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민특위 ‘국론분열’ 발언 회오리… 나경원 비판 한시(漢詩) ‘눈길’
반민특위 ‘국론분열’ 발언 회오리… 나경원 비판 한시(漢詩) ‘눈길’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9.03.15 23:37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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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반민특위는 1949년 6월 6일 경찰에 의해 박살났고, 6월 중순에는 국회 프락치 사건으로 반민특위에 힘을 보탤 국회의원들이 줄줄이 잡혀갔다. 6월 26일에는 백범 김구가 안두희의 총에 맞아 서거한다. 바야흐로 반민족행위자들은 다시 물 만난 고기가 됐고, 다시 밝아온 그들의 세상에서 활개치기 시작했다…”

과거 이승만 대통령 시절 반민특위(反민족행위 특별조사위원회)는 이렇듯이 처절하게 붕괴됐다. ‘춘래불사춘(春來不似春)’이라고, 빼앗긴 조국은 찾았으나 봄은 아직 오지 아니하였고, 봄을 부르는 외침은 꽃샘추위에 시들어버렸다.

일제강점기 34년 11개월간 자행된 친일파의 반민족행위를 처벌하기 위해, 제헌국회에 설치됐던 특별기구 반민특위(위원장 김상덕)의 흑역사는 이렇게 제대로 뜻을 이루지 못한 채, 암울한 기록으로 남아 있다. 1948년 8월 설립된 이 기구는, 그러나 채 1년도 채우지 못한 채 이승만 정권에 의해 무참히 짓밟힌 것이다.

이런 반민특위에 대해 자유한국당 나경원 원내대표는, 15일 긴급 의원총회에서 “반민특위 활동이 잘 됐어야 했지만, 결국 국론분열을 가져왔다"라고 거듭 말했다. 전날 최고위원회의 때 발언을 다시 되새김한 것으로, 곧바로 정치권에 메가톤급 회오리를 몰고 왔다. 일제 강점기에 있었던 친일파들에 대한 반민특위의 활동 그 자체가 국론분열을 일으켰다고 해석될 수 있는 왜곡된 주장을 이틀 연속 확인시켜 주고 있기 때문이다.

'반민특위' 와해 후 통분하는 김상덕 위원장을 바라보며, 반민특위 대원이 적었다는 한시가 뒤늦게 SNS를 통해, 현대판 버전으로 새롭게 각색돼 전해지고 있어 눈길을 끈다. 작자 미상이며 7언 절구 형태의 한시로, 작금의 현실정치를 비판하는 메시지가 한문구 곳곳에 고스란히 담겨 있어 인용, 소개한다.

邏京怨已棲契年(나경원이서글년)
서울 거리 돌며 원망하노라 이미 오랑캐 세월에 살고 있는 걸

反旻特僞皆謀毒(반민특위개모독)
하늘을 거역하는 특출한 사기꾼들 두루 독한 음모 꾸미니

還壯恨多鬱火慟(환장한다울화통)
돌아온 장사는 한 많고 울화로 통곡하노라

悖主氣高十盜祿(패주기고십도록)
패악한 임금 기고만장하고 열 도둑은 나라의 녹 받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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