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권성하 기자]
3‧1운동 및 상해임시정부 수립 100주년을 맞아 서울 탑골공원과 서대전형무소, 독립문을 시작으로 천안독립기념관과 대전 중구 신채호선생 생가지, 옛 충남도청 등에서 세계평화만세운동을 펼쳐 온 교육사랑신문 학생재능봉사기자단이 지난 4월 27일과 28일 충남 예산 충의사에서 만세운동을 이어갔다.
교육사랑신문 학생기자단의 이번 충의사 만세운동은 윤봉길 의사가 설립한 독립운동단체인 ‘월진회(月進會)’를 선양하고, 제46회 윤봉길평화축제를 전국에 알리기 위해 마련됐다.
충의사는 매헌 윤봉길의사의 영정과 위패를 봉안한 사당이다. 상해 홍커우공원 폭탄의거로 100만 대군도 해내지 못한 항일의지를 단 한 명의 조선 청년이 해냈다며 중국 정부의 격찬을 받았던 윤의사가 태어나서 망명길에 오르기까지 농촌계몽과 애국정신을 고취한 곳이기도 하다.
월진회는 문맹 퇴치, 농촌 부흥, 애국 사상 고취를 목표로 윤의사가 설립한 단체로 농촌과 농민을 살리는 길이야 말로 농업국가였던 조선의 독립을 이뤄낼 수 있다는 매헌의 신념이 담긴 조직이다.
교육사랑학생기자단은 전국 유일의 월진회 청소년단으로서 충의사와 도중도 윤의사생가(광현당), 저한당 등 윤봉길평화축제 현장 곳곳을 누비며 매헌의 애국혼과 나라사랑 정신을 잇는 활동을 선보였다.
특히 올해는 윤의사의 4·29 상해 의거 87주년을 기념하는 동시에 상해임시정부수립 100주년을 맞아 대전‧세종‧충남과 경북 김천 등에서 모인 100명의 교육사랑학생기자들이 매헌의 독립 활동과 농촌계몽운동, 문인활동 등 다양한 업적을 재조명하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학생기자들은 매헌의 애국적 삶을 직접 기사를 쓰고, 삽화를 그려 넣은 8절지 크기의 ‘독립신문’과 ‘매헌신문’을 제작해 200부를 발행해 윤봉길평화축제장을 찾은 전국의 가족 단위 관람객들에게 나눠줬다.
한승희 학생기자(대전동화중3)는 "신문을 만들면서 100년전 그날로 돌아가 독립운동을 하는 느낌이 들었다"며 "축제를 찾은 관람객들에게 윤의사의 거사 소식을 담은 신문을 나눠 주고, 우리가 만든 신문이 행사장 대형 판넬에 크게 걸렸을 때 말 할 수 없는 행복함과 뿌듯함을 느꼈다"고 말했다.
학생기자들은 또 87년 전 윤봉길의사가 상해 폭탄의거를 다짐했던 한인애국단 선언문을 직접 써본뒤 함께 낭독하는 퍼포먼스를 진행했고, 축제 프로그램인 ‘윤봉길 O‧X퀴즈’, ‘뮤지컬 윤봉길’, ‘미션! 평화의 도시락’ 등 크고 작은 공연과 상설 체험 부스에 참여하며 월진회 청소년단의 임무를 수행했다.
박호영 학생기자(대전동화중2)는 "선언문을 써 보면서 나도 과연 조국의 독립을 위해 굳건한 의지를 갖고, 폭탄을 던질 수 있었을까라는 생각이 스쳤다"며 "당연하게 여겼던 모든 것들이 새롭게 다가왔다. 한글로 적힌 간판 가게에서 물건을 사고, 돌아올 집이 있고, 노력하면 상응하는 보답을 받을 수 있는 나라에 살고 있다는 것이 정말 소중한 것임을 깨닫는 순간이 됐다"고 말했다.
학생기자단 세계평화만세운동의 백미는 두 건의 특강이었다. 학생기자들은 첫날 저녁 윤의사가 순국한 일본 이시카와현 가나자와시에서 방문한 ‘윤봉길의사 토모노카이(友の会)’ 회장단과의 간담회를 가졌고, 이튿날 오전에는 홍만표 충남도 아시아팀장(메이지대 행정학 박사)의 ‘세계평화를 위한 학생외교의 나아갈 길’ 특강을 들었다.
특강에 나선 무라타 미츠아키(田村光彰) 회장은 “70대의 전후세대로서 윤봉길 의사의 스토리에 무한한 감동과 함께 전범국의 책임감을 동시에 느낀다. 아시아 평화 공존을 위해 일본의 시민단체도 뜻을 모으고 있다”고 강조했고, 오모리 카즈코(大林和子) 가나자와 자금초합창단 대표는 “젊은 시절 중국 남경을 방문했다가 일본인이 왜 왔느냐는 말을 듣고 일본군의 남경대학살의 존재를 알게 됐다. 이후 남경대학살을 상징하는 자금초(紫金草)를 일본 곳곳에 뿌리 내기게 하는 시민활동에 앞장서면서 세계평화를 희망했던 윤봉길의사를 기리는데 힘을 보태고 있다”고 말했다.
홍만표 박사는 특강에서 “대한민국이 외교권 박탈로 이어진 식민지배의 아픔 속에 태어났지만 오늘을 사는 청소년들이 슬기롭고, 원대한 세계관을 통해 평화공존의 길을 유지하는데 앞장 서길 바란다”며 “교육사랑학생기자들의 발걸음이 2300년 전부터 이어져 온 한일관계를 선린우호의 연결고리가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박규현 학생기자(거창중1)는 "특강을 들으면서 일본에서도 윤봉길의사를 존경하고, 사랑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됐고, 오모리 카즈코 선생님이 코카리나라는 악기로 아리랑을 불었을때가 가장 감동스러웠다"며 "내년에는 더 많은 사람들이 윤봉길평화축제를 찾기를 바라고, 학생기자로서 열심히 홍보를 하겠다고 다짐했다"고 말했다.
권민서 학생기자(대전삼육초6)는 "이번 만세운동에서 가장 놀라웠던 것은 일본사람이 직접 우리에게 일제의 잘못을 사과했다는 것"이라며 "윤의사처럼 밤에 야학을 열고, 독립신문과 매헌신문을 만들면서 사람들에게 윤의사의 애국혼과 대한민국의 탄생과정을 알렸다는 것이 뜻깊었다"고 말했다.
이하린 학생기자(갑천초6)는 "이번 윤봉길축제를 통해 제가 월진회 소년단으로 활동하고 있다는 사실에 자부심을 느꼈다"며 "윤의사가 만드신 독립운동단체가 현재까지 명맥을 이어오고 있다는 사실을 전국의 많은 학생들에게 알리고, 내년 축제에는 더 많은 청소년들이 찾아올 수 있도록 발로 뛰는 학생기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학생기자들은 행사에 참여하면서 그동안 잘못 알려진 폭탄의 실체와 서거 당시의 상황에 복잡한 마음도 토로했다.
박준우 학생기자(대전중2)는 "그동안 도시락폭탄을 던진 것으로 알았는데 수통폭탄이라는 사실을 알게됐다. 당장 내 주변의 사람들에게 왜곡된 사실을 알리고 바로잡는 일에 나서야겠다고 생각했다"고 말했고, 서어진 학생기자(대흥초6)는 "일제가 윤의사를 사형한 뒤 쓰레기장 주변에 묻었다는 이야기를 듣고 너무 화가 났다. 거룩한 희생 속에서 대한민국이 세워졌다는 사실에 다시 한번 고마움을 느꼈다"고 말했다.
윤봉길평화축제 현장에서 펼쳐진 교육사랑학생기자단의 세계평화만세운동에 대해 지역사회와 월진회 원로들의 격려도 이어졌다.
이태복 월진회 회장은 “장부가 집을 나서면 뜻을 이루기 전에는 살아 돌아오지 않겠다(丈夫出家生不還)고 외치고 분연히 독립운동에 몸을 던진 매헌은 불꽃청년이었다. 윤의사의 애국혼을 잇는 월진회에 학생‧청소년들이 힘을 모으고 있어 감개무량하다”고 말했고, 이우재 월진회 명예회장은 “윤의사가 독립운동에 나서기 전에 하신 일이 야학과 농촌계몽운동이었다. 학생기자들이 월진회 청소년단으로서 우리 역사를 바로 알고, 더 넓은 세계관을 키우고 있어 든든하다”고 말했다.
김기영 충남도의회 의원(예산군·전 도의회 의장)은 "매헌 윤봉길의사의 애국혼을 잇기 위해 멀리서 학생·청소년들이 찾아와 준 것만으로도 기쁜데 직접 독립신문과 매헌신문을 만들어 배포하는 일에 크게 감동을 받았다"며 "한국을 넘어 세계 속에서 제국주의에 맞섰던 인물인 매헌윤봉길과 월진회를 알리는데 더욱 힘써 달라"고 말했다.
한편, 교육사랑학생기자단(월진회 청소년단)은 오는 8월과 12월 중국 상해와 일본 가나자와에서 각각 ‘거사의길’과 ‘순국의길’ 행사를 펼치고, 윤봉길의사의 나라사랑의 발자취를 좇는 세계평화만세운동을 이어나갈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