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현충일이 국립대전현충원(현충원) 환경미화원에게 고된 노동의 날이 돼 버렸다.
현충일에는 방문객이 급증하면서 쓰레기양도 폭증한다. 하루 평균 1만 명 안팎인 현충원 방문객은 지난 6일에만 2만 명으로 집계됐다.
해마다 현충일이 지나면 현충원은 속병을 앓고 있다.
실제로 7일 찾은 국립대전현충원 곳곳에는 ‘생활쓰레기로 현충원이 몸살을 앓고 있다’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연간 현충원에서 발생하는 평균 쓰레기양은 200톤이다. 1년 365일 중 지난 6일 현충일 하루에만 버려진 쓰레기양이 20톤이니, 현충일 당일 쓰레기양이 연간 총량의 10%를 차지하는 셈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현충원 곳곳 분리수거통 주변엔 쓰레기가 정리돼 모아져 있었다.
쓰레기 봉투 안에는 술병과 피자포장박스, 컵라면 용기들이 있었다. 통상적으로 현충원 안에서 버려질 거 같은 조화가 아닌, 축제 현장이나 공원에 버려질 생활쓰레기들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환경미화원은 청소도구를 손에 든 채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었다.
환경미화원 A씨는 “쓰레기는 한 번 치운다고 끝나는 게 아니고 계속 생기기 때문에 휴식시간을 제외한 채 계속 치우고 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현충원 내 환경미화원 수는 12명이다. 청소하는 사람 10명, 차로 쓰레기를 수거해가는 사람 2명이다.
넓어서 한 눈에 담기에도 어려운 국립대전현충원의 면적은 322만 2001㎡으로, 약 100만 평이다. 환경미화원 한 명당 32만㎡의 면적을 청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32만㎡은 서대전시민공원의 약 10배인 셈이니 그 면적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A씨는 “평소에도 쓰레기가 많지만, 현충일에는 체감상 쓰레기가 20배는 더 많아지는 것 같다”며 “사람들이 제사 지내고 남은 음식을 여기에 버리고 가 음식물 쓰레기도 넘쳐 난다”고 했다.
또 지난해 1월 1일부터 시행 중인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공중화장실법)에 따라 공중화장실 내 휴지통 비치가 금지돼 있음에도 화장실 바닥에는 쓰레기가 널브러져있다고 한다.
A씨는 “현충일날 쓰레기가 너무 많아 평소보다 2~3시간 더 일했다. 발에 물집도 잡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시민 정 모(35)씨는 “호국영령을 위한 추모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방문객들의 의식 개선도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부분이지 않을까”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