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용기 “비유가 와전됐다” vs 전우용 “한국당 '갑질'… 궤멸시켜야 할 나쁜 짓”
정용기 “비유가 와전됐다” vs 전우용 “한국당 '갑질'… 궤멸시켜야 할 나쁜 짓”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9.05.31 16: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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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은 31일 충남 천안시 우정공무원교육원에서 열린 당 소속 국회의원.당협위원장 연석회의에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도부로서 더 나은 면이 있다”라고 발언, 논란을 일으켰다.〉 (사진=자유한국당 제공/굿모닝 충청=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자유한국당 정용기 정책위의장의 발언이 31일 도마 위에 올랐다. 더불어민주당 이해식 대변인은 즉각 ‘역대급 망언’이라며 제명을 요구하는 등 발끈했다. “(북한) 김정은 위원장이 문재인 대통령보다 지도부로서 더 나은 면이 있다”고 한 정 정책위의장의 발언이 도를 한참 지나쳤다고 본 것이다.

정 정책위의장은 이날 당 소속 국회의원들과 당협위원장 등이 참석한 연석회의에서 “김영철을 숙청, 김혁철을 처형했고, 동생인 김여정까지 근신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며 “야만성과 불법성, 비인간성만 뺀다면, 어떤 면에서 김 위원장이 문 대통령보다 지도부로서 더 나은 면이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나라를 이끌어가려면, 신상필벌을 분명히 해야 된다”며 “북한 핵미사일, 대미관계, 대일관계가 엉망진창이 됐는데, (문 대통령은) 책임져야 될 사람에게 책임을 아무도 묻지 않고 (책임) 지지도 않고, 오히려 이번에 힘없는 외교부 참사관 한 명만 파면됐다”고 꼬집었다.

이어 “문정인 통일외교안보특보, 서훈 국정원장, 정의용 안보실장, 강경화 외교부 장관을 누가 저쪽처럼 처형하라고 하냐. 책임은 물어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렇게 얘기하는 게 국회의원으로서 치욕스럽지만, 김 위원장이 책임지는 면에서 문 대통령보다 낫다”라고 거듭 강조했다.

‘김정은의 수석대변인’이라고 했던 황교안 대표의 발언보다 수위가 한층 높아진 표현으로, 발언 당사자인 정 정책위의장은 “두 명의 지도자를 비교하려고 한 것이 아니라, 문 대통령이 좀더 잘하라는 뜻으로 쓴 은유적 표현이 엉뚱하게 와전됐다"라고 밝혔다.

황교안 대표는 이날 행사 후 “정 정책위의장의 발언 취지는 정부가 책임감 있게 행동해야 한다, 잘못한 사람들을 적절하게 조치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것”이라며 "그렇지만 부적절하고 과한 부분이 있었고, 이 부분은 송구하다는 말씀을 드린다”라고 밝혔다.

이에 민주당 이 대변인은 세 가지 면에서 정 정책위의장 발언의 문제점을 들추었다.
“첫째, 김 위원장이 하노이 회담 결렬을 이유로 ‘김영철 등을 숙청했다’고 보도한 한 일간지의 기사를 확인도 없이 기정사실화한 것은 공당의 정책위 의장으로서 진중치 못한 경거망동이다.
둘째, 김 위원장이 행했다고 주장되는 ‘숙청’은 민주주의 대한민국의 행정 행위와 직접 비교할 수도 없고 해서도 안 된다. 정 의장은 과연 대한민국의 국회의원이 맞나?
셋째, 김 위원장과 문 대통령을 직접 비교하면서 국민에게 우리의 대통령을 얕잡아 보고, 모멸감을 안겼다. 이는 국민으로부터 용서받지 못할 일이다.”

민평당 김정현 대변인은 "제1야당의 정책위의장이 이런 극단적 막말을 하다니, 자유한국당은 이성을 상실했고 공당으로서 간판을 내려야 할 상태”라며 “수구냉전보수꼴통정당으로서 정체성이 그대로 드러났다”고 비난했다.

이와 함께 역사학자 전우용 교수도 가세하고 나섰다. 그는 “'타도하자'는 '궤멸시키자'와 대략 같은 뜻”이라며 “정부를 향해 '독재타도'를 외친 것도 자한당이고, '김정은이 문재인보다 나은 지도자'라고 주장한 것도 자한당 의원”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정부여당이 '자한당 타도'를 외친 적은 없다”며 “남의 인격은 말살하려 들면서 자기 자존심이 조금만 손상돼도 펄펄 뛰는 사람 많은데, 이런 자들의 일상 행태가 '갑질'”이라고 꼬집었다.

그리고는 “'갑질'은 타도하고 궤멸시켜야 할 나쁜 짓”이라고 일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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