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하는 나경원·자유한국당, 제동장치 필요하다
폭주하는 나경원·자유한국당, 제동장치 필요하다
'문재인 대통령 북한 대변인' 발언, 공동체가 용납해선 안돼
  • 지유석
  • 승인 2019.03.12 17:01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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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 연합뉴스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 연합뉴스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북한에 대한 밑도 끝도 없는 옹호와 대변
이제는 부끄럽습니다.
더 이상 대한민국 대통령이
김정은 수석대변인이라는 낯뜨거운 이야기를
듣지 않도록 해주십시오.

나경원 자유한국당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원내 교섭단체 연설 중 내뱉은 말이다. 나 원내대표의 이 발언을 듣는 순간 귀를 의심했다. 

시작은 비교적 점잖았다. 어려운 경제로 인해 힘들어 하는 국민들을 배려하는 모습을 보이면서 정치 본연의 역할을 강조했다. 아래 대목은 특히 인상적이다. 

국민 여러분.
정치의 본질이란 책임과 해결입니다.
문제가 있으면 책임지는 것이 정치고
또 그 문제를 해결하는 것도 정치입니다.

그러나 그 다음부터 나 원내대표의 '입'은 폭주하기 시작했다. 현재 대한민국 국민이 어려움을 겪는 모든 책임은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에 있다는 듯이 말이다. 

나 원내대표의 거침없는 폭주는 현 정부의 대북정책을 비판하는 대목에서 절정에 이른다. 

문재인 정부는 그 동안 분명히
대한민국이 생각하는 비핵화와
북한이 생각하는 비핵화가 다르지 않다고
말해왔습니다.

그렇다면 묻겠습니다.
무늬만 핵시설 폐기와
대북제재 무력화가
바로 문재인 정부의 생각입니까?

북한의 비핵화가 아닌,
조선반도 비핵화가
문재인 정부의 비핵화 플랜입니까?

나 원내대표는 그러면서 청와대 외교안보라인 교체를 촉구했다. 이 와중에  '김정은 수석 대변인' 발언이 불거진 것이다.

참으로 참담하다. 문재인 정부를 향한 거침없는 독설과 야유는 새삼스럽지 않다. 매주 주말 도심 곳곳에서 열리는 극우세력의 '태극기 집회'를 가보라. 나 원내대표 보다 훨씬 더 강한 수위의 발언이 쏟아져 나오다시피 한다. 태극기 집회에서 난무하는 독설에 비하면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양호한 수준이다. 

자유한국당이 제1야당으로서 짊어져야 할 책무는 당연 정부 여당에 대한 견제다. 정부도 야당의 비판을 겸허하게 수용해야 한다.

그러나 자유한국당은 문재인 정부가 심히 못마땅한 듯, 출범 직후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 현 정부의 일거수 일투족에 비판의 수위를 높여왔다. 특히 현 정부의 대북정책에 대해선 두드러질 정도로 엇박자 행보를 보여 왔다. 

이 점에 있어서는 나 원내대표가 '끝판 왕'이다. 나 원내대표는 2차 하노이 북미정상회담이 임박한 시점인 지난 달 12일 미국을 방문했다. 

방미 일정 중간에 나 원내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미·북 정상회담에서 북한에게 지나친 양보를 하게 되면, 북한 비핵화를 불가능하게 만들 것"이라며 정상회담 분위기에 찬물을 끼얹었다. 또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 등 북미 대화에 회의적인 의원을 만나 맞장구를 쳤다.

나 원내대표는 이런 사실이 자랑스러운가 보다. 원내대표 연설에서 이 같은 사실을 스스럼없이 밝히고 있으니 말이다.

최근 미국을 방문한 저는,
미 펠로시 하원의장으로부터
북한이 비핵화(Denuclearization)는 하지 않고,
대한민국의 무장해제(Demilitarization)를
추구하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이야기를 들었습니다.

코리 가드너 미 상원 동아태소위원장은,
북한의 변화가 없는데도
남북경협을 서두르는 한국을 비판하기도 했습니다.

관용은 불관용을 전제로 한다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강력 반발했고, 청와대도 유감을 표시했다. Ⓒ 연합뉴스
나경원 원내대표가 12일 국회 원내교섭단체 대표 연설에서 문재인 대통령을 북한 김정은 대변인이라고 한 발언이 파문을 일으키고 있다.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은 강력 반발했고, 청와대도 유감을 표시했다. Ⓒ 연합뉴스

그간 일련의 행동이 정부·여당에 대한 견제라고 해도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무례하다. 미국의 교육지도자이자 사회운동가 파커 J. 파머는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에서 정치를 "공동체를 창조하기 위한 오래되고 고귀한 노력"이라고 규정했다. 이 같은 지적에 비추어 볼 때, 나 원내대표의 발언은 공동체를 창조하기보다 파괴하는 망발이다. 

더욱 심각한 점은, 거리에 떠돌던 극우 세력의 혐오 발언을 국회로 끌어 들인데 있다. 이는 지만원 류의 '5.18 북한군 개입설'을 국회로 끌어들인 김순례·김진태·이종명 의원 등 이른바 자유한국당 '5.18망언 3인방'에 못지않은 행태다. 

국회의원은 면책특권을 갖는다. 그러나 이건 어디까지나 법적인 영역에 국한된 문제이지 정치인으로서, 더구나 제1야당 원내대표로서 도덕적·정치적 책임에서 자유롭다는 말은 아니다. 

'관용'을 뜻하는 프랑스어 '똘레랑스'는 그 어떤 말과 행동에 무한하게 관대하다는 의미가 아니다. 오히려 '앵똘레랑스'(불관용)를 전제한 개념이다. 무슨 말이냐면, 관용에도 상한선이 있다는 말이다. 이를 테면 반유대주의·신나치 등 사회적 합의를 흔드는 주장이나 주의를 단호히 거부한다는 의미다. 

나 원내대표, 그리고 앞서 극우논객 지만원을 끌어들인 망언 3인방은 우리 사회 공동체가 관용해야 할 한계를 넘어섰다. 이제 더 이상 이런 폭주를 좌시해서는 안 된다. 우리 공동체를 지키기 위해서라도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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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수리 2019-03-13 11:22:47
이건 아니다.
도대체 정부 대변지도 아니고~~
한쪽으로 너무 기우러지면 안된다.

공정 2019-03-13 09:59:26
언론은 공정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제목의 "나경원.자유한국당"을 "문제인(이해찬).민주당(청와대)"으로 바꾸면 아주 잘 맞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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