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본질 훼손한 채 결집에만 골몰한 한국당 장외투쟁
정치 본질 훼손한 채 결집에만 골몰한 한국당 장외투쟁
[분석] 황교안 대표 민생·투쟁 대장정이 우리 정치에 던진 고민
  • 지유석
  • 승인 2019.05.27 14:00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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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도로에선 자유한국당 6차 장외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에선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태극기 부대'가 다수 참여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25일 오후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 앞 도로에선 자유한국당 6차 장외집회가 열렸다. 이 집회에선 태극기와 성조기를 든 '태극기 부대'가 다수 참여했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25일 6차 장외집회를 끝으로 황교안 자유한국당 대표의 민생 투쟁 대장정은 일단락됐다. 황 대표의 행보에 대해 대체적으로 지지층 결속에 성공했다는 평가다. 

문제는 확장성이다. 민생 투쟁 대장정을 마감하는 장외집회는 오후 6시 30분이라고 예고된 상태였다. 그런데 지지자들은 몇 시간 전부터 자리를 잡고 황 대표와 나경원 원내대표의 등장을 기다리고 있었다. 

집회 시간이 다가오면서 인파는 늘어나기 시작했다. 한국당 지역당 팻말이 눈에 띠었고, 태극기와 성조기를 동시든 지지자도 많았다. 

한국당 의원들도 속속 현장으로 오기 시작했다. 5.18 망언 3인방 중 한 명인 김순례 의원, 그리고 세월호 망언으로 물의를 일으킨 차명진 전 의원도 모습을 보였다. 

집회 시작을 기다리는 동안 한국당 지지자들은 거침없이 속내를 드러냈다. 한 50대 남성 지지자는 세월호에 강한 거부감을 드러냈다. 그 이유를 묻자 "하도 우려먹어서 지겹다"고 답했다. 이 말은 귀에 익숙하다. '징하게 해X 먹는다'는 차 전 의원의 망언과 맥이 닿아 있어서다. 

뿐만 아니라 또 다른 50대 여성 지지자는 세월호 리본을 단 행인을 향해 거칠게 반응했다. 실제 세월호 리본을 달고 현장을 지나다 '태극기 부대'에게 봉변을 당했다고 주장하는 시민도 속속 나왔다. 

한국당 지지자 정서가 다 이 두 사람 같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나 세월호와 관련해서 일정 수준 차 전 의원과 정서를 공유한다고 볼 수 있는 대목이기도 하다. 현장에 차 전 의원이 모습을 드러낸 걸 보면, 시간이 지나 슬그머니 정계 복귀를 시도할 것이란 인상도 지울 수 없다. 

6차 장외집회에서 황 대표와 나 원내대표는 문재인 정부의 실정을 부각시키며 '독한' 말들을 쏟아냈다. ‘지지층 결속용이다’, 혹은 ‘근거 없는 비판이다’는 평가가 나올 수 있지만, 제1야당으로서 정부 실정 비판은 고유 영역이라 할 수 있다.

그러나 한국당이 세월호 참사가 역겹다느니, 세월호 리본을 단 시민을 향해 공격적인 성향을 보이는 이들을 지지기반으로 한다는 건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20%대 머무는 지지율, 자승자박?

25일 열린 자유한국당 6차 장외집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연설하고 있다. 황 대표 뒤로 태극기와 성조기가 보인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25일 열린 자유한국당 6차 장외집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연설하고 있다. 황 대표 뒤로 태극기와 성조기가 보인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세월호 뿐만 아니다. 5.18광주민주화운동을 폄훼하는 극우 성향 단체 역시 한국당 지지기반의 중요한 한 축이다. 요약하면 한국당과 '태극기 부대'가 요사이 유행하는 말로 '동기화'된 셈이다. 그리고 황 대표의 민생 행보는 이 같은 동기화를 가속화했음은 부인하기 어렵다. 

정치는 두 가지 측면에서 펼쳐진다. 하나는 지지층 결집, 또 하나는 외연확장이다. 지지층 결집의 측면에서 볼 때 황 대표의 민생 투쟁 행보는 합격점이다. 하지만 지지층 결집은 늘 한계점에 부딪힐 수밖엔 없다. 

한국당 지지율은 최순실 국정농단이 불거진 시점에서 10%로 떨어졌다가 2019년 2월을 기점으로 20%대를 넘어서기는 했다. 그러나 좀처럼 30%대 까지 치고 올라가지는 못하는 상황이다. 박근혜 전 대통령 집권 당시 줄곧 30%대를 유지해온 점과는 대조적이다. 

그런데 한국당은 지지율이 문제가 아니어 보인다. 어느 나라든 공동체가 관용할 수 없는 최저선을 넘나드는 부류들은 존재한다. 그러나 정상적인 상식이 작동하는 나라에선, 이런 부류들은 어디까지나 지하에서 암약한다. 

반면 이 나라에서는 극우 세력이 제1야당이란 숙주를 입고 서울 도심을 활보한다. 이러다보니 한국당 원내대표가 '달창'이니 하는 막말로 현 정부를 공격하고, 전·현직 의원이 세월호와 5.18을 폄하하는 것이다. 

민생·투쟁 대장정은 일단 끝났다. 그러나 여전히 국회 정상화는 안갯속이다. 황 대표와 한국당이 장외투쟁을 이어나갈 여지도 없지 않다. 

그러나 분명한 건, 황 대표와 한국당이 지지층 결집에만 역량을 집중해선 안 된다는 점이다. 내년 총선 승리 같은 정치적 목적 때문이 아니다. 

정치란 기본적으로 더 나은 공동체를 만들기 위한 노력인데, 황 대표와 한국당의 행태는 정치의 본질마저 훼손하기 때문이다. 한국당 지도부는 정치의 본질부터 재숙고할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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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말씀 2019-05-28 09:14:50
외연성을 확장하려면 그들의 세월호를 향한 정서가 비지지층(나아가 부동층)에게도 통해야 할텐데..
과연 그럴수 있을까요?? 자유한국당 하는 행동은 실망입니다. (공안)검사 출신에 법무부 수장까지 하신 품격있는 양반이.. 에휴 참

굿충 2019-05-27 16:57:42
황교안 인기를 끌어내려 보려고 무척이나 애써는군요.
그렇지만 계속 인기는 상승 중입니다~
그라고 더나은 대한민국을 위해 굿충 기자들도 숙고하며 글을 쓸 순 없을까요

지나가다 2019-05-27 16:02:50
대변인 소리가 왜 나오겠어?
한쪽으로 편향되면 안돼!!!
아주 그길로 나서던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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