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현우의 마음읽기]지금 이대로의 나는 어떤가요?
[박현우의 마음읽기]지금 이대로의 나는 어떤가요?
  • 박현우
  • 승인 2019.04.10 09:3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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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현우 현우상담심리연구소장] 대한민국 육군으로 복무를 마치고 복학을 한 24세의 성진은 누가 봐도 멋진 청년이다. 그러나 그는 요즘 말 못할 어려움이 있다. 이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것인데 수업시간에 발표를 하려고 하면 가슴이 지나치게 두근거리고 얼굴이 빨개지고 땀이 난다. 그러다보니 발표수업이 있는 날은 이틀 전부터 걱정이 되어서 잠도 잘 안 올 지경이다. 혹여나 이런 자신의 모습이 들킬까봐 밤새 외어서 온 대사를 후다닥 속사포처럼 내 뱉고 발표를 끝내버린다. 그리고는 후회를 한다. ‘이런 바보 같은 놈’이라고.

45세의 미영은 씩씩하게 열심히 살아가는 열혈여성이다. 직장생활도 잘 하고 각종 지역사회의 봉사활동도 틈나는 대로 꾸준히 하며 성격 좋은 사람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그녀에게도 고민이 있다. 멀쩡히 대인관계와 업무를 잘하다가도 보고시간만 되면 다리가 후덜덜 목소리도 떨리며 긴장이 된다. 그러다보니 승진의 기회를 스스로 놓치기도 한다.

이들이 경험하고 있는 어려움을 ‘사회공포증’이라 이른다. 사회적 상황에서 느끼는 불안이 지나쳐 학업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주는 것이며, 이들은 자신의 두려움이 과도하고 비합리적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극도의 불안을 감내하며 견뎌내기도 한다. 대부분의 시간은 문제없이 보내지만 타인의 평가가 적용이 되는 상황에서는 불안과 공포가 자동적으로 작동을 한다.

성진과 미영은 이를 극복해보기로 했다. 우선 나를 괴롭히는 공포상황에서 떠오르는 생각에 주의를 기울여 보았다. 성진은 발표상황이 되면 ‘잘 해야 하는데’ ‘내가 떨고 있는 걸 사람들이 알면 바보 같다고 하겠지?’ ‘완벽하게 못하면 인정받지 못 할텐데’ 라는 생각이 든다. 미영은 직원들 앞에서 보고할 때 ‘실수하면 어쩌지 그럼 망하는데’ ‘멋지게 잘 하지 못하면 무능하다고 여기겠지’라는 생각이 든다. 이들은 성장과정에서 부모에게 온전히 사랑받지 못했던 아픈 기억이 있다. 존재 자체로 사랑받는 수용을 경험한 아이들은 세상을 믿을만한 곳으로 여기고 마음껏 자신을 펼친다. 하지만 성장과정에서 거부나 폭력을 경험한 아이들은 타인으로부터의 애정과 인정을 갈구한다. 왜냐면 낮은 자존감 때문이다.

비합리적인 신념에 브레이크를 걸어야 한다. 완벽하지 않으면 다 실패한 것인가, 너무 높은 기준을 가지고 있지는 않은가, 모든 타인에게 항상 인정받아야 하나, 그래야만 내가 가치 있는 사람이 되는가, 부족한 내 부분만 가지고 전체를 평가하지는 않는가, 등.

자기 자신을 있는 그대로 수용하자. 흠이 없는 사람이 있을 수도 없겠지만 너무 완벽한 사람은 또 매력이 없지 않겠는가. 너무 대단한 사람이 되려고 애쓰지 말자. 부족한 것도 모자란 것도 다 나 인 것을 인정하고 그래도 괜찮은 나, 그대로의 나를 소중히 여긴다면 타인의 시선과 평가로 인해 다리 떨리는 일은 줄어들 것이다. 여기서 중요한 포인트. 내 목소리가 떨리고 가슴이 튀어나올 것 같이 두근거리는 것이 실은 타인에겐 별로 관심거리가 아니라는 것. 사랑받고 인정받고 싶은가? 그렇다면 그 첫 번째 순서는 나에게로부터.

 

박현우

-현우상담심리연구소장 

-교육학 박사(상담전공)

-순천향대학교 출강 

-상담전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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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남도민 2019-04-11 06:16:42
내가 나를 먼저 인정하고 사랑하는 게 우선이라는 것...
공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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