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당진=김갑수 기자] 광주학생항일운동(1929년 11월 3일)보다 무려 10년이나 앞선 충남 최초의 학생 주도 만세운동이 11일 당진시 면천면에서 재현됐다.
시에 따르면, 지금으로부터 100년 전인 1919년 3월 10일, 원용은(17)과 박창신(19) 등은 일제의 봉천 전투 승리 기념일에 맞서 목이 터져라 대한독립만세를 외쳤다. ‘면천보통공립학교 3.10 학생독립만세운동’(만세운동)이 벌어진 것이다.
면천보통학교 4학년에 재학 중이던 원용은은 3.1운동을 목격하고 당진으로 내려와 동급생 박찬신, 4학년 급장이었던 이종원을 비롯한 90여 명의 학생들과 함께 면천면 동문 밖 골짜기부터 태극기를 흔들며 학교 정문까지 행진했다.
이후 주재소로 향하던 학생들은 총과 칼로 무장한 일본 경찰들에게 태극기와 깃대, 만장을 빼앗겼으며 사방으로 흩어졌다.
만세운동을 주도했던 원용은과 박창신은 이틀 뒤 체포 돼 공주형무소에서 4개월 간 옥고를 치렀으며 학적까지 말소되고 말았다.
당진에서는 기념사업회를 중심으로 지난 2007년부터 매년 3월 10일을 즈음해 만세운동 재현행사를 열어 학생들의 독립운동 정신을 계승해 오고 있다.
이날 행사는 특히 100주년을 기념해 그 어느 해보다 다채롭게 진행됐다. 기념식에 이어 면천초등학교에서부터 기념공연까지 재현행사가 진행됐으며 원용은·박창신·이종원에 대한 추모비 제막식도 이어져 의미를 더했다.
시 관계자는 “일제는 민족정신을 말살하고 식민지 교육을 주입하기 위해 조선왕조의 상징적 의미가 담긴 면천읍성 객사를 허물고 그 자리에 면천보통공립학교를 건립했다”며 “현재 학교는 이전됐으며 시가 객사복원을 진행 중”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