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간, 게놈…그리고 정밀의료] 아이 갖기전 위험성 미리 안다… ‘확장보인자’검사
    [인간, 게놈…그리고 정밀의료] 아이 갖기전 위험성 미리 안다… ‘확장보인자’검사
    1) 착상전 게놈
    • 이병철 마크로젠 수석연구원(KAIST 공학박사)
    • 승인 2019.05.29 09:36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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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6년전, 게놈 프로젝트의 완성물인 ‘표준 유전체 서열’이 발표됐다. 당시 일반인들에게 ‘못 고칠 병이 없을 것 같은’ 첨단의료시대의 도래를 꿈꾸게 한 바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아 보인다. 강산이 한번 이상 바뀔 정도의 기간이 지났지만, 피부에 와 닿을 정도의 혁신이 의료계에 도입된 것 같지도 않다.
    정보통신의 발달에 따른 눈부신 사회변화상에 견주어 보면, 게놈 프로젝트의 성과가 질병치료 등에 미친 영향은 (일반인 입장에서 보면)‘그저 그런 정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게놈이 정밀의료 시대에 필요한 주된 데이터로서 생애전주기에 걸친 의료서비스에 응용이 가능하다는 점은 부인하기 어렵다.
    생물정보학 전문가인 이병철 박사로부터 게놈분석을 통한 ‘정밀 의료’출현 가능성에 대해 들어본다. <편집자주>

     

    이병철
    이병철

    - KAIST 공학박사 (전공: 생물정보학. 2009년)

    - 고려대 생명과학컴〮퓨터학 복수전공 (2003년)

    경력:

    - 2016년11월~현재: 마크로젠 임상진단사업부문 수석연구원

    - 2011년 10월~2016년 10월: SK텔레콤 바이오인포매틱스테크랩 매니저

    - 2009년 9월~2011년 9월: 한국IBM 연구소

     

    부모가 된다는 것은 정말 특별한 경험이다. 하지만 임신해서 아기가 태어나고 또 걷고 말하고 할 때까지 우리 아기에게 혹시라도 무슨 병이 있는 것은 아닌지 걱정하는 시간이기도 하다.

    하지만 희귀병에 대한 위험도를 아기를 갖기도 전에 알 수가 있다면 어떠할까?

    오늘은 이와 관련된 곧 다가올 미래인 확장 보인자검사에 대해서 이야기해 보고자 한다. 우리 나라에서는 결혼 전 배우자가 될 집안에 아픈 사람이 있는지를 서로 알아보고 그것을 근거로 결혼을 할 것인지 아닌지 등을 결정하곤 하였다.

    이러한 행위는 경험에 근거한 것으로 현대적인 관점에서도 납득할 만한 부분이 있는데 왜냐하면 가족 중에 유전병이 있으면 자손에게도 물려질 위험도가 대폭 증가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 발전하는 유전자검사 기술로 인하여 경험에서 이루어지던 영역이 과학 및 의료의 영역으로 넘어오고 있으며 현재는 상당히 넓은 범위의 질환에 대하여 사전적으로 유전질환 위험도를 알아 볼 수가 있게 되었다.

    실제로 임신 계획을 가지고 있던 한 부부가 보인자검사를 통해서 자녀에게 소아 난청이 발생할 위험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알고 아기가 태어난 후 청력 검사에 집중하므로써 성공적으로 치료한 경우가 외국에서 소개된 바 있다. 소아 난청의 경우는 3세 이전에 해야 효과가 있다고 하는데 부모가 사전에 아기의 위험도를 알고 있었기 때문에 적절한 시기에 부모가 검사를 받을 수 있었다. 지금까지 연구된 바에 따르면 유전질환에 대해 사전적 위험도를 알았을 경우 76% 의 부모가 그에 대한 적절한 대응을 할 수 있었다는 보고도 있다.

    미국산부인과학회(ACOG)와 미국임상유전학회(ACMG)는 2017년에 희귀질환과 관련한 권고안을 하나 내었는데 이 권고안에서 낭포성섬유증 (Cystic fibrosis) 과 척수성 근위축증 (spincal musclular atrophy) 에 대해서 임신을 계획하거나 이미 임신한 모든 환자들에게 보인자검사를 권장하였다. 그리고 인종 특이적, 범인종적, 확장보인자 검사 모두에 대해서는 임신 전 모든 환자들에게 정보가 제공 및 상담 되어야 하고 환자 스스로 위험성을 알고 검사를 할지 말지 결정 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권고하였다.

    보인자란 본인에게서는 질환이 나타나지는 않지만 내 후대에서는 나타날 수 있는 유전적 결함을 잠재적으로 가지고 있는 경우를 나타내는 말이다. 보인자 검사는 잠재적 유전원인을 가진 사람들끼리 아기를 낳을 경우의 위험성을 미리 파악하여 대비할 수 있도록 하는 검사인데 유전자 검사기술이 발전하면서 수백 개 이상의 유전자를 동시에 검사할 수 있게 되었고 이를 확장 보인자검사라고 부르고 있다.

    전통적으로는 아스케나지 유대인처럼 희귀질환 비율이 높은 특정 인구집단이나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만 행해지던 보인자 검사가 앞에서 말한 것처럼 모든 사람에게 권고되는 이유는 유전변이에 의해 알려진 희귀질환의 개수가 늘어나고 다른 인종간 결혼이 늘어나는 등의 변화 때문이다. 또 영아사망의 다섯 명중 하나가 희귀질환 때문이라는 보고도 있는 상황이다.

    여러 분자진단 기업들에서는 이미 확장 보인자검사를 진행하고 있고 사람들의 관심도도 높아지고 있다. 이미 미국, 유럽 등의 경우는 상당히 넓게 이러한 서비스가 주목받고 있는데 단적인 예로 안젤리나졸리 효과로 유명한 부인성암 검사 전문 기업 미리아드사는 2018년에 확장보인자검사 전문 회사인 카운슬을 우리나라돈으로 약 4000억원 ($375 million) 에 사들였다. 이 사례를 통해 봐도 보인자 검사의 중요성이 앞으로 더 높아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보인자 검사는 단지 검사 기술만 발전한다고 되는 것이 아니다. 위에서 말한 권고안처럼 병원을 통해 환자들에게 정보가 충분히 제공될 수 있도록 전문적인 유전상담가를 교육하고 관리 할 수 있는 국가의 제도적 지원도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역사, 문화적인 이유로 이러한 검사가 활성화되어 있지는 않았지만 2016년 희귀질환관리법 수립 이후로 희귀질환자에 대한 의료 사각 지역을 해결하기 위해 국가적인 대책이 마련되어 진행되고 있으므로 세계적인 변화 추세에 맞추어 발전해 나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가까운 미래를 상상해 본다. 생명의 가장 첫 시작인 임신과 관련해 사람들이 아기에게 발생할 수 있는 유전적인 위험요소를 국가의 관심과 사회적 안전망 속에서 미리 파악하고, 2세를 계획하고 질병이 있을 것에 대해서는 걱정할 필요가 없는 사회 말이다.

    그리고 이러한 사회를 위한 진단기술은 이미 어느 정도 현실이 되어 우리 옆에 존재하고 있다는 것을 소개하며 이번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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