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민주노총공공운수노조 전국집배노동조합 충청지역본부’(아래 집배노조 충청지부)는 20일 오후 비정규직 집배노동자 고 이은장씨가 일하던 공주우체국에서 '과로사 순직인정 및 갑질 책임자처벌 무료노동 즉각중단 결의대회'(아래 결의대회)를 열고 산재인정과 책임자 문책을 촉구했다.
상시계약 집배원으로 일하던 고 이 씨는 13일 숨졌다. 사인은 돌연사. 고 이 씨는 숨지기 전날 ‘우정 9급(집배) 공무원 경력 경쟁채용시험’ 응시원서를 작성한 것으로 알려져 주위를 안타깝게 했다.
이날 결의대회엔 고 이 씨의 어머니 구향모 씨, 친형 이재홍 씨, 태안서부발전 비정규직 노동자 고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가 참석했다. 구 씨는 집회 내내 오열했고, 김 씨는 자주 구 씨를 위로했다.
집배노조 충남지부는 "하루 배달한 우편물량은 이동거리가 많은 농촌지역임에도 하루 1,200여건 정도로 집배원 평균물량(1000건)보다 많은 것으로 밝혀졌다. 더욱 심각한 것은 오전 8시에 출근하여 오후 6시에 퇴근한 것으로 기록되어 있지만 퇴근 등록을 하고도 퇴근하지 못한 채 무료노동을 감내해야 했다"며 공주우체국을 규탄했다.
충남지부는 또 "상사가 개인적인 이삿짐 나르기, 사택에 기르는 개 사료 및 개똥 청소를 시켰고 그에 힘들어 했다는 주변 증언이 잇따르고 있다"며 갑질 의혹도 제기했다.
이태의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은 "고 김용균 유족과 문재인 대통령을 만났었다. 문 대통령은 일하다 죽는 이들이 없게 하겠다, 사망사고 생기면 기관장 문책하겠다고 약속했다"며 "공주우체국장, 우정사업본부 본부장이 유족 앞에 사과하고 책임지겠다 약속했냐?"며 우정 당국에 책임을 물었다.
결의대회 중간 고 이 씨의 유족과 김미숙 씨는 오형근 공주우체국장 면담을 요구하며 공주우체국으로 진입했다. 이태의 공공운수노조 부위원장, 김재천 집배노조 사무국장 등이 유족과 동행했다.
이 위원장은 오 우체국장에게 고 이 씨 유족과 함께 진상규명 조사단을 구성하는 한편 우정사업본부에 순직인정을 받겠다는 방침을 밝히면서 고인이 어떤 노동조건에서 일했고, 어떻게 죽음에 이르게 됐는지 진상규명하는데 협조할 것을 촉구했다.
이어 재발 방지 대책을 마련하고, 이 모든 과정을 유족에게 숨기지 말 것을 주문했다. 오 우체국장은 이 같은 요구에 협조의사를 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