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선미의 세상읽기] 한화토탈 증설, 양승조 지사의 치적?
[김선미의 세상읽기] 한화토탈 증설, 양승조 지사의 치적?
대형폭발, 유증기 유출 등 한화그룹 대형 사고 충청권에서 잇달아 발생
  • 김선미 편집위원
  • 승인 2019.05.27 1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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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선미 언론인
김선미 언론인

[굿모닝충청 김선미 편집위원] 한화그룹. 다른 대기업에 비해 충청지역민들에게는 꽤나 친근감 있게 다가오는 기업이다.

그룹 창업주가 충청권과 인연을 가졌고 현 그룹총수인 김승연 회장 역시 충남 천안 출신이라는 이유를 들어 한화그룹을 충청기업으로 여기는 이들도 적지 않다.

한화가 이 같은 지역민들의 마음을 헤아려 지역에 어떤 공헌을 하고 있는지는 잘 모르겠다.

한화그룹, 충청지역민에게 친근감 대신 사고 다발 기업으로 인식
 
민망하게도 충청기업이라는 인식보다는 사고 다발 기업으로 더 많이 기억되고 있다.
지난 2월, 무기류 등을 생산하는 방산업체인 한화 대전공장에서 폭발과 함께 큰 불이 나 3명이 목숨을 잃고 1명이 부상을 입는 등 대형 인명 사고가 발생해 지역사회에 엄청난 충격을 안겼다.

폭발사고는 이날이 처음도 아니었다. 지난해 5월에도 5명이 사망하고 4명이 다치는 등 9명의 사상자를 내는 대형 폭발 사고가 발생했다. 한 사업장에서 9개월 만에 8명이 숨지는 사고가 난 것이다.
 
실제 대전공장은 지난해 폭발사고 직후 노동청의 특별 근로감독 결과 법 위반사항이 무려 486건이나 적발되는 등 안전수준이 최하등급인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상 사업장 전체가 지뢰밭이나 다름없다는 얘기다.

한화 대전공장 안전등급 최하 수준, 폭발사고로 9개월 만에 8명 숨져

같은 사업장은 아니지만 이번에는 충남 서산 대산공단 한화공장에서 대형사고가 났다. 서산 대산읍에 위치한 한화토탈 대산공장에서 지난 17일과 18일 이틀에 걸쳐 스틸렌 모노머 공정 대형 탱크에서 유증기가 유출되는 아찔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주민 1700여 명이 어지럼증과 구토 증세, 안구 통증으로 진료를 받았다. 다행히 대형 인명피해로 이어질뻔한 폭발사고는 막았지만 이 과정에서 회사 측의 사고 늑장보고, 은폐 의혹, 충남도의 안일한 대처 등 갖가지 문제점을 노출시키며 한화그룹과 충남도에 대한 불신감을 키우고 있다.

무엇보다 한화토탈은 사고를 즉각 신고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대형폭발로 이어질뻔한 유증기 유출, 늑장보고에 은폐 의혹까지

1차 사고 소식을 한화토탈이 아닌 노동자로부터 신고를 받았고, 2차 사고의 경우 아예 접수받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화토탈 측이 의도적으로 은폐한 것이 아니냐는 의혹을 받는 이유다.

한화 측은 지난해에도 폭발사고 은폐 의혹이 제기된 바 있다. 이뿐만 아니다. 한화토탈 대산 사업장은 안전사고 다발 사업장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이미 많은 안전사고가 발생한 전력이 있다.

이번 유증기 유출 사고도 공정을 축소하며 발생했다는 보도도 나오고 있다. 기업의 이윤 극대화를 위해 안전시설을 제대로 설치하지 않거나 지침을 지키지 않은 대기업의  민낯이다.

안전사고 다발 사업장 오명, 이번 사고도 공정 축소 과정서 발생

사고 다발에 고의적인 은폐 의혹까지 제기되고 있는 사업장이 공장 증설까지 계획하고 있어 주민들과 지역사회의 불안감을 증폭시키고 있다.

공교롭게도 사고 직전인 지난 4월 양승조 충남지사는 서산시와 함께 프랑스 토탈사와 대산공장에 5년간 5억 달러를 들여 5만700㎡ 규모의 잔여부지에 공장을 증설하는 협약을 체결했다.

당연히 도지사의 외자유치 치적으로 홍보됐다. 하지만 안전관리가 제대로 검증되지도 않고 대형사고가 펑펑 발생하고 있는 상황에서 증설을 강행해야 하는지는 의문이 아닐 수 없다.

충남도는 이번 사고 전에도 이 사업장에서 이미 수많은 사고가 발생한 점을 알고 있었을 텐데 이런 부분을 살펴보기나 했는지 모르겠다. 안전 위험성을 알면서도 증설 계획을 체결했다면 외자 유치에 눈 먼 미필적 고의다.

양승조 지사 공장 증설 협약, 안전관리 위험성 모르진 않았을 텐데

폭발사고로 3명이 숨진 한화 대전공장 측이 제기한 작업중지 명령 해제 요청이 최근 노동청 심의에서 부결됐다. 개선 계획, 안전상 조치 등 재발 방지대책이 ‘많이 미흡’ 하다는 이유에서다.

한화 측은 그렇게 큰 사고를 겪고도 여전히 안전대책에 대해 무감각함을 드러낸 것이다. 평소 관행대로 그 정도 사고는 ‘있을 수 있는 것’이라는 안이함의 발로인 셈이다.

물론 대형사고는 물론 한화토탈만의 문제도 대산지역만의 문제도 아니다. 충남 서부지역은 석유화학단지와 철강특화단지, 석탄화력발전소 등이 밀집한 지역으로 대형 사고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곳이다.

얼마 전에는 당진 현대제철이 맹독성 물질인 청산가리의 원료인 시안화수소를 배출하고도 이를 2년 가까이 숨겨와 지역사회를 발칵 뒤집어 놓기도 했다. 하지만 그 때마다 대부분 미봉책으로 넘어가기 일쑤였다. 한화토탈의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이 미심쩍은 이유다.

주민안전 위해서는 지사가 앞장 서 대기업 정부에 맞설 수 있어야

주민의 안전과 건강권보다 더 중요한 가치는 없다. 지자체가 안전 콘트롤 타워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지 못하면 유해물질이 100도 고온에 '부글부글' 폭발 직전에 다다르며 탱크 밖으로 무섭게 뿜어져 나온 것처럼 성난 민심으로 표출될 수 있다.

충남도와 양승조 지사는 언제까지 안전이 담보되지 않은 수도권의 오염산업 유치를 치적으로 내세울 것인가. 세상이 바뀌고 있다.

이제 지자체도 지역주민의 안전을 위해서는 대기업은 물론 정부와도 맞설 수도 있어야 한다. 그 맨 앞에 행정수장인 도지사가 있어야 함은 물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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