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굿모닝충청 내포=이종현 기자] “이럴 거면 왜 정규직으로 전환시켰나? 차라리 비정규직으로 사는 게 낫다.”
서천 국립생태원 직원들은 13일 충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국립생태원이 정부 지침을 제대로 이행할 것을 촉구했다.
이들은 지난해 6월까지 생태원 직원이 아닌 용역회사 직원 신분으로 살아왔다.
이후 정부가 정규직 직고용 전환방침을 발표하면서, 지난해 7월부터 꿈에 그리던 생태원 사원증을 받게 됐다.
기쁨도 잠시, 노동자들은 절망에 빠졌다.
노동시간은 늘어나고 임금은 월 평균 7% 감소했다.
정부는 정규직 전환 가이드라인을 통해 용역노동자를 직접고용‧정규직 전환 시 노동조건과 임금이 저하되지 않도록 권고했다.
또 용역업체에 지급한 관리비‧이윤‧부가가치세를 노동자 처우개선비로 사용하라고 했다.
하지만 이들은 국립생태원은 정부지침을 지키지 않았다고 토로했다.
조수현 국립생태원 지회 부지회장은 “직고용 전환 발표로 삶이 달라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다”며 “근무시간은 늘고 임금은 줄었다. 환경부 산하 공기업에서 이런 삶을 강요하는 것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법적으로 주어지는 휴게시간에도 관리자 허락을 받아야 했다”며 “노동자는 분노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조 부회장은 발언 중 붇받쳐 오르는 감정에 울먹이기도 했다.
박철 세종충남지역노조 공동위원장도 힘을 보탰다.
박 위원장은 “일부에서는 파업이 노사간 임금문제 때문이라고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저희는 이미 생계를 포기한 상태”라면서 “대한민국 국민이면 정책에 의해 행복을 누릴 권리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정규직으로 전환되면서 노동조건은 최악으로 치닫고 있다. 2명은 목숨을 담보로 단식 투쟁을 하고 있다”며 “우리 요구는 정부가 내놓은 가이드라인을 준수해달라는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서 “단순하게 임금과 처우를 개선해달라고 싸우는 것이 아니다”면서 “정의로운 대한민국을 만들어 자녀들에게 몰려주고 싶다”고 호소했다.
또 “가장 낮은 곳에서 살아가는 비정규직 노동자가 뭉치지 않으면 세상은 변하지 않는다”며 “정의로운 대한민국이 되길 희망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