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어머니의 눈물, 어머니의 위로
[포토에세이] 어머니의 눈물, 어머니의 위로
고 김용균 어머니 김미숙 씨, 고 이은장 씨 어머니 구향모 씨
  • 지유석
  • 승인 2019.05.21 20:4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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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일 오후 비정규직 집배노동자 고 이은장씨가 일하던 공주우체국에선 '과로사 순직인정 및 갑질 책임자처벌 무료노동 즉각중단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결의대회엔 고 이 씨의 어머니 구향모 씨(왼쪽)가 참석했다. 구 씨는 결의대회 내내 통곡했고, 고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오른쪽)는 구 씨를 달랬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20일 오후 비정규직 집배노동자 고 이은장씨가 일하던 공주우체국에선 '과로사 순직인정 및 갑질 책임자처벌 무료노동 즉각중단 결의대회'가 열렸다. 이날 결의대회엔 고 이 씨의 어머니 구향모 씨(왼쪽)가 참석했다. 구 씨는 결의대회 내내 통곡했고, 고 김용균 씨 어머니 김미숙 씨(오른쪽)는 구 씨를 달랬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지난 해 12월 김미숙 씨는 태안서부발전에서 일하던 아들 김용균을 잃었다. 당시 나이 스물 넷. 

채 반년이 지나지 않아 구향모 씨는 공주우체국에서 일했던 이은장을 잃었다. 당시 나이 서른 다섯.

고 김용균과 고 이은장 모두 비정규직 노동자였다. 고 김용균은 분진이 날리는 작업장에서 홀로 일하다 참변을 당했다. 고 이은장은 정규직이란 단 하나의 희망을 이루기 위해 격무를 감내하다 돌연사로 숨졌다. ‘우정 9급(집배) 공무원 경력 경쟁채용시험’ 지원서 한 장 남긴 채. 

김미숙 씨는 지난 해 말과 올해 초 태안과 서울을 오가며 아들과 같은 죽음이 없게 해달라고 백방으로 호소했다. 그럼에도 채 6개월이 지나지 않아 비정규직 집배노동자가 돌연 세상을 떠났다.

구향모 씨는 20일 오후 아들이 일하던 공주우체국을 찾았다. 마침 현장에선 동료 집배노동자가 산재인정과 책임자 문책을 촉구하는 결의대회를 열고 있었다. 

구 씨는 결의대회 내내 '불쌍한 우리 아들 어떻게'하고 통곡했다. 5개월 전 아들을 떠나보낸 김미숙 씨는 구 씨의 곁에서 그를 끌어안고 달랬다. 

소설가 김훈 작가는 건설현장에서 추락사고가 빈발하자 <한겨레> 5월 14일자 기고문을 통해 이렇게 일갈했다.

"돈과 기술이 넘쳐나도 한국 사회는 이 문제를 바로잡을 능력이 없다. 내년에도 또 270~300명이 떨어진다. 이것은 분명하다. 앞선 노동자가 떨어져 죽은 자리에 다른 노동자가 또 올라가서 떨어진다. 작년에도 그랬고, 재작년에 그랬으니, 내년인들 무슨 수가 있겠는가."

비단 건설현장 뿐만 아니다. 거의 모든 산업현장 비정규직 노동자의 처지도 크게 다르지 않다. 6개월이 채 안되는 기간 동안 20대와 30대 비정규직 노동자 둘이 차례로 세상을 떠났고, 아들을 떠나보낸 어머니들은 눈물만 삼킨다. 

우리 사회에 묻는다. 이 문제를 바로잡을 능력이 정말 없단 말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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