리겠다는 담뱃값만으로 충분히 뿔이 난 국민들은 더 이상의 희망마저 잃은 흡사 표류선(漂流船)의 난민들 같다는 처연함을 못내 떨치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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