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최수지 기자] "야한 이야기 하자. 알몸 사진을 보내달라."
A군은 최근 익명의 상대와 대화를 나누는 채팅방에 들어갔다가 은밀한 제안을 받았다. 자신을 여자라고 밝힌 상대방은 A군에게 "심심하면 야한 얘기 하자. 알몸 사진을 보내달라"고 요구했다.
또 대화 도중 상대방은 음란행위가 담긴 사진을 보내며, A군에게도 음란행위가 담긴 동영상을 요구했다. 호기심이 동한 A군은 상대방에게 자신의 음란행위가 담긴 영상을 전송했다. 이어 상대방은 한 음란 방송 인터넷 페이지에 들어가보라며 유도했다.
호기심이 동한 A군은 상대방이 권유한 인터넷 페이지에 접속했고, 그 순간 그의 핸드폰에 저장된 모든 정보가 상대방에게 넘어갔다.
정보를 입수한 상대방은 "당신의 지인 연락처를 알고 있다. 동영상이 유포되고 싶지 않으면 돈을 보내라"고 협박했다.
스마트폰 이용이 활발하고 성적 호기심이 높은 10대 청소년들이 몸캠피싱 범죄의 표적이 되고 있다. 몸캠피싱 범죄의 경우 피의자 대부분이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아 검거도 쉽지 않기 때문에 주의가 요구된다.
몸캠피싱이란 스마트폰 채팅 앱 등에서 범죄 피의자가 피해자에게 음란채팅을 권유해 얻은 알몸 사진·동영상을 유포하겠다며 피해자를 협박해 금품을 뜯어내는 범죄를 말한다.
특히 최근 스마트폰의 대중화로 악성코드 등을 이용해 주소록 등 스마트폰 안의 모든 정보를 해킹해 협박하는 지능형 범죄로 진화하고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경찰청 통계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몸캠피싱은 지난 2015년 124건에서 지난해 1406건으로 약 12배가량 증가했다. 대전지역에서도 지난 3년간 69건의 몸캠피싱 피해가 접수됐다.
특히 사이버보안협회에 따르면 몸캠피싱 피해자의 청소년 비율은 40% 이상에 육박한다.
스마트폰 이용률이 높고 호기심이 왕성한 청소년이 단순한 호기심에 자신의 성기 등을 찍어 사진이나 동영상을 전송하는 경우가 많아서다.
하지만 청소년들 사이에서는 “자신의 성기 등을 찍은 사진을 보내 몸캠피싱에 당했다”는 수치심에 신고를 꺼리는 경우가 많아 사실상 피해 규모는 통계보다 클 것이란 추정이다.
또 문제는 몸캠피싱의 경우 경찰에 신고해도 범인을 잡기 쉽지 않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범죄 피의자들이 대포폰을 사용하거나, 해외에 있는 경우가 많아서다.
게다가 최근 범행 수법도 더욱 진화하고 있다. 청소년의 경우 부모에게 그 사실을 알려 돈을 갈취하거나, 피해자 주변 사람들에게 제2의 협박을 하는 사례도 확인되고 있다.
경찰은 이 같은 몸캠피싱 범죄 예방을 위해 스마트폰 환경설정을 통해 출처를 알 수 없는 어플의 설치를 차단하고 알지 못하는 사람과 채팅에 주의를 당부했다.
또 범죄 피의자들의 송금요구에 응해 돈을 전달해도, 약속을 지키지 않고 추가로 금전을 요구하는 경우가 많기에 금전을 송금해서는 안 된다.
경찰 관계자는 “만일 몸캠피싱 범죄에 걸려들었다면, 협박 문자나 전화를 받은 화면을 캡쳐하는 등 증거자료를 준비해 바로 경찰서에 신고해 주길 바란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