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트북을 열며] 조선일보의 이해찬 때리기, 도 지나쳤다
[노트북을 열며] 조선일보의 이해찬 때리기, 도 지나쳤다
  • 지유석
  • 승인 2019.06.11 14:23
  • 댓글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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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가 연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세종보 관련 발언을 문제 삼으며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 조선일보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조선일보가 연일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의 세종보 관련 발언을 문제 삼으며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 조선일보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조선일보>가 연일 세종보 발언을 빌미로 더불어민주당 이해찬 대표 '때리기'에 나서고 있다. 

이 신문은 8일 "(보 해체 결정과 관련) 시간을 두고 판단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있으니 감안해야 한다"고 한 이 대표의 말을 전하며 "세종시가 지역구인 이 대표가 기존 정부·여당의'보 해체' 입장과 달리 '해체 유보'를 요구한 것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이 대표는 이전까지 특별한 입장을 밝히지 않다가, 이날 정부에 '해체 유보' 의견을 전달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환경부가 이 대표의 발언이 세종보 해체 유보 요구 등을 구체적으로 언급한 것이 아니라고 해명했지만, <조선일보>는 비판을 이어 나갔다. 

권력비판은 언론이 수행해야 할 고유 기능이다. 정부 여당 대표라면 당연히 언론의 '레이다'가 긴박하게 작동해야 한다. 

그러나 이 같은 비판은 공평무사해야 하고, 논조는 일관성을 잃지 말아야 한다. 그때 그때 상황에 맞게 특정인이나 특정 정파를 '들었다 놨다' 해선 안된다는 말이다. 

이런 맥락에서 이해찬 대표의 세종보 발언을 문제 삼는 <조선일보>의 태도가 잘못이라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다. 

구체적인 사례를 들어보자. 이 신문은 10일자 사설에서 "이 대표는 세종시가 지역구인데, 세종시 입장을 전달한 것뿐이라 했지만 본인 생각도 같지 않다면 굳이 그런 말을 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적었다. 

그러면서 "국민 세금으로 어렵게 만들어 놓은 국가 시설물을 국민 세금을 들여 부순다는 이 어처구니없는 행태에 말문이 막힐 지경이다. 이 일이 옳다면 이 대표는 자기 지역구부터 실행해야 한다. 왜 그러지 못하는지 본인이 잘 알 것"이라고 이 대표를 비판했다. 

더 거슬러 올라가보자. 올해 2월 환경부 4대강 조사평가위원회는 세종보 해체의견을 냈다. 이에 대해 <조선일보>는 조사평가위 발표 이후 지속적으로 세종보 해체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조선일보>는 조사평가위 발표 직후인 올해 2월 23일 자 "'보 설치 후 좋아진 지표'는 처음부터 평가 항목서 뺐다"는 제하의 기사에서 "기왕 만든 보를 유지하면서 필요에 따라 수문을 개방해도 되는데, 굳이 철거 비용까지 감수할 이유를 알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며 일부 전문가의 발언을 소개했다. 

심명필 전 4대강추진본부장은 이 신문에 "상황에 따라 수문을 열면 충분히 대처가 가능한데, 굳이 보를 없애는 게 이익이라는 설명이 납득 안 된다"며 "이미 보 철거를 기정사실로 두고 거기에 맞춰서 분석한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해당 기사는 "정치 논리에 치우쳐 과학적 근거를 무시한 정책 결정을 내린 건 아닌지 우려된다"는 심명필 전 4대강추진본부장의 말로 마무리된다. 보 해체 결정이 정치적이라는 인상을 주는 구성이다. 

이어 박은호 논설위원은 5월 9일자 <논설실의 뉴스 읽기> 코너를 통해 "3개 보를 유지하는 것보다 해체하는 것이 경제적으로 더 유리하다는 것이다. 그러나 이 경제성 평가가 유리한 것은 넣고 불리한 것은 빼는 식으로 이뤄졌다는 사실이 계속 드러나고 있다"며 세종보 등 4대강 보 해체 방안에 부정적인 입장을 밝혔다. 

그때 그때 잣대 다른 조선일보 

앞선 기사의 논조로 볼 때, 이해찬 대표의 세종보 해체 유보는 <조선일보>로선 분명 환영할 만한 일이다. 더구나 이 대표는 일찌감치 불출마를 선언했다. 그래서 지역구의 정치적 이해관계에서 비교적 자유로운 처지다. 

세종보 문제와 관련해선 이춘희 세종시장이 유지 입장을 밝힌 만큼, 정치인으로서 이 시장의 입장도 존중해야 한다. 이런 맥락에서 볼 때, <조선일보>가 문제 삼은 이 대표의 발언은 크게 시비거리가 되지 않는다는 판단이다. 

그럼에도 <조선일보>는 이 대표 비판에 열을 올리는 모양새다. 앞서 언급한 10일자 사설에선 "정부는 보 해체를 '재(再)자연화'라고 한다. 이 주장대로라면 사실 전국 하천의 모든 댐과 보가 인공 구조물이다. 그것들을 모두 부숴버리자는 주장은 왜 하지 않나"라며 아예 정부의 보 해체 결정을 싸잡아 비판했다. 

앞서 언급했지만 그간 <조선일보>는 4대강 보 해체에 부정적인 입장을 유지해 왔다. 경우에 따라선 왜곡 보도를 했다는 의혹도 받았다. 

이에 시민단체인 <환경운동연합>은 5월 14일 논평을 내고 "조선일보가 최소한의 팩트조차 왜곡해서 가짜여론을 호도하고 있다"라면서 "그간 4대강사업을 무조건적으로 호위해온 조선일보가 현실을 받아들이기 어려운 사정은 이해되지만, 이것이 실제 국민의 목소리"라고 비판하기도 했다. 

앞서 지적했듯 비판은 언론의 고유 기능이지만, 일관성만큼은 지켜야 한다. 그때 그때 다른 잣대를 들이대거나 특정 정치인의 발언을 부풀려 곧장 정부 비판으로 이어가는 행태는 일탈에 지나지 않는다. 

<조선일보>는 발행부수 1위(유료부수 119만부) 자리를 늘 지키며 ‘1등 신문’이라는 자부심이 남다르다. 그러나 최근 <조선일보>는 배우 고 장자연 사건에 사주 일가가 개입했다는 의혹을 받는가 하면, ‘북한 김혁철 총살’ 오보로 신뢰도가 급전직하하고 있다.

정부여당 대표의 세종보 발언을 트집 잡는 행태도 1등 신문답지 않은 모습이다. <조선일보>의 신뢰도 하락은 어쩌면 사필귀정일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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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한말씀 2019-06-11 17:21:31
그러게요. 이해찬 힘이 얼마나 가겠어요.
조선일보가 안때려도 될것 같은데요^^

퀴트 2019-06-11 16:10:50
고마해라 지기자님
조선일보 때리기..

이해찬이 지금은 힘이 있는 것 같지만 얼마나 가겠나?

레밍 2019-06-11 15:24:30
여당 대변인이 또 하나 생겨났군~~
제발 기자람 공정하게 써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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