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대받지 않은 손님’ 쓰레기…국립대전현충원 ‘몸살’
‘초대받지 않은 손님’ 쓰레기…국립대전현충원 ‘몸살’
연간 평균 200톤 중 지난 6일 현충일 하루만 20톤…“음식물 그대로 버리고 가”
  • 정민지 기자
  • 승인 2019.06.07 18:3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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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현충원 곳곳에 모아진 쓰레기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7일 현충원 곳곳에 모아진 쓰레기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현충일이 국립대전현충원(현충원) 환경미화원에게 고된 노동의 날이 돼 버렸다.

현충일에는 방문객이 급증하면서 쓰레기양도 폭증한다. 하루 평균 1만 명 안팎인 현충원 방문객은 지난 6일에만 2만 명으로 집계됐다.

해마다 현충일이 지나면 현충원은 속병을 앓고 있다.

실제로 7일 찾은 국립대전현충원 곳곳에는 ‘생활쓰레기로 현충원이 몸살을 앓고 있다’는 현수막이 붙어있다.

현충원 내 게재된 음식물 쓰레기 금지 당부 현수막. 사진=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현충원 내 게재된 음식물 쓰레기 금지 당부 현수막. 사진=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연간 현충원에서 발생하는 평균 쓰레기양은 200톤이다. 1년 365일 중 지난 6일 현충일 하루에만 버려진 쓰레기양이 20톤이니, 현충일 당일 쓰레기양이 연간 총량의 10%를 차지하는 셈이다.

이런 상황을 반영하듯 현충원 곳곳 분리수거통 주변엔 쓰레기가 정리돼 모아져 있었다.

쓰레기 봉투 안에는 술병과 피자포장박스, 컵라면 용기들이 있었다. 통상적으로 현충원 안에서 버려질 거 같은 조화가 아닌, 축제 현장이나 공원에 버려질 생활쓰레기들이었다.

이곳에서 만난 한 환경미화원은 청소도구를 손에 든 채 터벅터벅 걸어가고 있었다.

환경미화원 A씨는 “쓰레기는 한 번 치운다고 끝나는 게 아니고 계속 생기기 때문에 휴식시간을 제외한 채 계속 치우고 있다”고 말했다.

A씨에 따르면 현충원 내 환경미화원 수는 12명이다. 청소하는 사람 10명, 차로 쓰레기를 수거해가는 사람 2명이다.

넓어서 한 눈에 담기에도 어려운 국립대전현충원의 면적은 322만 2001㎡으로, 약 100만 평이다. 환경미화원 한 명당 32만㎡의 면적을 청소하고 있다는 것이다. 32만㎡은 서대전시민공원의 약 10배인 셈이니 그 면적이 어마어마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7일 현충원 내 모아진 쓰레기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7일 현충원 내 모아진 쓰레기 모습. 사진=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A씨는 “평소에도 쓰레기가 많지만, 현충일에는 체감상 쓰레기가 20배는 더 많아지는 것 같다”며 “사람들이 제사 지내고 남은 음식을 여기에 버리고 가 음식물 쓰레기도 넘쳐 난다”고 했다.

또 지난해 1월 1일부터 시행 중인 ‘공중화장실 등에 관한 법률 시행령’(공중화장실법)에 따라 공중화장실 내 휴지통 비치가 금지돼 있음에도 화장실 바닥에는 쓰레기가 널브러져있다고 한다.

A씨는 “현충일날 쓰레기가 너무 많아 평소보다 2~3시간 더 일했다. 발에 물집도 잡혔다”며 쓴웃음을 지었다.

시민 정 모(35)씨는 “호국영령을 위한 추모도 중요한 부분이지만, 방문객들의 의식 개선도 가장 중요하고 필요한 부분이지 않을까”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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