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재인 정부 하야’ 요구한 한기총, 무엇을 노렸나?
‘문재인 정부 하야’ 요구한 한기총, 무엇을 노렸나?
분석] 위기 처한 전광훈 목사, 국면 전환 노렸으나 되려 자충수로
  • 지유석
  • 승인 2019.06.06 22:47
  • 댓글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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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광훈 목사가 대표회장으로 있는 한기총이 5일 시국성명을 통해 연말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고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 JT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전광훈 목사가 대표회장으로 있는 한기총이 5일 시국성명을 통해 연말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고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 JT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보수 개신교 연합체인 한국기독교총연합회(아래 한기총)이 문재인 대통령 하야를 촉구하는 시국성명을 내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5일 한기총은 대표회장 전광훈 목사 이름으로 낸 성명에서 "6만5천 교회 및 30만 목회자, 25만 장로, 50만 선교가족을 대표하는 한기총은, 그동안 한국교회가 이루어놓은 세계사적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지키기 위하여 문재인 대통령이 올해 연말까지 하야할 것과, 정치권은 무너진 대한민국을 바로 세우기 위하여 4년 중임제 개헌을 비롯하여 국가 정체성을 바로 세우고자 내년 4월 15일 총선에서 대통령 선거와 개헌헌법선거를 실시하라"고 요구했다.

하야를 주장하는 근거는 "그들(문재인 정부)이 추구하는 주체사상을 종교적 신념의 경지로 만들어 청와대를 점령하고 검찰, 경찰, 기무사, 국정원, 군대, 법원, 언론, 심지어 우파시민단체까지 완전 점령하여 그들의 목적지를 향해 달려가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서 잠깐 한기총 대표회장으로 있는 전광훈 목사가 어떤 사람인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전 목사는 목회자로서 신앙의 깊이 보다 막말로 더 유명세를 탔다. 

지난 5월엔 전 목사가 정치선동에 가까운 설교를 하고 있는 실태가 MBC 탐사 기획 <스트레이트> 보도로 드러나기도 했다. 특히 전 목사가 설교 중에 자유한국당 황교안 대표로부터 '집권하면 장관직을 주겠다'고 제의했다는 발언을 했고, 이 발언이 방송 전파를 통해 알려지면서 한 바탕 논란이 일었다. 

그런데 전 목사의 정치적 행위는 새삼스럽지 않다. 전 목사는 지난 해 11월 서울 광화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문재인 대통령 퇴진을 위한 국민총궐기 대회'(아래 국민총궐기) 사전행사에 참석해 "문재인 정부를 탄핵할 것을 제안한다"고 선언했다. 이렇게 볼 때, 이번 한기총의 시국성명은 전 목사의 평소 소신이 반영된 결과인 셈이다. 

정치적 위기만 불러들인 시국성명

단언컨데, 이번 시국성명은 한기총으로선 자충수다. 전 목사는 대표회장에 취임하면서 내부 반발이 심했다. 심지어 한 회원교단은 전 목사를 상대로 직무정지가처분 신청을 내기도 했다.(그러나 법원은 가처분을 기각했다) MBC <스트레이트> 보도 이후 전 목사는 재차 안팎의 비난여론에 부딪혔다. 

전 목사로선 어떤 식으로든 국면전환이 필요한 처지인 셈이다. 이에 다시 한 번 문재인 정부에 날을 세우며 결집을 시도한 것이다. 

그러나 한때 1년 가까이 법정 공방을 벌였고 수년 간 그의 행적을 쭉 지켜본 바, 전 목사는 허세만 심할 뿐 '큰 그림'을 보는 정무적 감각은 떨어지는 인물이다. 문재인 하야라는 극단적 언사를 담은 시국성명은 이 같은 배경에서 이해해야 한다. 

문제는 이 같은 시국성명이 얼마만큼의 반향을 일으킬 것인가다. 전도사 경력의 소유자인 황교안 대표가 한국당 당권을 장악하면서 한기총과의 유착은 끈끈해졌다. 

전광훈 목사가 대표회장으로 있는 한기총이 5일 시국성명을 통해 연말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고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광훈 목사는 막말과 정치선동에 가까운 설교로 자주 물의를 일으켰다. Ⓒ JT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전광훈 목사가 대표회장으로 있는 한기총이 5일 시국성명을 통해 연말까지 문재인 대통령이 하야해야 한다고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전광훈 목사는 막말과 정치선동에 가까운 설교로 자주 물의를 일으켰다. Ⓒ JT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황 대표는 전당대회 직후인 3월 한기총을 방문해 지지를 호소했다. 황 대표를 맞이한 전 목사는 "일찍이 하나님께서 준비해주셔서 자유한국당 대표로 세워주셨고 이 행진이 어디까지 갈지 모르겠지만, 이승만 박정희 대통령을 잇는 세 번째 대통령이 됐으면 하는 욕심이 있다"고 황 대표를 추켜세웠다.

이어 5월 기독자유당은 국회에서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이 공수처설치·선거법 개정 등을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으로 지정하자 성명을 내고 강하게 규탄했다. 

기독자유당은 성명에서 "이번 패스트트랙안건은 사법권 침해, 검찰 중립성 훼손, 사회주의·인민민주주의화 개헌, 인권침해를 초래하는 경찰권 확대문제를 모두 수반하는 안건"이라면서 "‘신속처리'가 아닌 반드시 충분한 논의와 토의를 거쳐 전 국민적 합의가 전제되었어야 했다"고 비판했다. 

마침 전 목사는 기독자유당 후원회장을 지냈었고, 지금은 한국당을 외곽 지원 중이다. 이 같은 정황으로 인해 기독자유당의 성명이 일정 수준 한국당의 논리와 판박이라는 지적을 받았다. 

그러나 한기총의 시국성명은 한국당으로서도 큰 부담일 것이란 판단이다. 지금 한국당은 국회 정상화를 위해 여당인 더불어민주당과 협상 중이다. 

황 대표는 문 대통령에게 일대 일 영수회담을 요구하며 존재를 인정 받으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이 와중에 주요한 지지기반인 한기총이 연말로 시한까지 못 박으며 정부에 하야를 촉구하고 나섰으니 한국당으로선 난감할 수밖엔 없다. 

마침 한국당을 제외한 여야4당은 6일 일제히 논평을 내고 한기총을 비판했다. 민주당은 "우리나라 최대 개신교 단체의 대표가 한 발언이 맞나, 귀를 의심케 하는 발언이다. 동시에 일말의 정당한 이유 없이 국민주권을 욕되게 하는 내란 선동적 발언"이라고 했고, 바른미래당은 "전 목사의 주장과 행동은 문재인 정부를 비판하는 데도 문재인 정부 정책을 견인하는 데도 전혀 도움이 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정의당과 민주평화당도 각각 "교계에서 막강한 영향력을 가진 전 목사가 제정 분리라는 헌법 정신을 파괴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도저히 묵과하기 어렵다", "종교인으로서 넘지 말아야 할 선을 넘은 막말이다. 한기총 전체의 뜻인지도 의문"이라고 논평했다. 

전 목사는 틈만 나면 다소 과장 섞인 어조로 자신과 한기총이 한국교회를 대표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개신교 안에서 전 목사에 찬동하는 세력이 있는 반면, 개혁을 외치는 진영도 존재한다. 특히 개혁 진영은 2000년대 이후부터 한기총 해체 필요성을 역설해 왔다. 

그간 한기총은 틈만 나면 보수 정파의 우군을 자처하며 정치에 개입했다. 2012년 대선 당시 박근혜 당시 새누리당 후보가 이단종파로 분류된 신천지와 유착의혹이 제기되자 한기총은 구원투수를 자처하고 나선 건 대표적인 사례다. 

한기총은 보수 정치세력을 뒷배 삼아 개혁 압력에 모르쇠로 일관해왔다. 그런데 한기총은 뜻하지 않게 내부에서 균열이 일게 생겼다. 

균열의 시작은 전광훈 대표회장 취임과 뒤이은 보수 자유한국당과의 유착이었다. 그리고 이번 시국선언으로 한기총은 정치적 고립을 자초하는 양상이다. 과연 한기총이 무엇을 믿고 이런 호기를 부렸는지 그저 의아하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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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아 2019-06-07 15:40:15
정말로 의아하다. 때마다..
과연 지기자는 무엇을 믿고 이런식 기사를 쓰는지 그저 의아하기만 하다.

그리고
무엇을 노리기는, 모든 것이 엉망이니 이젠 하야해 달라는데...

기독교인 뿐아니라, 요즈음은 젊은이들도 깨닫고 있어 기대가 된다.

조경희 2019-06-07 11:24:42
한기총 ^^하나님의이름을 빙자한 엄청큰죄를지었군요 ~ 한국기독인들 황교안지지안할거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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