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북을 열며] 정치혐오를 경계한다
    노트북을 열며] 정치혐오를 경계한다
    아수라장 전락한 국회....섣부른 냉소는 금물
    • 지유석
    • 승인 2019.04.26 15:22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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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4일과 25일 국회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언론이 시시각각 전하는 국회 상황은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 YTN
    24일과 25일 국회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언론이 시시각각 전하는 국회 상황은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 YTN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24일과 25일 국회는 전쟁터를 방불케 했다. 비록 현장에 없었지만, 언론이 시시각각 전하는 국회 상황은 아수라장 그 자체였다. 

    발단은 더불어민주당, 바른미래당, 민주평화당, 정의당 등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이 ▲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법(공수처법) ▲ 검경 수사권 조정법 ▲ 선거법 개정안의 신속처리 안건(패스트트랙)에 합의하면서다. 

    여야 4당 합의에 한국당은 거세가 반발하더니, 곧 실력저지에 나섰다. 유승민, 하태경 등 바른미래당 내 바른정당 계 의원도 합세했다. 이 와중에 문희상 국회의장은 성추행 논란에 휘말렸고, 사보임된 바른미래당 채이배 의원은 사무실에 6시간 동안 감금당하는 초유의 일이 벌어졌다. 

    참으로 혼란스럽다. 정치란 타협의 예술이다. 신속처리 안건 중 하나인 선거제도 개혁은 여야 모두에게 사활적 이해가 걸린 문제다. 

    제1야당인 한국당으로선 여야 4당 합의가 못내 못 마땅했을 것이다. 그러나 여야 4당의 '한국당 패싱'은 일정 수준 한국당이 자초한 면이 없지 않다. 

    지난 해 12월 한국당은 여야 4당과 함께 선거제도 개혁에 합의했다. 이 합의안 1항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을 위한 구체적인 방안을 적극 검토한다"라고 적고 있다. 

    이에 대해 한국당은 미온적인 태도를 취했다. 여야 4당은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에 무게중심을 둔 반면, 한국당은 '검토'에 방점을 찍었다. 민주당도 미온적이긴 마찬가지였으나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와 정의당 이정미 대표가 단식까지 하며 강경입장을 취하자 한 발 물러섰다. 

    반면 한국당은 반대 입장에서 한 발자국도 물러서지 않았다. 그러다 민주당이 공수처 설치, 검경수사권 조정 등 개혁입법을 관철하고자 선거법 개정안을 신속처리 안건에 올리기로 야3당과 합의한 것이다.

    극에 이른 한국당의 '안티정치'

    이 지점에서 한국당이 선거법 개정 등 개혁입법에 반대하는 이유를 짚어볼 필요가 있다. 황교안 대표는 23일 의원총회에서 (선거법 개정으로 원내 지형이 바뀌면) 반기업 규제 법안, 귀족노조 우대 법안, 원전 폐기 법안 등 이념 법안이 일사천리로 통과될 것이고 국가보안법을 비롯해 체제 수호 법도 줄줄이 폐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시장경제를 부정하는 개헌이 이뤄질 것"이라고도 경고했다. 또 공수처가 설치되면 "지금 야당만 괴롭힐 것이다. 대통령 말 한마디에 5년 전, 10년 전 과거 사건들을 죄다 끄집어내어 수사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황 대표의 예상이 그대로 이뤄질지는 미지수다. 더구나 한국당으로선 여야 4당의 '한국당 패싱'이 불쾌할 수 있다. 또 '좌파독재'가 실현될 것이란 두려움도 떨치지 못할 것이다. 

    그러나 신속처리안건으로 올라온 개혁입법은 그간 국회가 활발히 논의한 것이고 국민적 관심사도 높았다. 신속처리안건 지정에 대해서도 찬성하는 국민이 절반을 넘는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가 <오마이뉴스> 의뢰로 23일 전국 19세 이상 성인 남녀 504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신속처리안건 합의에 '잘했다'는 긍정평가가 50.9%로 나타났다. 

    이토록 중요한 의미를 가진 입법안을 실력 저지했으니, 한국당은 이에 따른 비난 여론은 감수해야 해야 할 것이다. 이번에 보여준 한국당의 행태는 ‘반정치’다. 

    이 지점에서 독자에게 바란다. 국회에서 벌어진 혼란상을 보고 정치 전반을 혐오하지 말았으면 한다. 여의도 정치판은 그때그때 정치적 이익에 따라 이합집산이 횡행한다. 그러나 정치란 궁극적으로 타협을 이뤄가는 과정이고, 타협은 때론 졸렬하다. 

    무엇보다 미국의 사회운동가 파커 J. 파머의 말을 빌면 정치는 "공동체를 창조하기 위한 오래되고 고귀한 인간적인 노력"이다. 이 모든 혼란상이 더 나은 공동체를 이루기 위한 진통으로 바라봐 주기 바란다. 

    정치 혐오의 궁극적 피해자는 결국 국민이다. 그보다 이번과 같은 반정치적 행위가 벌어지지 않도록 집단이성을 발휘하자. 더 나아가 어렵사리 마련한 개혁입법이 최종 법안으로 확정될 수 있도록 힘을 모으자.

    "제대로 이해한다면 정치는 절대로 게임이 아니다. 그것은 공동체를 창조하기 위한 오래되고 고귀한 인간적인 노력이다. 거기에서는 강자만이 아니라 약자도 번영할 수 있고, 사랑과 권력이 협력할 수 있으며, 정의와 너그러움이 함께 실현될 수 있다."

    - 파커 J. 파머, <비통한 자들을 위한 정치학>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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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갈물빛 2019-04-30 05:34:48
    너나없이 유권자에게 극단적 선택만을 강요하는 정치상황에서... 모처럼 정신 온전한 시각인 것같아 신선합니다. 이런 스탠스가 정상이고 기본임에도 언론 전반은 그렇지 못한 현실이지요. 건필하세요.

    한심한 2019-04-26 20:02:18
    여당 대변인 인가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