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또분양’ 공공임대 아파트, 누굴 위한 '로또'인가?
    ‘로또분양’ 공공임대 아파트, 누굴 위한 '로또'인가?
    리뷰] 분양가 심사 불투명성 꼬집은 MBC ‘PD수첩’
    • 지유석
    • 승인 2019.06.07 15:34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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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MBC 시사 고발프로그램 ‘PD수첩’는 4일 ‘로또분양의 배신’ 편을 통해 공공택지 아파트 분양가 실태를 고발했다. ⓒ M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MBC 시사 고발프로그램 ‘PD수첩’는 4일 ‘로또분양의 배신’ 편을 통해 공공택지 아파트 분양가 실태를 고발했다. ⓒ M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대한민국 국민이라면 누구나 '내 집 마련'을 꿈꾼다. 그러나 부동산, 특히 아파트 값은 그야말로 언감생심이다. 이에 정부는 싼값에 주택을 공급하고자 개발제한구역(그린벨트)를 풀어 공공주택지구를 조성했다. 

    공공주택 아파트는 주변 시세보다 저렴해 이른바 '로또분양'으로 불리며 비상한 관심을 모았다. 하지만 MBC 시사고발 프로그램 'PD수첩'은 공공주택 아파트 사업의 궁극적인 수혜자가 서민이 아닐 수 있다는 의문을 제기했다. 

    'PD수첩'은 4일 '로또분양의 배신'편에서 하남시·위례신도시·과천 지식정보타운 등 공공주택 아파트 분양 실태를 고발했다. 이 지역은 '로또분양'에서도 노른자위로, 언론에서도 큰 관심을 기울였던 곳이기도 했다. 북위례 힐스테이트의 경우 5월 한 달 동안 신청자 7만 여명, 3만 2000개의 청약 통장이 몰릴 정도였다. 

    그러나 실상은 장밋빛 전망과는 달랐다. 우선 분양원가에 의구심이 일고 있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아래 경실련) 김성달 국장은 'PD수첩' 취재진에게 "아파트 중대형 평형으로 북위례 3개 블록만 분석했는데 거기에서만 주택 건설업자에게 4900억 원으로 (분양가 거품이) 호당 약 2억 원 정도 추정되는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이미 경실련은 4월 "힐스테이트북위례의 적정 건축비는 3.3㎡당 450만원 선이지만, 실제 건축비는 912만원에 달한다”며 분양가 과다 의혹을 제기한 바 있었다. 또 시행사는 일반분양시설경비, 즉 모델하우스를 지어 운영하고 홍보하는 데 600억원을 책정했다. 

    뿐만 아니라 시행사는 분양가 내역을 공개하면서 분양원가를 사후 검증할 수 없도록 해놓고, 공개된 내용이 실제와 다르다고 해도 따질 수 없다는 단서조항을 붙여 놓았다.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 대목이다. 

    문제는 여기서 그치지 않는다. 분양가는 시군구청장이 분양가심사위원회를 꾸려 결정하도록 했다. 그런데 윤미현 과천시의장은 금호산업과 대우건설 등 사업주체가이 위원회에 들어와 있었다고 털어 놓았다. 

    과천 지식정보타운 분양가는 3.3㎡(1평) 당 2,190만원으로 수도권 전체 평균(1,520만원)의 배 수준이어서 분양 당시부터 논란이 일었다. 그런데 분양가 심사에 시공사 직원이 들어와 있었던 것이다. 말하자면 심사를 받아야 할 대상이 심사를 한 셈이다. 

    그러나 정작 의혹의 당사자는 적반하장이다. 금호산업 양아무개 상무는 "전체적인 줄거리가 과천하고 전혀 관계가 없을 때 심사위원 됐었고 과천하고 연관이 됐을 때 사직하고 나왔다. 그게 전부"라고 주장했다. 대우건설 조아무개 부장도 "그런 의혹은 하나도 없고 그건 진실이니까 좀 그런 부분에 대해서는 좀 민감하게 반응을 안 했으면 좋겠다"고 변명했다. 

    하지만 'PD수첩' 검증 결과 두 사람의 주장은 거짓으로 드러났다. 두 사람은 모두 본인 스스로 추천 메일을 한국주택협회에 보내서 분양가심사위원으로 뽑혔다. 말하자면 건설사 직원이 셀프로 추천해 셀프로 심사한 셈이다. 

    건설사 배만 불린 ‘깜깜이’ 분양가 심사

    MBC 시사 고발프로그램 ‘PD수첩’는 4일 ‘로또분양의 배신’ 편을 통해 공공택지 아파트 분양가 실태를 고발했다. ⓒ M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MBC 시사 고발프로그램 ‘PD수첩’는 4일 ‘로또분양의 배신’ 편을 통해 공공택지 아파트 분양가 실태를 고발했다. ⓒ MBC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답은 ‘정보의 불투명성’에 있다. 분양가 심사위원 선정, 본 심사 등 과정은 비공개로 이뤄진다. 

    비공개란 장막 뒤에 대형건설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주택협회와 지자체가 유착할 가능성도 없지 않다. 실제 과천시의 경우 협회와 지자체의 유착 가능성이 강하게 의심된다. 

    주무부처인 국토교통부의 미온적인 태도도 반드시 지적해야 할 것이다. 분양가에 의심스러운 대목이 발견됐음에도 담당인 국토부 주택정책과 공무원은 지도 감독을 지자체와 사업승인기관에게 떠넘기기 급급한 모습이다. 김현미 장관이 자체 분양가 심사를 강화하겠다는 입장을 내기는 했지만, 지극히 관료적이라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PD수첩'에 따르면 전국 228개 지자체 가운데 분양가심사위원을 공개하는 지자체는 채 10곳도 되지 않는다. 이 가운데 전주시 사례는 주목할 만하다. 

    전주시는 분양가심사위원 공개 전 분양가 절감률이 평균 9.8%이었는데, 공개후 절감률은 평균 13.55%로 높아졌다. 그만큼 분양가가 깎였다는 말이다. 이덕춘 전 전주시 분양가심사위원은 이렇게 말했다. 

    "저는 공개하는 게 도움이 된다고 보죠. 왜냐하면 모를 때가 더 무섭다니까요. 모른다는 말이 (건설)업자는 알고 일반인은 모르고 이거는 안 되는 거잖아요. 그런데 공개한다는 것은 일반인도 알고 (건설)업자도 알고 그러면 열린 운동장에서 다 보고 있는데 뭐든 나쁜 일을 할 수 있겠어요? 구조적으로 안 되지."

    '로또분양'이라는 공공주택 아파트 사업이 이대로 진행될 경우, 궁극적으로 건설사 주머니만 채울 가능성이 높다. 과천 공인중개사 C씨도 'PD수첩' 취재진에게 "서민들이 돈을 벌 수 있는 기회를 줘야 하는데 지금은 서민들보다는 민간업체들이 벌게 돼 있는 구조로 돼 있다"고 지적했다. 

    마침 'PD수첩' 방송 이후인 6일 주택도시보증공사(HUG)는 고분양가 사업장 심사기준 개선안(아래 개선안)을 내놓았다. 

    개선안은 먼저 인근 지역에서 1년 전 분양된 아파트가 있을 경우 직전 분양 아파트의 분양가를 넘지 않는 선에서 분양가 심사를 하도록 했다. 

    개선안은 또 1년 이내에 분양한 단지가 없다면 분양한 지 1년이 넘는 단지의 평균 분양가에 주택가격변동률을 적용한 금액, 평균 분양가의 105% 이내인 금액 중 낮은 금액 이내에서 심사를 하도록 바꿨다. 1년이 넘는 분양단지도 없을 경우 지은 지 10년 이내인 준공단지가 기준이 된다.

    규정은 상황에 따라 얼마든 바뀔 수 있고 바꿔야 한다. 그런데 모든 규정은 ‘내 집 마련’을 꿈꾸는 서민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하는데 초점이 맞춰져야 한다. 

    지금처럼 사업자가 돈을 버는 식의 사업이라면 개발제한 구역마저 해제해 사업할 필요는 없다. 특히 분양가 심사의 투명성은 반드시 확보되어야 한다. 

    이제 더 이상 지켜볼 수만은 없다. 당장 우리가 사는 지역의 지자체에 문의해 아파트 값이 공정하게 매겨지고 있는지 확인해야 할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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