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예산=이종현 기자] 경기도 용인에서 살고 있는 방모(73)씨는 지난 28일 가족과 함께 충남 예산 예당호 출렁다리(이하 출렁다리)를 찾았다.
출렁다리가 전국적으로 알려지면서 주말은 물론 평일에도 많은 방문객으로 붐비고 있다.
방씨 가족 역시 수소문을 듣고 출렁다리를 보러왔다.
그러나 방씨는 출렁다리 입구에서 발걸음을 돌렸다. 이유는 무엇일까?
방씨는 거동이 불편해 휠체어를 사용한다.
이날 방씨는 물넘이 공사 현장이 있는 5임시주차장에서 출렁다리 입구까지 딸 도움을 받아 이동했다.
그러나 출렁다리로 가는 길은 험난했다.
먼저 목재로 만들어진 부잔교에서 어려움을 겪었다.
다리 폭이 넓어 휠체어 이동엔 문제가 없었다. 하지만 변수는 오르막길에서 발생했다.
고령자인 방씨가 혼자 힘으로 이동하기엔 쉽지 않았다.
결국 딸과 지나가는 관광객 도움을 받아 오르막길에 오를 수 있었다. 그러나 방씨 표정은 밝지 않았다.
얼마 뒤 방씨 가족은 출렁다리 입구에 도착했다.
하지만 방씨는 출렁다리를 건너지 않기로 했다. 본인 때문에 가족과 방문객에게 피해를 주고 싶지 않았다.
결국 방씨는 가족이 찍은 사진과 영상을 보는 것으로 만족했다.
문제는 주차장으로 돌아가는 길에서 또 발생했다.
방씨는 부잔교 대신 차 길을 택했다.
하지만 출렁다리 입구에서 차 길로 향하는 길이 돌로 되어 있어 휠체어가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발생한 것.
마찬가지로 혼자 힘으론 불가능하다.
결국 방씨는 휠체어에서 내려 가족 부축을 받았다.
방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괜히 가족에게 미안했다"며 "출렁다리 진입로가 고령자나 장애인을 위한 시설이 턱없이 부족해 보였다”고 회상했다.
방씨는 휠체어를 미리 준비했다. 하지만 휠체어를 준비하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굿모닝충청>이 확인한 결과 예당관광지관리사무소에 있는 휠체어는 단 1대 뿐인 것으로 나타났다.
휠체어 1대가 사용 중이면 반납할 때까지 일단 기다려야 한다는 얘기다.
출렁다리가 연일 방문객 기록을 경신하고 있지만, 사회적 약자를 위한 수용 태세는 미흡한 상황이다.
이에 대해 군 관계자는 “추경에서 예산을 확보해 휠체어나 유모차 같은 편의기구를 구입할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