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6] 고불의 정신과 위상이 깃든 은행나무와 회화나무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6] 고불의 정신과 위상이 깃든 은행나무와 회화나무
맹사성, 은행나무 아래서 공부하고 후학 가르쳐

국정을 논하고 교유하던 고위 관료 위상 느껴져
  • 장찬우 기자
  • 승인 2019.05.08 10: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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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굿모닝충청 장찬우 기자, 사진=채원상 기자] 아산시 배방읍 중리 맹씨행단 은행나무 두 그루는 현충사 활터에 있는 두 그루와 함께 아산을 대표하는 은행나무이다.

하지만 맹씨행단 은행나무는 단순히 640년 수령이라는 세월의 가치에 앞서 고불 맹사성의 자취가 서려있다는 점에서 특별하다.

고불 맹사성은 이 은행나무 아래에서 스스로 학문에 정진하고, 후학을 양성했다고 전해진다.

은행나무와 유교는 형제처럼 그 의미를 같이 했다.

예로부터 공자가 제자를 가르친 곳을 행단(杏亶)이라 불렸다.

나지막하게 단(亶)을 쌓고 행(杏)나무 심어 놓은 전용 야외 강단을 말한다.

행(杏)은 살구나무와 은행나무를 동시에 나타내는 글자로 풀이하고 있다.

우리나라에서 만들어진 행단에는 어김없이 은행나무가 심어져 있다.

고불 맹사성 또한 이 은행나무 아래서 스스로 학문에 정진했고, 후학을 양성했다고 전해 진다.

은행나무 두 그루 사이에 서서 가만히 눈을 감으면 글 읽는 소리가 낭랑하게 들려오는 착각에 빠진다.

고택의 풍모가 위압적이거나 사치스럽지 않은 소박한 살립집이어서 고불 맹사성의 청렴함이 엿보인다.

하지만 600년을 지켜온 우람한 은행나무에서는 그의 꼿꼿한 자존과 기상을 엿 볼 수 있다.

지정번호 8-91

지정일자 1982년 11월 1일

소재지 아산시 배방읍 중리 300

수종 은행나무

수령 640년

수고 40m/45m

둘레 580㎝/850㎝

 

맹씨 행단의 수문장 회화나무

맹씨행단을 지키는 수문장은 입구에 서 있는 회회나무다.

굽이굽이 봅은 시골길을 따라 배방읍 중리에 있는 맹씨행단을 만날 수 있고 고택 앞을 버티고 서 있는 회화나무를 볼 수 있다.

큰 팔을 쭉 뻗고 버티고 있는 자태를 보고 있노라면 몸가짐을 단정히 하고 방문을 허락 받아야 할 것 같은 위압감마저 든다.

회화나무는 중국에서 들어왔다는 설이 유력하다.

중국에서는 회화나무를 상서로운 나무로 여겨 귀하게 생각한다.

주나라때 회화나무 세 그루를 조정에 심고 삼정승에 해당되는 삼공(三公)이 그 나무 아래서 정사를 돌봤다고 전해진다.

이후 중국에서는 과거에 급제하거나 출세한 관리가 관직에서 물러 날 때 회화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또 군주의 묘에는 소나무, 왕족은 측백나무, 고급관리는 회화나무, 학자는 모감주나무, 서민의 무덤에는 사시나무를 심었다고 한다.

맹씨행단은 고불 맹정승 뿐 아니라 삼정승이 구괴정을 짓고 국정을 논하고 교유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맹씨행단에 심어져 있는 은행나무가 학자로서 맹사성을 상징한다면, 구괴정에 심겨진 아홉그루의 느티나무와 회회나무는 고위 관료 반열에 오른 맹사성의 위상을 말해주고 있다.

이처럼 우리네 조상들은 나무 한 그루를 심는데도 심오한 의미와 교훈을 부여했다.

 

지정번호 8-16-3-318

지장일자 1982년 11월 10일

소재지 아산시 배방읍 중리480-4

수종 회화나무

수령 347년(2019년 기준)

수고 24m

나무둘레 120㎝

 

*[나무, 천년의 세월을 담다]는 충남도청 지원을 받아 제작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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