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정종윤 기자] ‘사기’ 논란에 휩싸인 천안 오피스텔 임대위탁관리업체의 대표 A씨가 돌연 잠적했다.
30일 다수 피해자(임대·임차인) 등에 따르면 A씨가 25일 오후 ‘죄송하다’는 메시지를 마지막으로 현재까지 연락두절 상태다.
피해자들은 “A씨가 25일 업체와 계약한 임대·임차인 단체 채팅방에서 ‘1억 8000만 원 정도 들어올 게 있다’며 늦어도 임차인 리스트를 작성해 공개한 뒤 지급해주겠다고 했는데 이날부터 연락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A씨 주변인들도 다 전화기를 꺼놓은 상태”라며 “원만히 해결될 거라 믿었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할지 막막하다”고 울먹였다.
A씨와 연락이 닿지 않는 건 이 업체 직원들도 마찬가지.
직원들은 “(우리와는) 26일까지 연락이 됐다. 오후 3시쯤 밀린 월급을 정산해주겠다고 했는데 이날 5시부터 전화기를 꺼놓은 상태”라며 “집으로 찾아갔는데 만날 수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우리에게도 1억 8000만 원 정도 들어올 게 있다고 말했는데 퇴사한 직원들 밀린 퇴직금만 해도 수 억 원이다. 저 돈으로는 밀린 월급도 감당 못한다”고 덧붙였다.
A씨는 최근 경찰조사를 받은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조사에서 A씨는 전국 각지에 있는 회사 보유 매물을 처분해 변제를 하겠다는 취지의 진술을 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경찰조사 이후 A씨가 돌연 잠적함에 따라 집단 소송을 준비하는 등 불안감은 커지고 있다.
A씨가 운영하는 임대위탁관리업체는 천안시 성정·두정동 일대를 비롯 서울·수원·용인에서 오피스텔을 위탁 관리하면서 집주인과 세입자 사이에서 계약과 관리를 맡아 왔다.
월세를 받기 위해 오피스텔을 사들인 집주인이 세입자를 구하는 것이 번거롭기 때문에 1년에 한 달 치 월세만 관리비로 내면 세입자를 임대관리업체가 대신 구해 월세를 받아주는 방식이었다.
그러나 이 업체는 집주인과는 월세로, 세입자와는 전세로 각각 계약한 뒤 세입자에게 받은 보증금을 다른 곳에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앞서 A씨는 지난 16일 사업차 필리핀에 머물다 귀국해 천안 모처에서 일부 피해자를 만나 공개 사과하고 6월까지 변제를 약속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