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상경마장 문제로 논란 휩싸인 ‘인삼의 고장’ 금산
화상경마장 문제로 논란 휩싸인 ‘인삼의 고장’ 금산
금산군 ‘세수·일자리 창출’ vs 반대대책위 ‘절대불가’ 맞서
  • 지유석
  • 승인 2019.06.15 14: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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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삼의 고장’ 금산에서 화상경마장 도입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사업 예정지인 금산군 남일면 황풍리 봉황천변 92,874㎡ 부지 일대.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인삼의 고장’ 금산에서 화상경마장 도입이 추진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사진은 사업 예정지인 금산군 남일면 황풍리 봉황천변 92,874㎡ 부지 일대.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굿모닝충청 지유석 기자] ‘인삼의 고장’ 금산이 한국마사회 장외발매소(아래 화상경마장) 유치를 두고 논란에 휩싸였다. 

발단은 지난 해 11월 문정우 군수가 '2018년 장외발매소 대상지역 모집 공고'에 유치 의향 동의서를 낸데서 비롯됐다. 이에 대해선 약간의 배경설명이 필요하다. 

화상경마장은 총리실 산하 사행산업통합감독위원회(통합감독위)의 규제를 받는다. 통합감독위는 운영 가능한 화상경마장 수를 32개소로 묶어 놓았다. 

이에 따라 마사회는 2018년 5월 기준 전국에 30개소를 운영하는데, 충청권엔 천안 두정동과 대전 월평동 두 곳에 화상경마장을 운영 중이다. 

대전 월평동 화상경마장의 경우, 1999년 문을 연 이래 줄곧 지역사회로부터 이전 요구를 받아왔다. 그러다 문재인 대통령이 대선 후보 시절 이전 공약을 내놓았고, 결국 2021년 3월 이전이 결정됐다. 

마사회는 충청권에서 대체 부지를 물색했다. 한 번은 홍성군이 관심을 보인다는 소문이 돌았고, 이러자 지역사회는 강하게 반발했다. 이 와중에 금산군이 유치 의사를 밝히고 나선 것이다. 

사업계획은 ‘장밋빛’, 실상은 ‘빚잔치’?

금산군, 한국마사회, 민간사업자 A 업체는 5월 금산군 남일면 황풍리 봉황천변 92,874㎡ 부지에 장외발매소·승마테마파크·온천워터파크·패밀리테마파크 등을 조성한다는 계획을 내놓았다.  

사업자 측이 내놓은 사업계획은 온통 장밋빛이다. 우선 화상경마장과 테마파크가 들어서면 금산지역 세수가 늘고, 일자리 창출에 기여한다는 게 사업자측의 설명이다. 또 금산 지역이미지도 좋아져 군민 자존심도 높아질 것이라고 강조한다. 

그러나 반대 목소리는 거세다. 금산군 정당, 시민사회 단체, 종교계, 장애인계, 민간단체 등이 꾸린 '금산군 화상 (도박) 경마장 설치 반대 대책위'(가칭, 아래 대책위)는 절대 불가 방침이다. 

대책위 길봉석 사무국장은 "수익이 날 수 없는 사업"이라고 잘라 말했다. 길 사무국장은 먼저 민간사업자 A 업체의 자금력을 의심했다. 

길 사무국장는 "A 업체는 자기자본이 거의 없다"라면서 "사업제안서에도 90%를 투자업체를 통해 조달받겠다고 밝혔다. 그런데 투자업체가 사채업자인데 이를 어떻게 믿나?"며 강한 의구심을 표시했다.

길 사무국장은 부지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화상경마장 부지가 원래는 단독주택이었다가 택지 분양이 되지 않으니까 공장용지로 용도 변경한 땅이라는 게 길 사무국장의 주장이다. 

부지의 경우 등기부등본 상에선 확인이 어려웠다. 그러나 A 업체가 내놓은 사업계획서는 길 사무국장의 주장이 사실에 부합함을 강력히 시사한다. 

민간사업자인 A업체가 밝힌 자금조달 계획이다. 사업 예산 90%를 부채로 조달하겠다는 대목은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민간사업자인 A업체가 밝힌 자금조달 계획이다. 사업 예산 90%를 부채로 조달하겠다는 대목은 논란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 ⓒ 굿모닝충청 = 지유석 기자

사업계획서에 따르면 화상경마장을 포함한 금산 테마파크 건립예산은 총 1,350억이다. 구체적으로 ▲ 화상경마장과 승마 테마파크 조성 550억 ▲ 패밀리 테마파크 320억 ▲ 온천테마파크 300억이 각각 배정돼 있다. 

A 업체는 건립예산 가운데 68%인 920억 원을 ○자산운용 투자회사에게 조달하고, 22%인 300억 원을 금융사 대출로 충당하겠다고 밝혔다. 요약하면 사업예산 90%를 빚으로 충당하겠다는 말이다. 

길 사무국장은 세수증대나 일자리 창출 효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시각을 드러냈다. 금산군 등 사업자 측은 사업계획서에 연간 23~30억의 세수와 지역민 210명의 일자리가 만들어진다고 적시했다. 그러나 길 사무국장은 아래와 같이 반박했다. 

"하나 예를 들어보자. 대전 월평 화상경마장의 경우 연간 매출이 약 2300억 원이라고 들었다. 매출이 2000억으로 가정해 볼 때, 이 가운데 10%, 즉 200억 원은 세금이다. 이 가운데 절반인 100억은 과천 경마장으로 가고 나머지 100억은 충남도로 들어간다. 

충남도는 지방재정법에 따라 조정교부금 27%, 그러니까 27억을 배정하는데 이 돈이 금산군에 고스란히 들어오는 게 아니다. 도에서 법정 비율로 각 지자체에 배분한다. 이렇게 하면 금산군이 확보할 수 있는 돈은 2억 가량이다. 

일자리 창출도 미미하다는 판단이다. 화상경마장이 들어오면 대전 월평동에서 근무하던 인력이 따라 온다. 근무인력이라고 해봐야 정규직 직원 다섯 명이다. 더구나 화상경마장은 금·토· 일요일만 운영하기에 채용인력이나 임금 수준은 미미할 수밖에 없다."

이에 대해 금산군청 기획실 김경모 팀장은 "세수증대 예상액은 모든 세수 예상액을 합친 금액이며, 비록 주말 근무를 하는 인력이어도 정규직으로 채용할 방침이다. 농부나 주부 등 주말 일자리를 선호하는 분들은 분명 있을 것"이라고 해명했다. 

화상경마장 유치를 둘러싼 논란은 오는 20일이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이날 금산군의회 정례회의가 열리는데, 여기서 유치 동의여부를 결정하기 때문이다. 

길 사무국장은 "군수가 더불어민주당 공천을 받았고, 의회도 민주당 의원이 과반이다.(군의원 7명 가운데 4명이 민주당 의원이다 - 글쓴이) 군 의회가 군수의 심기를 거스를 것 같지 않다"고 내다봤다. 

한편 대책위와 정의당 이정미 의원실은 13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재차 화상경마장 반대 입장을 밝혔다. 

반대대책위는 기자회견에서 “화상경마장은 사행사업이자 도박임임에도 지자체가 이를 통해 세수를 늘리겠다는 발상을 납득하기 어렵다”며 “군민이 도박에 돈을 탕진하고 가정 파탄 등의 부작용이 불 보듯 뻔하다”며 사업 중단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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