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정민지 기자] 올 1월 예정됐던 대전 대덕구 신탄진시외버스정류소(신탄진정류소)가 반년이 지난 지금까지 개설되지 않자 주민들이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다. <관련기사 : 대전 신탄진 시외버스정류소 감감무소식, 무슨일 있길래…>
담당 운수회사가 법적 분쟁에 휘말려 사업이 중단된 상태지만, 자세한 내막을 알 길 없는 주민들은 “언제까지 기다려야하냐”며 답답함을 토로하고 있다.
때문에 시외버스를 타기 위해 동구 용전동 대전복합터미널까지 향해야하는 주민들의 불편함은 계속되고 있다.
기자가 최근 대전복합터미널에서 신탄진시외버스정류소 예정부지(상서동 189-2번지) 일원까지 직접 오가보니 불편함이 십분 느껴졌다.
복합터미널 인근 대형마트 건너편에서 701번 버스에 올랐다. 사람이 많지 않은 평일 이른 오후 시간대임에도 빈자리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버스 안 열기가 다소 후끈했다.
버스는 긴 여정을 떠났다. 읍내동 현대아파트를 지나자 대전에서 흔치 않은 광경이 눈앞에 펼쳐졌다. 허허벌판이 눈에 들어왔다. 한국수자원공사를 거친 버스는 회덕과선교를 올라 쉼 없이 달렸다.
목적지인 신탄진정류소 근처 덕암우체국에 도착했다. 총 소요 시간은 35분, 거리는 약 10㎞.
그나마 평일 이른 호우 시간대라 이정도 걸렸지, 출퇴근 시간대라면 상상도 하기 싫었다.
만약 시외버스 출발 시간이 촉박할 경우 택시를 타야겠지만 그 비용도 만만치 않을 듯했다. 새벽이나 밤늦게 복합터미널에 도착하면 비싼 신탄진행 택시요금에 큰 한숨을 쉴 듯하다. 편도 1만 원이 훌쩍 넘는다고 한다.
신탄진 주민들의 불편은 오죽할까?
시외버스정류소 예정지 근처에서 만난 20대 여성은 “평소에 복합터미널까지 버스나 택시를 타고 간다. 버스로 가면 안 막혀야 30~40분 정도 걸린다”며 “여기서 꽤 멀다 보니까 시외버스 시간 맞추기도 힘들다”고 고충을 토로했다.
특히 주민들은 스스로를 연어라고 비하한다.
인근의 40대 여성 상인은 “서울이나 인천공항을 갈 경우 신탄진에서 복합터미널까지 간 뒤 버스를 탄다. 그 시외버스가 다시 신탄진을 통과해 서울로 향한다. 이 과정이 한 시간 넘게 걸린다”며 “우리가 무슨 연어인가. 불편함은 둘째 치고 시간적 소모와 피로가 크다”고 설명했다.
이어 “신탄진에는 도시철도가 없고 버스와 택시도 잘 안 다녀 주민들은 농담 반, 진담 반으로 ‘대전시가 신탄진을 왕따시키는 거 아니냐’는 말까지 한다”고 토로했다.
주택가가 밀집한 지역의 상황은 어떨까?
신탄진동 행정복지센터에서 대전복합버스터미널로 가는 시내버스 노선은 급행 2번(배차간격 7분), 711번(배차간격 16분), 701번(배차간격 14분) 등 세 개 노선이 있다. 이들 노선 모두 도보와 버스 시간까지 합치면 편도 40~50분이 걸린다.
통상적으로 신탄진으로 일컫는 석봉동‧덕암동‧목상동 행정복지센터 소요 시간도 비슷하다. 이 중 목상동 행정복지센터는 711번 버스마저 지나지 않는다.
출퇴근 시간대라면 1시간이 훌쩍 넘는다. 이런 불편함을 해소하기 위한 신탄진정류소가 지지부진하자 주민들은 답답함을 호소하고 있다.
예정부지 인근 상인들은 “홍보란 홍보는 다 해놓고 왜 개설을 안 하는지 답답하다. 앞으로 대덕구가 약속한 다른 어떤 사안도 믿을 수 없을 거 같다”며 ”손님들마저 가게에 들어와 ‘도대체 신탄진정류소가 언제 생기냐’고 물어본다”고 설명했다.
지난 해 5월 신탄진정류소 개설 협약 당시 홍보를 맡았던 신탄진번영회는 난처한 입장이다.
이상복 신탄진번영회장은 “그동안 많은 노력을 기울였는데 정작 신탄진정류소가 생기지 않으니 억울하다”며 “주민들로부터 문의 전화도 수십 번 받는다. 우리 번영회든 대덕구에서든 할 수 있는 노력은 다 한 것 같지만 우리가 어떻게 할 수 없는 부분에서 문제가 생기니 답답할 노릇”이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