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빠진 공주보 토론회…중론 결집 '역부족'
김빠진 공주보 토론회…중론 결집 '역부족'
보 해체 반대 측 대부분 항의하며 자리 떠…김정섭 시장은 끝내 불참
  • 김갑수 기자
  • 승인 2019.06.11 1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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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수계 보 처리 관련 시민대토론회가 11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고마 컨벤션홀에서 개최된 가운데,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주장을 펴며 공주보 해체에 대한 논리를 전개했다. (공주보 진실 대책위원회 소속 서봉균 사무국장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금강수계 보 처리 관련 시민대토론회가 11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고마 컨벤션홀에서 개최된 가운데,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주장을 펴며 공주보 해체에 대한 논리를 전개했다. (공주보 진실 대책위원회 소속 서봉균 사무국장이 성명서를 낭독하고 있다. / 굿모닝충청=김갑수 기자)

[굿모닝충청 공주=김갑수 기자] 금강수계 보 처리 관련 시민대토론회가 11일 오후 충남 공주시 고마 컨벤션홀에서 개최된 가운데, 참가자들은 저마다의 주장을 펴며 공주보 해체에 대한 논리를 전개했다.

자유한국당 소속 공주시의회 이창선 부의장이 토론회 개최 자체에 대해 반대하며 자리를 뜰 것을 촉구했기 때문인지 공주보 해체 반대보다는 찬성 쪽의 의견이 많았다.

약 200석의 좌석이 마련됐는데 절반 가까이가 비어 다소 김빠진 분위기 속에서 진행되기도 했다.

먼저 ‘공주보 진실 대책위원회’ 소속 서봉균 공주참여자치시민연대 사무국장은 성명서를 발표하고 “공주보 철거반대는 몇몇 사리사욕에 눈먼 지역정치인들의 선거 전략과 이에 부화뇌동하는 일부 지역민에 불과하다”며 “단기적으로는 공주보 수문해체와 공도교 유지라는 부분 해체안을 지지하지만, 장기적으로는 공주보의 완전해체와 새로운 교량건설”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자신을 하천살리기추진본부장이라고 소개한 한상관 씨는 “30년 넘게 물에 대해 연구해 왔다. 지난 4월 3일 환경부 장관에게 ‘공주보 물을 가두되 밑으로 빼라. 그러면 물이 살아난다’는 내용증명을 보냈다”며 “‘철거냐 존치냐’만 있고 개량이 빠졌다. 4대강 조사위원들 다 가짜다. 물을 전혀 모르는 사람들”이라고 주장했다.

한 시민은 “공주보 해체에 시민 대다수가 찬성한다는 조사 결과가 어떻게 나왔는지 모르겠다”며 ‘공주보 진실 대책위원회’를 겨냥한 뒤 “국민의 혈세를 들여 지은 것을 다시 철거해서는 안 된다. 어떻게 해서든 살릴 수 있는 방법이 없는지 살펴보고 대책을 추진해야 한다”고 신중론을 제시했다.

우성면에서 온 이 모 씨는 “공주보가 생기기 이전이나 이후나 지하수를 파서 소를 먹이고 있다. 큰 변화가 없다. 저희 동네는 금강 물을 농업용수로 사용하고 있지 않다”며 “공주보가 생긴 이후 물고기 떼죽음과 녹조를 목격했다. 백제문화제 때 오리 배를 타봤는데 썩은 냄새가 났다”고 말했다. 공주보 해체에 찬성하는 의견으로 풀이된다.

또 다른 우성면 주민은 “공주사람들이 공주보 막아달라고 하지 않았다. 정권이 막았다. 20년 전에도 물은 썩어있었다. 지금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단 한 가지, 지천부터 살려야 한다”며 “공주시민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지 말라”고 말했다.

사곡면에서 친환경농업을 하고 있다는 한 농민은 “보나 댐을 막는 이유가 있다. 전기나 식수, 홍수, 가뭄대책 등 때문”이라며 “저는 농민회장까지 한 사람이다. 공주보는 농업용수와 아무런 상관이 없다. 공주보 유지에 막대한 재원이 들어가는데 그럴 필요가 없다”고 주장했다.

신관동 윤 모 씨는 “공주보를 막기 전에도 물이 모자라서 농사를 못 지었다는 소리를 들어보지 못했다. 금강에서 물고기가 죽는 것도, 녹조도 보지 못했다”며 “공주보로 인해 이런 문제점들이 생겼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당초 공주시는 이날 토론회를 통해 공주보에 대한 시민의 중론을 모아 7월로 예정된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이처럼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됨에 따라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당초 공주시는 이날 토론회를 통해 공주보에 대한 시민의 중론을 모아 7월로 예정된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이처럼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됨에 따라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공주보 진실 대책위원회’ 류근봉 위원장은 “9살부터 농사를 짓고 살았다. 다른 것 할 줄 모른다. 후손들에게 어떻게 하면 오염이 덜 되고 깨끗한 물을 돌려줘야 한다”며 “쫓겨난 (박근혜) 정부의 장본인들이 반성은 안 하고 공주보를 유지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말이 안 된다”고 비판했다.

의당면 이 모 씨는 “공주보에 대한 가짜뉴스들이 많이 퍼졌다. 일부 세력들이 사실과 다른 내용을 퍼트렸기 때문”이라며 “물 부족은 거리가 먼 얘기다. 생산적이고 합리적인 토론회가 되지 못해 안타깝다. 이창선 부의장이 막무가내로 토론회를 방해했는데 개탄스럽다”고 지적했다.

당초 공주시는 이날 토론회를 통해 공주보에 대한 시민의 중론을 모아 7월로 예정된 국가물관리위원회에 제출한다는 방침이었지만 이처럼 양측의 입장차만 확인됨에 따라 쉽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김정섭 시장은 이날 끝내 토론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마지막까지 자리를 지킨 사람은 취재진과 스탭을 포함, 50여 명에 불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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