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주하는 전광훈 목사·한기총, 자유한국당에 득일까?
    폭주하는 전광훈 목사·한기총, 자유한국당에 득일까?
    분석] 선 긋기에도, 끌어안기에도 부담스러운 전 목사
    • 지유석
    • 승인 2019.06.09 22: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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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기총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8일 문재인 대통령 하야시까지 릴레이 단식 기도회를 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폭주하고 있다. 이 와중에 전 목사가 청와대 진격을 선동하는 영상이 공개돼 비난여론도 비등하다. ⓒ 태극전사 TV 화면 갈무리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한기총 대표회장인 전광훈 목사가 8일 문재인 대통령 하야시까지 릴레이 단식 기도회를 하겠다고 선언하는 등 폭주하고 있다. 이 와중에 전 목사가 청와대 진격을 선동하는 영상이 공개돼 비난여론도 비등하다. ⓒ 태극전사 TV 화면 갈무리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한국기독교총연합회(한기총) 대표회장인 사랑제일교회 전광훈 목사가 '핫'하다. 

    5일 본인 이름으로 시국성명을 발표하고 문재인 대통령 연말 하야를 요구하더니 8일엔 문 대통령 하야때까지 청와대 앞에 캠프를 치고 1일 릴레이 단식 기도회를 하겠다고 선언했다. 

    5일자 시국성명은 거센 비판 여론을 몰고 왔다. 6일 자유한국당을 제외한 여야 4당은 일제히 논평을 내고 한기총과 전 목사를 비판했다. 한기총 내부에서도 반발 여론이 거세다. 

    내부반발도 거세다. '한기총을 사랑하고 기도하는 모임(한사모)' 소속 총회 대의원 145명도 8일 성명을 내고 전 목사를 향해 "한기총 대표회장직을 내려놓고 재신임을 받든지, 한기총 대표회장직과 목사직을 사표 내고 정치가가 돼라"고 요구했다. 

    이 와중에 전 목사가 청와대 습격을 선동하는 듯한 동영상도 공개됐다. 지난 해 12월 중순 경 경기도 광주시에서 열린 한 목회자 집회에서 전 목사는 “마음만 연합하면 문재인 저X은 바로 끌고 나올 수 있다”고 외쳤다. 

    이어 “청와대 진격할 때 60살 이상의 사모님(목사 부인)들을 앞세울 것”이라며 “밀고 들어가서 앞으로 앞으로 해서 천성(천국, 사후 세계)을 향해 가자”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럼에도 한기총과 전 목사는 굴하지 않는 모습이다. 한기총은 7일 대변인 이은재 목사 이름으로 성명을 냈다. 한기총은 이 성명에서 문 대통령 하야를 요구한 시국성명이 " 1948년 8월 15일의 대한민국 건국을 부정하고 주사파와 민노총을 선동하여 고려연방제로 가려고 하는 의도를 저지하기 위하여 연말까지 스스로 하야할 것을 촉구하는 것"이라며 "일부 정치권과 좌파언론이 전광훈 목사와 자유한국당의 황교안 대표를 묶어 폄훼하는 것을 결코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이어 릴레이 단식기도를 선언한 8일자 성명에서 전 목사는 "자신의 잘못된 신념으로 전 국가와 국민에게 북한 공산주의 이념인 주체사상을 강요하고 있으며, 그의 사상을 현실로 이루기 위해 대한민국의 정보기관인 국정원·검찰·경찰·기무사·군대를 비롯해 언론·정부·시민단체까지 주체사상을 통한 사회주의국가를 현실화하기 위하여 동원하고 있다"고 문 대통령을 비난했다. 

    초록이 꼭 동색은 아니다 

    25일 열린 자유한국당 6차 장외집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연설하고 있다. 황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한국당과 한기총의 유대는 끈끈해졌다. 그러나 한국당이 폭주하는 한기총을 끌어안기도, 선 긋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25일 열린 자유한국당 6차 장외집회에서 황교안 대표가 연설하고 있다. 황 대표 체제가 들어서면서 한국당과 한기총의 유대는 끈끈해졌다. 그러나 한국당이 폭주하는 한기총을 끌어안기도, 선 긋기도 부담스러운 상황이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초록은 동색'이라는 옛말처럼 한기총을 축으로 한 보수 개신교는 한나라당-새누리당-자유한국당으로 이어지는 보수 정당의 지지기반이다. 이런 이유로 한국당은 전광훈 대표회장을 향한 비난여론이 거세도 아무런 입장 표명이 없다. 

    한 걸음 들어가면 상황은 더 복잡하다. 무엇보다 한국당은 전 목사와 한기총의 폭주에 입장 표명을 하기 곤란한 처지다. 한기총이 한국당의 우군인 건 맞다. 황교안 체제가 들어서면서 한국당과 한기총의 관계는 더욱 끈끈해졌다. 

    그러나 한기총을 위시한 보수 개신교계가 언제까지 한국당과 보조를 맞출지는 미지수다. 보수 개신교계는 이명박·박근혜 보수 정권 시절 자신의 이익이 침해되는 정책에 대해 거침없이 날을 세웠었다. 

    2011년 2월 이명박 전 정권이 이슬람채권(수쿠크)에 과세혜택을 주는 이슬람채권법 입법을 시도하자 세계 최대 교회인 순복음교회 조용기 원로목사는 "정부가 이슬람 지하자금을 받기 위해 이슬람을 지지하는 일이 생기면 철저히 이 대통령과 현 정부와 목숨을 걸고 싸울 것"이라며 노골적으로 불만을 표시했다. 

    2015년 3월 박근혜 전 대통령이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을 방문해 할랄음식 업무협약(MOU)을 체결하고 전북 익산에 할랄식품 전용단지를 추진하려 하자 이번엔 전북 지역 개신교계가 들고 일어났다. 

    전북 지역 개신교계는 "국가 식품클러스터로 선정하고도 7년을 방치해 왔던 정부가 중동을 다녀온 대통령의 말 한마디로 갑자기 할랄식품을 블루오션으로 부상시켰다"며 반발했다. 이어 테마파크 조성 반대 서명을 받고 단문 메시지인 카카오톡을 통해 반대 메시지를 퍼뜨렸다. 

    문재인 정부도 할랄 사업에 관심을 보이긴 했다. 그러나 사업 핵심인 할랄 도축장 건립은 보수 개신교계 반발로 무산됐고, 결국 동력을 잃었다. 

    이 지점에서 한기총 이은재 대변인이 7일 낸 성명을 주목해 보자. 이 대변인은 전 목사가 "정치지도자들이 기독교인이라 하여 일방적으로 지원한 바가 없고 오히려 김대중 정권초기와 노무현 대통령의 FTA 정책과 제주도 강경기지에 대해서는 적극적으로 협력했으며, 이명박 장로 대통령에 대하여는 그 누구보다 강력하게 비판해왔던 것이 사실"이라고 적었다. 이 대목은 사실에 부합한다. 

    한국당은 이미 2007년 대선 당시 보수 개신교계의 표 결집력이 어느 정도인지 목격했다. YTN <뉴스가 있는 저녁> 변상욱 앵커는 8일 자신의 트위터에 이렇게 적었다. 

    "자유한국당이 불량스런 목사들이 점령한 한기총에 자꾸 목을 매는 이유는 MB(이명박 전 대통령)가 대통령선거에서 이길 때를 보면 짐작이 간다. 개신교와 뉴라이트가 접목되며 광주·호남에서 개신교인을 주축으로 MB 지지운동이 벌어지고 이 후보 지지율이 호남서 20%에 이른다. 그때 주역이 한기총."

    이러니 한국당으로선 전 목사와 한기총과 섣불리 선을 그을 수 없다. 이럴 경우 전 목사가 거침없이 한국당에 날을 세울 가능성이 없지 않다. 

    그렇다고 덥썩 끌어안기도 곤란하다. 모든 포화가 전 목사에게 집중되는 상황에서 한국당이 그를 감쌌다간 ‘도매금’으로 비난받을 수 있어서다. 

    황 대표는 성일침례교회 협동 전도사 시무 경력의 소유자이며, 공직 재임 시 자주 종교편향 논란을 일으켰다. 그가 릴레이 단식 기도회 현장을 찾아 전 목사와 유대를 과시할지 여부는 흥미로운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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