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서산=김갑수 기자] 충남 서산시 대산석유화학단지(대산단지)에서 잇따라 사고가 발생해 시민들의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지난 달 18일 서산시 지곡면 화천리 도로상에서 23.5톤 탱크로리에 실려 있던 페놀 약 100리터가 유출된데 이어 17일과 18일에는 한화토탈 SM(Styrene Monomer) 탱크 과열로 유증기가 유출돼 근로자와 주민 등 262명이 병원 치료를 받는 사태까지 발생한 것.
게다가 지난해에만 ▲1월 롯데케미칼 1급 발암물질 벤젠 누출 ▲2월 한화토탈 거대 화염 발생 ▲5월 LG화학 폭발음과 검댕이 누출 ▲8월 현대오일뱅크 유해 유증기 누출 ▲11월 KCC 화재 등 각종 사고가 발생하며 대형 참사 가능성에 대한 주민들의 우려는 정점으로 치닫고 있다.
특히 이번 사고로 인한 악취가 대산읍은 물론 서산시내까지 퍼진 것으로 전해지면서 시의 대응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안내문자 하나 없었다”는 것이다.
한 시민은 시 홈페이지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리고 “계속 이상한 냄새는 나고, 시내권에 있는 모든 시민들도 불안에 떨고 있는데 그냥 공지 하나 띄우고 끝인가?”라며 “재난문자라든지 안내문자 하나 없고…근거리에 있는 시민에게만 문자를 보낸 것 같은데, 이미 오후부터 시내권에서도 냄새가 계속 났다”고 불만을 토로했다.
또 다른 시민은 “1차적으로 사고를 막을 수 없었고 유해물질이 유출되는 상황을 막을 수도 없었다면 2차적으로는 그 상황을 전달해 시민들의 위험한 환경에 노출되지 않도록 했어야 했다”며 “왜 사고 소식을 뉴스에서 들어야하고 많은 염려와 의심을 품고 있어야 하나?”라고 개탄했다.
지역 정치권과 환경단체 역시 이번 사고를 계기로 근본적인 조치가 필요하다는데 한 목소리를 내고 있다.
충남도의회 장승재 의원(민주, 서산1)은 “재난 컨트롤타워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 것 같다. 지난 번 페놀 유출 사고가 났을 때도 (주요 업체들에게) 맹정호 시장이 단단히 얘기한 것으로 아는데 또 다시 사고가 발생했다”며 “이번에는 시내권 주민들까지 악취를 맡아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서산시의회 장갑순 의원(부의장)은 “작년 이맘때에도 LG화학에서 폭발이 발생, 피해가 컸다. 시의회 차원에서 관련 성명서 발표를 준비하고 있다”며 “대산단지로 인한 주민들의 피해가 심각한 상황이다. (권한을 가지고 있는) 환경부나 충남도가 특단의 대책을 내놓아야 할 때”라고 주장했다.
서산시민사회환경협의회 이백윤 운영위원은 “가장 중요한 것은 한화토탈 사측이 성실하게 임해 파업사태가 빨리 마무리되도록 해야 한다. 저희는 기본적으로 이번 사태의 책임이 사측에 있다고 보고 있다”며 “비숙련자 투입과 작업허가서 남발 등 막무가내식 공장 가동이 더 이상 유지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내일(20일) 오전 서산시장이 대산단지 입주업체 관계자들을 불러 대책회의를 한다고 하는데, 지난 번 페놀 유출 사고와 마찬가지로 면죄부를 주는 방식으로 끝나선 안 된다”며 “(조례에 의해) 관련 위원회를 구성하고도 ‘환경부가 화학사고가 아니라고 했다’는 이유로 회의를 열지 않고 있다”고 문제를 제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