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북을 열며] 황교안 동성애 발언, ‘퇴행적 시그널’
    [노트북을 열며] 황교안 동성애 발언, ‘퇴행적 시그널’
    분열 정치 조장 우려 등 미묘한 파장 몰고 와… 거센 후폭풍 예상
    • 지유석
    • 승인 2019.05.19 19:15
    • 댓글 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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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 대표는 17일 오후 세종시청 인근 모 카페에서 '세종맘과의 간담회' 행사에 참석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발언을 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황 대표는 17일 오후 세종시청 인근 모 카페에서 '세종맘과의 간담회' 행사에 참석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발언을 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매년 5월 17일은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이다. 이날 대만 입법원은 동성결혼 합법화 법안을 통과시켰다. 이로서 대만은 아시아에서 동성결혼을 합법화 한 최초의 나라로 이름을 올렸다. 

    한편 같은 날 서울동부지법 민사21부는 장로회신학대학원 학생 4명이 학교 법인을 상대로 낸 징계처분 효력정지 가처분 소송을 인용했다. 

    이 학생들은 지난 해 5월 17일 성소수자에 대한 연대의미로 무지개색으로 옷을 맞춰 입고 예배에 참석했다가 학교로부터 정학 등 징계처분을 받았다. 특히 보수 개신교를 주축으로 한 반동성애 진영은 장신대를 강도 높게 압박했다. 그러나 법원은 학생들의 손을 들어줬다. 

    국내외를 막론하고 '국제 성소수자 혐오 반대의 날'에 의미 있는 사건이 벌어진 셈이다. 그러나 같은 날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는 '동성애 반대'를 외쳤다. 

    충청권 민생·투쟁 대장정 중인 황 대표는 17일 세종특별자치시를 찾았다. 황 대표는 이날 오후 세종시청 인근 모 카페에서 '세종맘과의 간담회' 행사에 참석했다. 

    황 대표는 이 자리에서 "개인적으로도, 정치적 입장에서도 (동성애에) 반대한다"고 말했다. 또 다음 달 1일 진행 예정인 퀴어문화축제에 대해선 "축제를 보고 정말 놀랐다. 현장 가서 보지는 않았지만 우리 사회가 받아들이기 어려운 이런 축제가 벌써 십 수년째 계속되고 있다"며 부정적인 견해를 드러냈다. 

    정치권에선 종종 '동성애'를 두고 논란이 불거지곤 했다. 2017년 대선 당시 후보 초청 토론회가 대표적이다. 당시 홍준표 새누리당 후보는 문재인 더불어민주당 후보를 향해 단도직입적으로 "동성애에 반대하느냐?"고 물었다. 

    문 후보는 주저 없이 "그렇다"고 답했다. 이어 "동성애를 좋아하지 않는다. (동성애) 합법화에 찬성하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이 발언 이후 문 후보는 성소수자 인권단체의 반발에 직면했다.

    황 대표의 동성애 반대 발언은 지지층을 겨냥한 발언으로 보인다. 간담회 자리엔 세종시 기독교연합회 임공열 회장 등 개신교 목회자들이 참석했다. 

    지지층 향해 보낸 ‘시그널’, ‘부메랑’ 되려나

    기독교대한침례회 협동전도사로 시무한 이력의 소유자인 황 대표는 보수 개신교로부터 두터운 신임을 받고 있다. (황 대표의 부인 최지영 씨는 천안 개신교계 대학인 나사렛대 교수이며 복음성가 가수로 활동 중이다)

    보수 개신교는 최근 몇 년 사이 반동성애에 집중해 왔고, 퀴어축제가 열릴 때마다 맞불집회로 맞서왔다. 따라서 황 대표의 발언은 보수 개신교 지지층을 향한 '시그널'일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취지와 무관하게 황 대표의 발언은 퇴행적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동성애 합법화를 둘러싸고 논란이 첨예하지만, 성소수자 인권을 보호하고 증진해야 한다는 게 전세계적인 흐름이다. 

    미국과 독일은 각각 2015년과 2017년 동성결혼을 합법화했다. 아시아의 경우, 대만의 동성결혼 합법화는 한국·일본 등 다른 나라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무엇보다 '동성애에 반대한다'는 황 대표의 주장은 성립하지 않는다는 점에 대체적인 합의가 모아지는 와중이다. 무슨 말이냐면 동성애는 한 개인의 성적지향이고 정체성이며, 이런 이유로 찬반의 문제는 아니라는 의미다. 

    동성애 문제가 불거진 대선후보 토론회에서 정의당 심상정 당시 후보는 찬반 공방에 대해 "동성애나 성적 지향은 찬성하거나 반대할 문제가 아니라 그 사람의 정체성"이라고 지적한 바 있었다. 

    황 대표는 자유한국당의 전통적 지지기반인 대구·경북을 시작으로 민생 투쟁 대장정 중이다. 황 대표는 대장정 일정을 소화하면서 문재인 정부에 거침없이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그런데 가는 곳마다 논란이 끊이지 않는다. 

    문제는 정치 외적인 면에서 자주 논란을 일으키는데다, 분열을 조장하는 행보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황 대표는 쓰레기 수거 봉사활동을 하면서 안전모를 쓰지 않고 쓰레기차에 올라탔다가 실정법 위반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부처님오신날인 12일 경북 영천 은해사를 찾은 자리에선 불교식 예법을 따르지 않아 논란이 일었다. 그런 황 대표가 이번엔 첨예한 의제인 성소수자 문제를 건드린 것이다. 

    황 대표는 향후 성소수자 인권단체의 반발에 직면할 전망이다. 소셜 미디어에선 황 대표를 성토하는 게시글이 속속 올라오고 있다.  

    온라인매체 <ㅍㅍㅅㅅ>의 편집진인 임예인 대기자는 자신의 소셜 미디어에 "황 대표는 퀴어 축제가 우리 사회가 받아들이기 힘든 행태를 보인다고 했는데, ‘우리 사회’라는 주어에는 실체가 없고 모든 시민의 지성을 하나의 단일개체인 양 격상시킨 것"이라면서 "독단적이고 조금 과장하면 파시즘적 사고"라고 비판했다. 

    황 대표는 간담회에서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을 존경한다고 말해 많은 박수를 받았다. 그런데 링컨은 노예제도를 둘러싸고 남부와 북부가 첨예하게 대립하던 시기에 국정 최고 책임자로서 신생 미 합중국 연방의 유지와 통합을 추구했다. 

    이제껏 황 대표의 행보는 화합 보다는 분열에 더 가까웠다. 황 대표가 링컨을 존경한다고 공개 석상에서 밝힌 만큼, 링컨처럼 진영과 계층 등으로 사분오열된 이 나라를 하나로 모으는데 정치적 역량을 발휘해 주기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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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저도 한말씀 2019-05-20 10:25:53
    성소수자들은 우리주변에 생각보다 많아요. 단지 그들이 이성애자가 아닐뿐이고 커밍아웃하면 따라올 따가운시선등이 두려워 애써 숨기도 산다고 합니다. 경제적으로도 힘드신 분들 많고요.
    저도 성소수자들을 이해하거나 지지하는 입장은 아닙니다.
    그치만 같은 사회구성원으로써 동등한 권리를 누리고 의무를 다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진보 2019-05-20 09:54:17
    진보는 좋은 뜻인데, 여기 굿충이나 지기자에게 어울릴까?
    국익보다는 개인적, 사적 이익 추구적으로 기사를 쓴다는 게 맞을 듯

    동성애 합법화로 망한 경우나 망해가는 경우를 따라가자니..
    모두가 정신 바짝차려야 하는 시대 입니다요!

    인사랑 2019-05-19 22:58:45
    동성애가
    자신이나 국민이나 국가에 주는 좋은점 말해봐라~!! 이걸 인권이라는 이름으로 보편화 시키면 너부터 에이즈로 심판할꺼다!! 똑바로 알고 살자!!

    정신차려 2019-05-19 21:16:24
    찬성의 반대말은 반대이지, 언제부터 찬성의 반대말이 혐오가 되었는가? 헌법상 표현의 자유에 의해서, 동성애를 반대할 권리가 누구에게나 있다! 성적지향이라는 말을 국민적합의 없이 누구 마음대로 말을 만들어내나?

    지나가다 2019-05-19 20:48:06
    솔직히 여긴 너무 진보적으로 기사를 다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