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동 걸린’ 김제동 vs ‘제동 푼’ 대덕구… 아름다운 해법은?
    ‘제동 걸린’ 김제동 vs ‘제동 푼’ 대덕구… 아름다운 해법은?
    • 정문영 기자
    • 승인 2019.06.06 05:46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방송인 김제동 씨의 페이스북 커버 사진 캡처/굿모닝 충청=정문영 기자〉
    〈방송인 김제동 씨의 페이스북 커버 사진 캡처/굿모닝 충청=정문영 기자〉

    [굿모닝충청=서울 정문영 기자]  방송인 김제동 씨의 고액 강연료 문제가 논란이 되고 있다.

    대전 대덕구가 오는 15일 김 씨를 강사로 초청, 한남대학교 성지관에서 대덕구 중·고등학생,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토크콘서트 형태의 '청소년 아카데미'를 개최하는데, 90분 강연료로 1550만 원을 책정한 것을 두고 ‘세금 낭비’라는 비판이 일고 있는 것이다.

    자유한국당 대덕구의회 의원들이 성명을 통해 강하게 성토하면서 불거진 ‘김제동 이슈’는, 자유한국당과 바른미래당 등 정치권의 강력한 ‘제동’에도 불구, 당초 계획대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대덕구가 김제동에게 제동을 거는 대신, 이름 그대로 ‘대덕(大德)’을 베풀기로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대덕구가 밝히는 해명은 궁색하기 이를 데 없다. 대덕구 관계자는 "지난해 청소년 아카데미에 참석했던 학부모 등을 대상으로 차기 강사에 대한 선호도를 조사한 결과, 선호도가 높은 후보군 중에서 김 씨의 일정과 강연료 등이 조건에 맞아 강사로 섭외하게 됐다"며 "어디까지나 구민들의 의견을 수렴한 결정”이라고 밝혔다. 또 관련 예산에 대해서는 “대전시교육청에서 받았고, 혁신지구 교육사업을 위해 쓰이는 것"이라고 해명했다.

    요컨대, 방송인으로서 인기가 높은 김 씨를 구민들이 가장 선호하기 때문에 섭외했고, 그의 강연료는 재정자립도가 낮은 구청 예산이 아니라, 전액 국비를 운 좋게 쓰고 있다는 점에서 거리낄 게 없다는 설명이다. 말하자면, 구민들의 의견수렴을 통해 결정한 데다, 없는 살림을 무리하게 끌어다 낭비하는 것도 아닌 만큼 트집 잡지 말라는 이야기다.

    얼핏 대덕구의 설명처럼 논란을 키우는 것이야말로 괜한 트집처럼 보일 수도 있다. 그러나 김 씨의 고액 강연료는 국민이 피땀 흘려 낸 혈세라는 점에서, 마냥 고개를 끄덕여주기가 쉽지 않다. 지방예산이든 국가 예산이든 모두 국민 혈세인 만큼, 이것이 설득력 있는 주장이라는 데 동의하기 어렵다.

    정확히 90분 강연에 1550만원의 강연료라면, 결코 싼 게 아니다. 특히 이전 같은 프로그램에 출연했던 강사의 강연료 수준에 비해, 무려 3배나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 '지나쳤다'라는 비판에서 결코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여기서 노래 한 두 곡 부르는데 가수에게 수천만 원 씩 지급한다는 식의 반박논리 또한 궁색하기는 마찬가지.

    ‘90분 특강에 1550만 원.’ 이를 좀더 쪼개면, 시간당 775만 원으로 고액이다. 더욱이 김 씨야말로 ‘개념 있는 방송인’으로 ‘88만원 세대’ ‘청년 실업’ 등에 대해 그동안 줄곧 목청을 높여왔다는 점에서 자신이 구축해온 긍정 이미지와도 괴리감이 없지 않다.

    이미 체결된 계약을 일방이 파기할 경우 위약금 발생이 불가피하고, 적어도 따가운 여론을 살펴볼 줄 아는 센스와 공감능력을 가졌다면, 논란의 주역인 김 씨와 대덕구 측이 서로 지혜롭고 아름다운 해법을 도출해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지금 김제동은 '정치'가 요구되는 순간을 맞고 있다.


  •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0 / 4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